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야왕'과 시청률 경쟁 피하려 무리수

한윤형 2013. 4. 8. 14: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재철 체제에서 MBC 방송이 '망가졌다'는 건 언론계 안팎의 정설이다. < 뉴스데스크 > - < pd첩 > - < 시사매거진 2580 > 으로 이어지는, 야구 타선의 '클린업 트리오'처럼 막강 진용을 자랑하던 MBC의 저널리즘 진지가 초토화되었고, 결과적으로 MBC 경영진이 종편들에 시사 보도 기능을 이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 아니냐는 냉소가 나올 정도다.

김재철 사장은 이제 물러났지만 지난 4월1일과 4월2일의 MBC 편성표는 'MBC의 쇠퇴'가 비단 시사 영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케 한다. 드라마를 시작해야 할 밤 10시, MBC는 4월1일에는 < mbc드라마 빅3 스페셜 > 을, 2일에는 '특선영화' < 러브픽션 > 을 배치했다. 그 주에 종영되는 SBS 월화 드라마 < 야왕 > 에 맞서지 않고 다음 주부터 새 드라마를 시작하기 위해 무리한 편성을 한 것이다. 야구로 치면 상대 팀 1선발에 우리 팀 1선발을 붙이지 않고 피해가는 경기 운영을 한 셈이다.

특히 < 야왕 > 을 의식해 새 드라마 '등판'을 피한 4월1일 밤(11시15분) 다큐 스페셜 < 우리가 몰랐던 허준 이야기 > 를 방영한 것은 '120부작 일일 사극' < 허준 > 을 지원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저녁 뉴스를 8시로 옮긴 이후 9시대 시청률이 3~4%대에 머물던 MBC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 허준 > 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 허준 > 또한 시청률이 5~8%에 머무르자 다큐멘터리를 추가 편성해서라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러 '타선'을 망가뜨려놓고 '투수진'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되자 전전긍긍하는 코치진의 모습, 그게 바로 지금 MBC 경영진의 초상이다.

한윤형 ( < 미디어스 > 기자) /

싱싱한 뉴스 생생한 분석 시사IN Live - [ 시사IN 구독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