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맛과 향, 후지산 그리고 온천.. 오·감·만·족

시즈오카 2013. 3. 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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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녹차의 고향' 시즈오카

이런 깊은맛을 내는 녹차는 처음이다. 녹차 덕에 코와 입이 즐겁다. 온천에 몸을 담그니 몸이 즐겁다. 멀리 거대한 위용을 뽐내는 후지산을 바라보니 눈이 즐겁다. 자연과 하나가 되니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이곳은 일본 시즈오카(靜岡)다. 북동쪽으로 후지산, 서쪽으로 오사카, 동쪽으로 도쿄가 위치하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16도로 겨울에도 눈이 쌓이지 않을 만큼 날씨가 온화하기 때문에 녹차 재배에 적격이다. 일본 차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돼 일본인들에게는 '녹차의 고향'이라고 불린다.

◇후지산 전망 좋은 곳

후지산은 일본인들에게 오르는 산이라기보다 '감상하는 산'이다. 산이 워낙 크다 보니 멀리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후지산과 직선거리로 50km 떨어진 니혼다이라(日本平)는 시즈오카에서 후지산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가파르지 않은 구릉지대로, 미술관, 동물원, 호텔 등이 밀집되어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니혼다이라 전망대 옆 파크센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이면 해안 쪽에 있는 구노잔 도쇼구(久能山 東照宮) 신사를 구경할 수 있다. 해안 쪽 입구를 통해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돌계단이 무려 1159개나 되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는 게 좋다. 구노잔 도쇼구는 6세기 절로 지어졌다가 16세기 에도시대를 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1543~1616) 유골을 모시면서 신사가 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임진왜란으로 악화된 조선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다. 사찰 안에 오래된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끼던 매화라고 한다. 본궁에 들어서면 화려한 금장식과 검은색의 옻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사 본궁 뒤쪽으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묘가 있어, 후손들이 매년 제를 올린다고 한다.

시즈오카 하마마쓰시(市)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570년부터 17년간 살았던 하마마쓰성이 있다. 이 성은'출세성(出世城)'이라고도 불린다. 하마마쓰성에서 지냈던 성주가 막부의 요직에 임명되는 등 출세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성의 입구에 들어서자 도쿠가와 이에야스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긴다. 그가 입었던 갑옷과 장신구, 무기 및 관련 그림들도 돌아볼 수 있다.

조선과의 관계 회복을 원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한·일 외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조선통신사들이 일본을 찾은 것도 대부분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였다고 한다. 세이켄지(淸見寺)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어릴 적부터 공부를 했던 곳이다. 그는 조선통신사들이 이곳에 묵을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과 그림도 소장되어 있다.

◇강 가운데 바위에 있는 족욕탕

시즈오카 동쪽에 있는 이즈반도의 슈젠지 온천마을은 도심을 떠나 여유와 사색을 즐기는 데 좋다.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요양을 위해 이곳을 찾았고, 노벨문학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이즈의 무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온천마을 가운데 있는 슈젠지 사찰은 807년 고보(弘法) 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정면으로 본궁이 보인다. 807년에 지어진 본궁은 이즈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지금도 옛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사찰 앞으로는 강이 흐르고 강 가운데에 우뚝 솟은 바위 위로 족욕탕이 마련되어 있다. 마을에서 가장 먼저 생긴 '돗코노유 온천'으로, 이 온천마을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고보 대사가 강변에서 병든 아버지를 씻기는 소년의 효심에 감동해 강 가운데 있는 바위를 깨트리자 온천이 솟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효심으로 만들어진 이 온천은 지금은 누구나 들어와 발을 담그고 쉬어가는 휴식처가 되었다. 강 옆으로는 료칸들이 고즈넉하게 줄지어 있다. 강 건너 대나무 숲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빵집이 발길을 붙든다.

이즈반도는 금광으로도 유명하다. 도이금광은 1965년 금 고갈로 폐광되었다가 1974년 박물관으로 개조해 다시 문을 열었다. 기존 갱도를 활용해 만든 길이 400m의 박물관에서는 신에게 안녕을 기원했던 작은 신사와 광부들을 위한 욕탕 등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황금관에 가면 당시 사용했던 금화, 금 공예품, 기네스에 오른 250kg짜리 세계 최대 금괴 등을 만져 볼 수 있다. 사금관에서는 사금 채취를 체험할 수 있다. 채취한 사금은 작은 통에 담아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여행 수첩

대한항공이 인천공항~시즈오카 직항편을 매일 한 번 운항한다.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 (02)777-1835, www.shizuoka-guide.com/korean, tour@shizuok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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