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드디어 '따뜻한 봄'..변화무쌍 4월이 남긴 기록들

공항진 기자 2013. 5. 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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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서 거짓말처럼 날씨가 확 바뀌었습니다. 지긋지긋하던 쌀쌀한 날씨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어느새 낮 기온이 25도를 육박하면서 거리에는 반팔 차림의 젊은이들이 눈에 띠기 시작했습니다. 계절의 여왕답게 말입니다.

화요일(7일)과 수요일(8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5도가 예상되는데요. 한 낮에는 긴팔옷이 조금은 거추장스러운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이나 광주의 기온은 더 오르겠는데요. 이틀 모두 27~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정도면 초여름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죠.

당분간은 낮 기온이 25도를 오르내리는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만 금요일(10일)은 전국에 비가 오면서 잠시 기온이 내려가 선선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정도 날씨는 매우 평범한 5월 초순의 날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다는 표현을 강조한 것은 지난 4월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벌써 지난 달 날씨가 어땠는지 잊은 분들이 많겠지만 4월이 남긴 기록들을 보니 좀처럼 보기 힘든 그야말로 변화무쌍 그 자체였습니다.

관측소 가운데 기록을 세운 곳이 많았는데요. 기록의 종류도 무척 다양합니다. 물론 73년 이후 세 번째로 쌀쌀했던 달 답게 관측사상 가장 기온이 낮았던 곳이 가장 많았지만 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기온의 변화가 컸던 것이죠.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우선 일 평균기온이 관측사상 가장 낮았던 곳은 백령도와 상주 흑산도와 진도 네 곳이었고, 이 가운데 흑산도를 제외한 세 곳은 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상주의 경우 4월 4일 최저기온이 영하 3도까지 내려갔습니다.

관측 사상 4월의 최고기온으로는 가장 낮은 기온이 기록된 곳은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데요. 문산과 백령도 영월과 울진 안동 상주 창원 통영 진도 전주 부안 임실 정읍 남원 장수 해남 봉화 영주 문경 영덕 의성 구미 영천 거창 합천 밀양 산청 거제 등입니다.

하지만 평균기온이 관측사상 가장 높았던 곳도 있었는데요. 주인공은 완도로 1971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4월의 평균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19.7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30일 말이죠.

기온이야 워낙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니 뭐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바람과 강수 기록 또한 대단합니다. 그만큼 요란한 한 달 이었다는 셈인데요. 우선 바람 기록을 살펴보면 최대 순간 풍속 그러니까 갑자기 분 강풍기록을 세운 곳이 모두 13곳이나 됩니다.

동두천과 고산(제주도) 강화 제천 천안 부여 금산 부안 임실 정읍 남원 장수 고흥이 그 곳인데요. 이 가운데 고산은 지난 4월 1일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1.8m의 강풍이 몰아쳤습니다. 이 정도면 소형 태풍과 맞먹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봄바람의 심술이야 늘 있는 것이지만 올해는 해도 너무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 계신 분들은 실감하지 못하는 비의 기록도 세워졌습니다. 일 강수량 기록이 새로 쓰여진 곳은 제주와 남해시로 100mm이상의 비가 단 하루에 쏟아졌는데요. 특히 경남 남해시의 경우 4월 12일 171.5mm의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져 적지 않은 피해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1시간 강수량으로 4월 최대 기록을 세운 곳도 있는데요. 군산과 부여가 그 곳으로 군산에서는 4월 16일 32.5mm의 비가 한 시간 만에 쏟아져 마치 여름철 장대비를 연상시켰습니다. 군산은 10분 강수량 기록도 세웠는데요. 4월 29일 단 10분 만에 15.4mm의 강한 비가 쏟아졌습니다.

올 4월 날씨가 유난스러웠던 이유는 우리나라 동쪽 그러니까 캄차카 반도 부근에 키가 매우 큰 고기압이 턱하고 버티면서 공기의 흐름을 가로막았기 때문입니다. 이 큰 고기압에 가로막힌 상층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계속 밀려왔던 것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이 키 큰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길을 터주었고 그동안 오갈데 없었던 상층의 찬 공기도 빠르게 우리나라를 빠져나갔습니다. 계절이 정상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한 것인데요. 4월의 날씨처럼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있던 분들이 계시다면 5월 날씨처럼 따뜻해졌으면 합니다.

공항진 기자 ze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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