여성과기인 '경단'..김회장의 다른 시각 다른 해법

대담 2013. 5.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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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명자 여성과총 회장 "여성성과 과학기술 전문성 조화로 사회 변화 일조"

[머니투데이 대담=신혜선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류준영 기자, 사진=구혜정 기자 기자][[머투초대석]김명자 여성과총 회장 "여성성과 과학기술 전문성 조화로 사회 변화 일조"]

▲김명자 여성과총 회장[사진=구혜정 기자]

'경단(경력단절)의 심각성'.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일흔이 된 전직 여성장관으로부터 이 축약된 단어를 듣게 될 준 몰랐다. '경단'은 최근 들어 고급 여성 인력 활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더욱 커지면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단어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욱 심했던 시절을 겪어내고 21세기 행정부의 장관과 국회의원까지 역임했기에 다소 의외였다.

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여성과총) 회장. 하지만 김 회장의 문제의식은 생각보다 컸다. "너무 자주 듣다보니 이젠 진부하기까지 하죠. 매 정권마다 업그레이드되는 정책과 제도로 여성인력들의 상흔을 치유하고자 했다면, 이젠 이 때문에 고통 받는 자들이 줄어야 정상인데 역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나고 있지 않나요. 놀라운 것은 제가 이십년 전에 번역을 하거나 논문을 쓰면서 담았던 주장이 지금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죠."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력 정규직 고용률은 10% 수준이다. 이는 현재 여성과학기술 인력활용에 뭔가 잘못된 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엄마가 과학자라는 것. 그것은 엄마가 역사학자이거나 기업경영인 혹은 예술가라는 의미에 비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의미를 갖을텐데도 말이다.

10여평이 조금 넘을까. 8개의 업무용 책상과 파티션으로 나눈 협소한 공간에 회의용 테이블까지 빼곡히 자리한 다락방 같은 사무실. "회장님 스케일에 비해서 여기 공간은 너무 작은데요"라는 농담에 돌아온 답은 "스케일은 대한민국입니다"이다.

김 회장은 제7대 환경부 장관을 거쳤다. 재임 당시의 소회로 "훼손될 수밖에 없는 가치를 지켜야 하는 운명의 부처를 맡게 됐다"고 짧게 말했다. 여성과총 회장을 맡고 있는 그의 처지는 대상이 환경에서 여성과학기술인으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없다. 그의 정치, 사회 역정을 들여다보면 '파수꾼 김명자'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는 평임을 알 수 있다.

여성과총은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일각에서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있는데 여성과총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게 사실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10년 여성과총이 걸어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 짐작 가능하다. 김 회장은 "여성성과 과학기술의 전문성을 조화시켜 과학기술이 사회가 바람직하게 변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마음과 눈으로 사회를 보고, 과학기술의 힘이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여성과학자들 역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회장이 올해 10년 여성과총의 집약된 연구 성과를 세상 밖으로 전파하는데 더욱 애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명자 여성과총 회장[사진=구혜정 기자]

- 여성과학기술인 고용문제,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보십니까.

▷ 과학기술분야에서 일의 공백은 곧 우리사회에서 낙오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경단'은 여성과학자에겐 심각한 결함입니다. 여성과학기술인 정규직 비율은 10%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책적인 면에선 진전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수치가 말해주지 않습니까. 이 점은 민간기업 부설연구소로 갈수록 더합니다. 일하는 조건이나 커리어(경력)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원천적인 장애요인이 (남성과학기술인들보다)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첨단과학기술분야 여성인력 활용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지난 1995년과 1997년에 각각 낸 적 있는 데 되돌아보면 지금도 똑같은 목소리를 20년째 내고 있습니다. (여성고용)정책 성과에서 의문부호를 찍을 수밖에 없습니다.

- 여성과학기술인의 고용안정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 일이 안될 땐 새로운 각도로 봐야 합니다. 접근법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요구하기 전에 먼저 보여주자. 이런 기조에서 여성과총은 작년부터 운영 방향을 바꿔봤습니다. 전문성과 더불어 조직간 융합과 유연함을 가진 여성과학기술계가 사회쟁점이 되는 이슈를 찾아내고 먼저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고령화 사회, 원자력, 청소년 인터넷 중독 등 신문과 TV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던 7개 과제를 추려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관련 리더스 포럼(30회)과 심포지엄(2)을 1년을 통틀어 32회 진행한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간 행사 내용을 전부 모은 속기록을 만들어 리포트로 발간합니다. 여성과총 10주년 기념 총서로 첫 번째 책이 이달 28일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10권 가까이 내면서 출판기념회를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데 이번엔 할 생각입니다.

