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기획 '봄, 나들이~ 이런 곳도 있어요'-경북 대구 '마비정', '말과 화살이 경주했다'는 전설의 고향

윤시내 2013. 4. 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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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김재욱 기자 = 21세기, 도시의 경쟁력은 다양한 문화와 함께 그 속에 녹아 있는 정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 인류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수준 높은 삶의 질에 있음을 감안하면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근대와 현대의 문화가 서로 교류하면서, 또 새로운 역사를 추구하는 인류의 본능이 살아 숨쉬는 대구경북엔 많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눈여겨 볼만한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낙동강과 백두대간, 동해안의 수려한 경치, 불교와 유교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통문화 유산, 산과 강, 바다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먹을거리까지 즐기면 즐길수록 그 깊이를 더해가는 대구경북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아기자기한 추억 사진여행…마비정 벽화마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마비정 벽화마을은 엄마아빠와 아이들, 연인에게 추억과 사랑을 전달하는 곳이다.

마비정은 옛날에 어느 장군이 마을 앞산에 올라가 건너편 산의 바위로 활을 쏜 뒤 말에게 화살보다 늦게 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말은 사력을 다해 갔지만 화살을 따라잡지 못해 죽임을 당했고 이를 불쌍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마비정(馬飛亭)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추모했다는 전설이다.

또 다른 유래로는 한양을 말을 타고 가던 주민들이 쉬면서 우물물을 마신 뒤 원기를 회복해 날쌔게 달렸다하여 마비정(馬飛井)이라고도 불린다.

마을에는 입구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문지기 장승 벽화를 비롯해 곳곳에 20여개 정도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60여년 수령의 2m 둘레 15m 높이의 옻나무도 마을에서 볼 수 있다.

소원을 적는 낙서판과 사랑고백 포토존,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움직이는 소와 현재와 과거라는 제목의 입체벽화(트릭아트)가 볼만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을크기로 1시간이면 돌아다니기에 충분하다. 무인판매대에서 파는 두부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소한 맛으로 인기 있다.

수종이 다른 돌배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 결합한 연리목 사랑나무와 사랑의 자물쇠, 물레방아가 연인들을 발길을 붙잡는다. 남근갓바위로 이어지는 사랑완결편 스토리도 재미있다.

양반마을 남평문씨 세거지와 인흥서원과 화원동산도 지척하다. 인근에는 2002년 쓰레기매립장을 흙으로 덮어 조성한 친환경생태공원 대구수목원이 있다.

용연사, 유가사 등도 멀지 않다. 대구 비슬산참꽃축제와 대구약령축제, 동성로 축제가 4~5월에 이어진다.

달성군은 곰탕과 추어탕, 메기매운탕에서 인지도가 높다. 대구 도심으로 눈을 넓히면 찜갈비, 막창구이 등 대구 10미(味)를 맛보아야 한다.

찾아가는 길은 승용차로 화원읍소재지에서 남평문씨 세거지 마을인 본리 1리를 지나 2㎞정도다.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달성 2번 시내버스가 오전 7시25분부터 밤 9시35분까지 하루 9차례 운행한다.

◇완행 열차의 추억 아름다운 간이역...화본역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에 세워졌다. 역사는 여러 차례 단장을 거쳤다.

하지만 80여년 세월동안 기본 골격을 유지하며 소박하고 단출한 모습에 누리꾼들이 국내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나무로 된 미닫이 출입문과 아담한 대합실 등 예전 시골 학교 모습을 닮은 역 모습은 시간이 멈춘 드라마 속 한 장면 같다.

역사 철길 건너편에 선 28m 높이의 급수탑은 마치 증기기관차 전성기를 오도카니 추억하는 것처럼 우뚝 지키고 서있다.

역 앞의 작은 가게는 슈퍼라기보다 예전의 점빵(?)에서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며 주전부리에 손이 가게 만든다. 마을에는 삼국유사를 모티브로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눈길을 끈다.

작은 시골마을에 다방과 우체국, 파출소 등이 위치해 예전의 향수를 기억하게 하지만 미친 듯이 흐르는 도시에서의 시간과 차이나는 간이역 풍경은 오감자극에 충분하다.

한참 시절 승객들로 북적였던 화본역은 이제 하루에 타고 내리는 승객을 손가락에 꼽을 만큼 잊혀지고 있지만 철길을 걸을 수 있는 느린 여행의 적격지로 점차 알려지고 있다.

역 부근 폐교된 중학교를 리모델링한 근현대사 박물관 '엄마아빠어렸을적에'에 가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시대적 풍경을 체험할 수 있다.

차로 30여분 이내에 김수환 추기경 생가와 석산리 산촌생태마을, 대율리한밤마을이 있다. 불교유적으로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와 삼존석굴(제2석굴암), 법주사가 유명하다.

먹을거리로는 위천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이 유명하다. 효령면 지역에 민물매운탕촌이 조성돼 있다. 육질 좋은 한우도 효령면과 군위읍에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군위나들목을 빠져나와 5번 국도와 919번 지방도를 지나 28번국도에서 산성면 소재지를 찾으면 된다.

철도편으로는 하루에 중앙선 상하행선 각각 3차례씩 모두 6번 기차가 선다. 자세한 시각은 코레일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ukim@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21호(4월2일~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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