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종합대책, "통큰 대책 나와야 거래 살아나" 한목소리

2013. 3. 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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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종합대책 앞둔 시장 가보니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온다니 다행이긴 한데 이번에도 신통찮으면 시장만 더 고꾸라질 것 같아 걱정이에요."(가락시영 아파트 인근 B공인 관계자) 박근혜 정부 첫 부동산대책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강남 송파 등 주요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점검한 결과 현장에선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는 1월 재건축안 승인 이후 호가가 7000만~8000만원까지 뛰었지만 최근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1단지 전용면적 52㎡형은 3월 초 5억7000만원이던 호가가 지금은 5억6500만원으로 조정되는 등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둔촌동 D공인 관계자는 "시장에선 이미 나올 만한 대책은 다 나온 것 같아 기대감이 엷어졌다"면서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 규제만 두고 나머지는 확 풀면 시장이 좀 살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표했다.

강남 지역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도 이미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용면적 42㎡형은 지난 2월 말 6억8700만원에 거래가 성사돼 두 달 새 실거래가가 1억원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6억6500만~6억7000만원에 매물 가격이 형성돼 있어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이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대책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방안, 미분양ㆍ신축 주택 양도세 감면 등 시장이 요구해온 정책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에선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 기대 수준보다 더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며 "양도세 감면을 미분양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규 주택까지 확대하면 시장 심리 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주택 양도세 100% 감면은 작년 9ㆍ10대책 때 등장해 연말로 종료됐고 신축 주택 양도세 감면은 과거 외환위기 때 도입한 바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은 특단의 활성화 대책이 나와도 결코 과열되거나 투기 분위기로 갈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가 통 큰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면 늦게라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셈이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책 발표 시점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한 달간 지켜오던 보합세가 용산 사태로 인해 깨지면서 3주 전부터 하락세로 반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반면 취득세 쇼크로 1월 급감했던 거래량은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와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29일 기준 4694건으로 전달 2762건보다 70%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서 생긴 거래절벽으로 1월 1182건으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2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중요한 것은 정책 시행 시기라고 강조한다. 매수 심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정책을 발표해야 하락세로 돌아서려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 발표 후 법안을 손질하는 데 여야 간 합의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시행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많아져 정책 효과가 크게 반감되기 때문이다. 또 시장 심리가 다시 나빠지면 내놓지 않느니만 못한 대책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취득세 감면 소급 적용이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할 때만 해도 시장에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지만 정부조직법 통과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로 법안이 지난달에야 겨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팀장은 "부동산정책이 적합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면서 시행이 늦어지면 약효가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시행 시점을 앞당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제윤 기자 / 진영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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