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고 예쁜 여행| 5월이 딱이야, 대전 시티&컬쳐 투어

2013. 4. 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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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단지로의 수학여행이라면 모를까, 화사한 봄날 대전을 찾는다는 건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인구 154만이 북적이는 대도시에 알려진 곳이라곤 대전엑스포와 현충원이 전부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이 같은 선입견을 걷어내면 초록빛 예술도시 대전이 손짓한다. 성공적인 구도심 부활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는 대흥동과 이름 그대로 걸을수록 행복해지는 해피로드, 신발을 벗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걸어볼 수 있는 계족산 황토길까지 놓치기 아까운 대전의 봄을 만나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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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구도심 대흥동

충남도청이 자리했던 대흥동은 과거 대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지만 90년대 둔산 신도시에 그 기능을 빼앗기면서 깊은 침체기에 빠져 들었다. 주민들도 하나 둘 떠나버린 거리엔 폐허처럼 무거운 공기만 내려앉았고, 밤이면 알록달록한 네온사인만이 옛 영화를 추억하듯 반짝였다.

그렇게 흉흉한 구도심으로 남을 뻔 했던 이곳에 언제부턴가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들었다. 낡은 여인숙을 개조해 여행자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꾸미고 잡지를 만들어 지역의 문화예술계 소식을 꾸준히 공유했다. 주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지난해엔 예술가와 지역민들이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아트 '대흥동 타임스퀘어'와 아트 프리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전의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근대 건축물들까지 새롭게 관심을 얻으며 이제 대흥동은 원도심 부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곳엔 꼭 들러보자!

산호 여인숙

과거 가난한 예술가들의 휴식처가 되어주었던 산호여인숙은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해 그 기능을 이어받았다. 특히 버려진 가구와 가전제품을 재활용해서 꾸민 실내는 그 어떤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대전을 찾은 여행자들에게 대흥동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소규모 전시와 도서관, 문화예술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대흥동 491-5, 070-8226-2870

북카페 이데

지역예술잡지가 유료 독자만으로 6년째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는 건 정말이지 놀라운 일이다. 북카페 이데는 올해로 창간 6년째를 맞은 대전의 지역예술잡지 '토마토'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공연 및 전시 팸플릿은 물론 도서관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예술서적들이 가득해 젊은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소파와 테이블, 소품 하나하나 독특한 감성과 개성으로 채워져 이곳에 앉아 '토마토'에 담긴 뜨거운 열정을 훔쳐보는 것도 대흥동을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 되겠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대흥동 185-11, 042-222-4008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1958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건립됐던 건물로, 서양의 기능주의 건축에 영향을 받았다. 한국 근대건축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어 등록문화재로도 지정돼 있다. 아치형의 출입구와 돌출된 상자 모양의 창틀, 창문 위에 설치한 수직 블라인드 등 기능적인 요소들이 흥미롭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의 창작센터로 활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과 전시를 겸하고 있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은행동 161, 042-255-4700

대흥동성당

한때 대전에서 가장 높은 종탑을 자랑했다는 대흥동 주교좌성당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외관이 인상적이다. 여러 차례 개축이 있었긴 하지만 웅장하되 위압적이지 않고 간결하되 담백한 화려함을 지닌 대전의 멋스런 건축물 중 하나다. 특히 성당 내부에는 건축 초기 독일인 신부가 그렸다는 벽화가 남아있는데, 이질적인 색감과 분위기 탓에 양쪽에 두 점만 남기고 모두 도색되었다고 한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대흥동 189, 042-252-9611 ▶추천 맛집

초록지붕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빨강머리 앤>의 비밀스런 초록지붕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이곳은 대흥동에서 꽤 알려진 맛집이다. 하지만 맛보다 더 마음을 끄는 것은 초록지붕의 독특한 외관인데,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굴뚝과 사선으로 엇댄 뾰족한 지붕선 등 일제시대 가옥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어디선가 주근깨 가득한 앤이 툭 튀어나올 것만 같은 아담한 실내도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대흥동 491-3, 042-226-4415 02걸을수록 행복해지는 길 로하스 해피로드

로하스 해피로드는 대청호를 따라 갑천 합류점까지 이르는 약 10km 구간에 조성된 산책로를 의미한다. '명품 산책로'라는 지자체의 홍보문구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넓은 수변데크와 자전거길, 생태공원 등을 갖추고 있으며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럽다.