- 경력자 구제에서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겠지만, 여성과학인으로서 후배들에게도 주문하실게 있으실듯 한데요.

▷ 경력이 단절되면 심리적으로 입는 상처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열정을 재충전할 수 있는 회복 단계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 다음 순서로 일에 대한 성취욕과 야망을 갖도록 북돋우는 데 주안점을 둬야합니다. 경력단절이 오래되면 될수록 관성처럼 타성에 젖는 경우가 많거든요. 일종의 심리적 장애가 생기는 것입니다. 정부는 제도 지원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야합니다.

무엇보다 여성 스스로도 그것을 인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노력과 의지, 그리고 준비가 필요합니다. 제가 일하면서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패션(Passion, 열정)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나름의 열정이 있긴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단기적인 목표에 머무는 경우가 많죠. 더 큰 비전을 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 전 정권에선 교육과 과학이 함께 운영됐다면, 이번 정권에선 ICT(정보통신기술)와 과학이 합쳐졌습니다.

▷ 과학과 ICT 융합의 필요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습니다. 물론 ICT는 과학기술의 한 분야입니다. 더욱 그 중요도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ICT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은 ICT가 전부가 아니듯 기초원천에서 베이직(Basic, 기초적인)이 경쟁력을 갖춰야 미래지향적인 과학기술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 부분을 잘 챙겨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이런 막중한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가 맡아서 합니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만.

▷ 대통령이 강조한 대목 중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범부처 협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쓴 칼럼에도 부처나 장관을 평가하는 주요항목으로 부처간 협력을 꼽았습니다. 쟁점이 되는 국정사안을, 누가 얼마나 협조하고 양보하고 절충 했는지, 그래서 국가차원에서 봤을 때 성공적인 정책 이행을 했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게 제 주장의 핵심이었죠. 미래부도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일각에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이 있는데 굳이 여성과학기술단체연합이 필요하냐는 문제를 제기하는데요.

▷사실 여성과학기술인의 지위 향상과 권익 옹호를 위해 지금 활동하는 곳은 몇 군데 안됩니다. 우리보다 8년 먼저 설립된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와 더불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까지 3곳이 축이 돼 작년에 활동을 했습니다. 만일 똑같은 기능을 한다면 같이 모여서 하는 게 맞습니다. 굳이 예산을 나눠서 따로 활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 구체적으로 다른 업무라면요.

여성과총은 작년에 제가 부임하면서 '융합, 소통, 과학외교'라는 깃발 아래 참으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여성과총은 광주·전남·대구·경북·충북 등 전국 여성과학기술인회를 비롯해 총 39개 회원사 연합체로 이들의 역량을 결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죠. 여성과학기술계가 주도로 과학과 사회를 잇는 '임무지향형' 프로젝트와 포럼을 추진해 공론화 장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 도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작년에만 7개를 수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성 리더들의 참여가 빛난 건 두말 할 나위가 없겠죠.

특히 우리는 과학기술계가 목소리를 못내고 있는 일을 주로 합니다. 지금 우리 과학기술계를 진단해 보면 무슨 이슈가 발생했을 때 뭐라고 얘기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데 그 언급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얘기를 해도 도무지 (사람들이)믿지를 않죠. 신뢰를 못 받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러니 정말 올바르고 정직하며 투명하게 정책에 관해 접근을 하면서 할 말은 할 수 있는 노력을 우리가 직접 나서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 단체의 역량을 높이고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인력의 연구개발과 산업 활동 지원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 왔습니다.

- 여성과총이 올해 현재 주안점을 두고 진행하는 일은 어떤 것입니까.

▷ 무엇보다 작년에 했던 결과물을 전파하는 일에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사무실 서랍에 묵혀 두기 보단 실험실에서 나온 성과들을 사회, 경제적 이익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 새로운 포맷의 국제행사인 '2013 아시아우먼 에코-사이언스포럼'(2013 Asia Women Eco-Science Forum(2013 AWESF))이 오는 11월 12일부터 13일 양일간 진행됩니다. 중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10개국 교수와 학생들이 다 같이 참여해 그룹을 만들어 '생물 다양성과 지속가능 발전'이란 주제로 서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국제 공동 심포지엄입니다. 이번 행사 취지는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산·학·연 협력적 접근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여성 과학기술계의 역할도 모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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