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마 신지 "한국 드라마, 후반부 이야기 고갈 우려"

2013. 5. 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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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마스터 클래스' 강연차 방한 "쉽게 읽히는 인기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방송작가 마스터 클래스' 강연차 방한

"쉽게 읽히는 인기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국 드라마는 스토리가 진행되다 보면, 후반부에 이야기가 고갈될 우려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본의 간판 드라마 작가 노지마 신지(50)는 "일본은 만화를 원작으로 드라마를 많이 만든다. 아이디어나 스토리 때문"이라며 "결국 일본이나 한국이나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를 비교했다.

최근 KBS 2TV '직장의 신', MBC TV '여왕의 교실', SBS TV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우리나라에서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 잇따른 데 대한 해석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드라마 속 '이야기의 고갈'이 가장 큰 골칫거리일 터인데, 일본에서는 그래도 이야기가 탄탄한 만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많다는 것.

노지마 신지는 '고교교사'(1993), '인간실격 : 내가 만약 죽는다면'(1994), '성자의 행진'(1998), '프라이드'(2004) 등의 히트작으로 국내에도 상당한 팬을 거느린 스타 작가다. 그는 이들 작품에서 이지메(따돌림), 동성애, 교사와 학생의 사랑 등 예민한 소재들에 거침없이 메스를 들이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101번째 프로포즈'(1991)는 우리나라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세 차례나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3일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씨어터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와 SBS문화재단 주최 '방송작가 마스터 클래스' 강연 차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대장금'과 '겨울연가'를 봤다는 그는 "한국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이 다들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가. 한국 드라마의 특징을 꼽는다면.

▲'대장금'과 '겨울연가'를 봤다. 현재 일본에서 아침에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는데, 제목은 모르겠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을 들자면, 등장인물들이 다들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영화도 굉장히 좋아한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 보이' 등. 일본 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다. 한국 영화가 훨씬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한국에서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보다는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많다. 소재의 '연성화'에 대해 어떻게 보나.

▲시대가 가벼운 작품을 원하는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접근할 수도 있다. 사회적 소재를 다룬 작품을 쓰는 것은 안티가 생겨날 것을 각오하고 '파이어니어(개척자)' 감각을 가지는 것이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역사에 남기려 할 때에는 팬만 있어서는 안 된다.

-- 한국에서는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단막극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일본에서도 신인 작가가 데뷔하는 심야 시간대 단막극이 있다. 그런 작품들을 통해 이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자신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단막극은 꼭 필요하다.

-- 노지마 신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을 한 편 추천한다면.

▲학교 내 이지메를 그린 '인간실격'이다. 드라마가 굉장히 잔혹해 시청률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이르러 대본으로서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 됐다.

-- '인간실격' 등의 작품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다른 방송국들은 이러한 소재를 어려워했고, 다른 작가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터부시하는 소재들을 많이 썼다. 그전에 오락적인 작품으로 이미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작품을 방송할 때는 항의와 압력도 많았다. '집 없는 아이' 때는 방송국으로 폭탄이 배달됐는데, 한 배우의 매니저가 그걸 열어 보는 바람에 손가락을 모두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 작품 속 대사 하나하나가 추상적이고 문학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영향을 받은 문인이 있다면.

▲내가 영향을 받은 한 사람을 들라 하면 역시 셰익스피어다.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인기를 얻어 장사를 해야 하기도 하지만, 공감 받기보다는 존경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시청자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일부러 문학적인 표현을 차용하기도 한다. 쉽게 읽히는 인기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 한일 합작을 해 보고픈 생각은 없나.

▲한국 영화 '오아시스'처럼 슬픈 사람들이 만나서 무언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그런 작품을 해 보고 싶다.

--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으면 말해 달라.

▲편의점을 운영하는 여성 주인공이 있고, 그에게는 초등학생 어린아이가 있다. 심장병을 앓는 아이는 오래 살지 못하리라는 암시가 주어지지만, 심장을 이식받으면 살 수 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엄마는 '자살 사이트'에 들어가 '당신들은 어차피 죽을 텐데, 그 심장을 내 아들에게 달라'고 쓴다. 이를 본 한 청년이 자신의 심장을 내 주겠다고 게시판에 올리고, 엄마와 그 청년의 러브 스토리가 그려진다. 아직 특별히 방송이 예정되지는 않았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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