특히 대청공원에서 호반 레스토랑까지 이어진 1.5km 구간에서 만나는 호수 풍경은 사진동호인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할 만큼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인공호수를 만들면서 뿌리가 물 속에 잠겨버린 수십 그루의 나무들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새로이 푸른 잎을 틔운 모습이 자못 성스럽게 느껴진다. 하늘이 맑은 날엔 호숫가에 비친 나뭇가지와 잎이 주산지의 왕버들 못지않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대덕구 미호동 57, 042-932-0311(대청공원) ▶추천 맛집호반 레스토랑

해피로드를 따라 다양한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호반 레스토랑은 가장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대전 시민들 사이에선 오랜 데이트 명소로 꼽힌다. 파스타와 피자 등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으나 가족 단위 손님들을 겨냥한 돈가스 등 메뉴 선택의 폭이 넓다. 맛은 평범하지만 통유리 너머로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데다, 테라스 좌석에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대덕구 미호동 288-1, 042-931-0815 03신발 벗고 자연으로 걸어 들어가다 계족산 황토길

따사로운 햇살을 핑계 삼아 봄맞이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전8경의 하나로 꼽히는 계족산에 주목해볼 것. 매년 5월이면 맨발축제가 열리는 이곳은 장동삼림욕장에서 시작해 임도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약 13km 구간에 황톳길을 만들어 신발을 벗고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황톳길에 해발 200~300m에서 느낄 수 있는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는 삭막한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다.

올해 맨발축제는 5월 11~12일 양일간 펼쳐지는데,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과 체험프로그램이 어우러져 가족 나들이에도 그만이다. 걷기나 마라톤에 관심이 있다면 12일에 열리는 마사이마라톤에 도전해 봐도 좋겠다. 가족들을 위한 7km 맨발걷기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을 위한 13km 맨발달리기 코스가 운영돼 맨발로 황톳길을 달리는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대덕구 장동 59, 042-623-9909(장동삼림욕장) ▶이곳엔 꼭 들러보자!계족산성계족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축조된 테뫼식 산성으로, 그동안 백제가 쌓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90년대 발굴 작업을 통해 신라시대 유적지임이 밝혀졌다. 과거 삼국시대에도 대전지역이 중요한 전략지역이었음을 증명하는 유적지이자, 계족산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빼어난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어 황토길 산책과 더불어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유성구 장동 산85, 042-270-4521 우암사적공원계족산 기슭에 자리한 우암사적공원은 조선 후기 정치와 사상을 이끌었던 송시열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경치가 빼어나기로 손꼽히는 남간정사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어 비록 그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으나, 정갈한 조경과 담박한 건축양식이 어우러져 옛 선비의 풍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동구 가양동 65, 042-673-9286 ▶추천 맛집진로집40년 역사에 빛나는 대전 두루치기의 원조집이다. 친정엄마와 딸이 2대째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은 처음에 국수집이었다가 술안주로 만들어준 두부요리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주메뉴를 두부두루치기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가게 이름 역시 빨간 상표의 소주병을 보고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큼직큼직하게 썬 두부의 속까지 매콤한 양념이 배어들어간 두루치기의 맛은 그야말로 원조집의 명성 그대로다. 두껍게 썰어 고소하게 구워주는 두부전도 이 집의 일품 메뉴다.

주소 및 전화번호 대전 중구 대흥동 314-1, 042-226-0914 [글 권다현 사진 권다현, 대전시청, 계족산맨발축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75호(13.04.3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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