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대한민국'도 KBS 봄 개편에서 폐지되나
KBS 4월 봄 개편안 분석… 뉴스시사 '축소'·교양다큐 '보수화' 뚜렷
[미디어오늘 민동기 기자]
KBS가 오는 4월 실시할 봄 개편안의 대략적인 내용을 분석한 결과, 공영성이 약화될 우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지난 13일 오후 4시 열린 KBS이사회에서 다음달 8일 실시할 개편안에 대해 이사들에게 보고했다.
이번 개편에서 폐지가 검토되는 프로그램 가운데 공영적인 성격이 짙은 교양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 역사스페셜 > < 환경스페셜 > < 과학스페셜 > 등 대표적인 3대 스페셜을 수·목요일 '다큐 존'으로 흡수통합 할 계획이다.
< kbs페셜 > < KBS 스페셜 > 은 일요일 저녁 8시대에 편성될 계획이지만, PD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역사다큐 < 그때 그 순간 > 혹은 < 격동의 세월 > (가제)을 토요일 저녁 8시에 배치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역사 다큐' 신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KBS측은 예정대로 이번 봄 개편에서 '역사다큐' 편성방침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화 우려 '그때 그순간'… 박근혜 정부 정책 홍보 우려 '히든 챔피언' 편성
이번 봄 개편에서는 다큐멘터리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영성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교양 프로그램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책 관련 프로그램으로 출판계의 관심을 받았던 < 즐거운 책읽기 > 의 경우 폐지가 확정적이며, < tv술관 > < TV미술관 > 역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KBS는 < 즐거운 책읽기 > 와 < TV미술관 > < tv술관 > 을 통합해 < 문화와인 > (목요일 밤 0시40분)이라는 '문화매거진'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영방송에서 책과 미술을 전문적으로 다룬 프로그램이 사실상 없어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클래식을 전문적으로 다룬 < 클래식 오디세이>도 폐지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
KBS로고 |
||
공영성 짙은 교양 프로그램이 문을 닫는 반면 박근혜 정부 정책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교양 프로그램이 새롭게 신설되는 것도 논란이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 히든 챔피언 > 을 수요일 밤 10시50분에 편성할 계획인데 < 히든 챔피언 > 은 중소기업 살리기 및 활성화 등을 다룬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PD는 "중소기업 활성화라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부 정책과 연동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자칫 홍보성 프로그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는 이번 개편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방송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 퀴즈 대한민국 > 을 없애고 이 시간에 < 스카우트 >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 스카우트 > 는 특성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공개 채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설 초기 MB정부 정책을 겨냥한 프로그램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 스카우트 >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
|
||
'뉴스라인' 축소, '미디어비평' 시간 이동… 데일리 시사프로 신설은 없던 일로
이번 KBS 봄 개편 특징 중의 하나가 교양과 다큐의 '보수화'라면 다른 축은 뉴스·시사의 약화·축소로 요약된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평일 밤 11시 < 뉴스라인 > 을 30분 늦춰 편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시간도 10분 단축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KBS기자협회를 비롯해 보도국 기자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최종 확정안으로 결정될 지는 미지수다.
매체비평 프로그램인 < 미디어비평 > 은 '뉴스옴부즈맨'과 통합해 KBS1TV에서 일요일 오후 5시대에 편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간대는 타 방송사들이 대부분 경쟁력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어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보도국에서 제작하는 < KBS월드뉴스 > < kbs > (월∼목)를 평일 밤 12시에 40분간 편성하고, 다큐국에서 만드는 < 세계는 지금 > 을 KBS 1TV에서 토요일 밤 10시30분에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 kbs > < KBS월드뉴스 > 신설은 보도국 기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KBS 특파원들이 만드는 < 특파원 현장보고 > (매주 토요일 밤 10시30분)를 폐지하면서까지 < KBS월드뉴스 > < kbs > 를 만드는 배경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한 기자는 "매일 40분간 국제뉴스를 내보낸다는 측면에선 국제뉴스 강화로 볼 수도 있지만, 특파원들이 직접 취재하는 아이템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D들이 꾸준히 요구해 왔던 데일리 시사프로 신설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번 개편에서 PD들이 만드는 < 세계는 지금 > 이 매주 토요일 밤 1TV를 통해 10시30분에 방송되지만, 과거 < 생방송 시사투나잇 > 과 같은 시사프로나 데일리 국제프로그램 편성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PD는 "이번 개편에서 '역사다큐' 신설이 핵심이기 때문에 데일리 시사프로 신설 등은 거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S 제1라디오 '열린토론'도 폐지될 듯
|
|
||
지난 13일 KBS이사회 개편안 보고에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와 기자협회, PD협회가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
KBS는 이번 개편에서 제1라디오 시사토론 프로그램인 < 열린토론 > 도 폐지할 예정이어서 라디오 PD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 열린 토론 > 은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전파를 탔던 프로그램으로, 이번 개편에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KBS측은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의 효용성을 거론하며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내부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1라디오의 시사기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표적 시사프로그램을 아예 폐지해버리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개편의 핵심이 공영성이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사기능을 말살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강행하는 데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기자협회, PD협회 등은 지난 13일 '관제개편 반대 피케팅'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KBS는 14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개편 설명회를 벌일 예정이며 15일에는 '역사다큐' 신설 문제 등을 놓고 KBS본부와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