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종일방송 7개월.. 심야시간 재방송 연명 여전

김대성기자 2013. 4. 2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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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방송 허용 취소" 목소리

시청권 확대는 허울뿐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종일 방송 허용으로 심야 시간대(새벽 1시∼6시) 방송을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재방송과 땜질 편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방송3사가 당초 방송통신위원회에 종일 방송 허용을 요청하면서 내세운 "다양하고 실험적인 프로그램 제작ㆍ편성을 통한 시청자들의 방송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과 걸맞지 않은 것으로, 이 같은 행태가 지속될 경우 종일 방송 허용을 취소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1TV가 종일 방송 중인 KBS의 경우, 이 시간대에 자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한민국 스포츠 명승부를 모은 '명불허전' 등을 재방송하고 있다. MBC는 각종 스포츠 중계 특집과 인기 주말 드라마인 '백년의 유산'을 다시 내보내고 있으며, SBS는 간판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땡큐' '화신-마음을 사로잡은 자' 'TV 동물농장' 등을 편성하고 있다.

이미 종영된 자사 드라마나 계열사인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외화 등으로 땜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KBS1TV는 심야 시간대 1월 종영한 TV소설 '사랑아, 사랑아'를, MBC는 지난해 8월 종영돼 현재 계열사인 MBC every1에서 방영중인 '무한걸스'를 각각 방송 중이다.

이처럼 심야 시간대가 재방송과 땜질 편성으로 점철된 가장 큰 원인은 광고 유치 저조로 인한 제작비 부족이다. MBC 관계자는 "종일 방송이 허용된 이후 MBC는 물론 KBS와 SBS도 심야 시간대 광고 판매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시간대는 현재 광고주들에게 보너스 광고 형태로 광고가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 역시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작비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종일 방송을 하는 일본 NHK도 심야 시간대에는 토론 프로 등 제작비가 덜 드는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올 하반기부터는 심야 시간대 특성과 맞는 실험적인 신규 프로그램을 3개 이상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높다. 지상파 3사의 행태가 변화하지 않을 경우 종일 방송 허용 결정 자체를 재검토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지상파 3사가 심야방송시간에 자사의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을 재탕· 삼탕 하고 있는 것은 시청권 확대라는 명분과는 달리 돈을 들이지 않고 광고를 끌어오겠다는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가 종일 방송 허용 취지에 맞도록 행정 규제에 나서야 하고, 그래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종일 방송 허용을 취소하는 것 또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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