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디폴트' 위기정부, 개입하지 않겠다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최종 좌초위기에 직면하면서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도 '진퇴양난'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번 '용산 사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마냥 손 놓고 방치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3일 "코레일의 용산개발사업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다만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PFV)가 부도처리가 된다고 해도 철도공사의 철도 운행서비스나 업무에는 전혀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정도의 입장은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허브의 부도로 코레일이 타격을 입어도 철도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승환 신임 국토부 장관 역시 12일 기자들과 만나 용산개발 사태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서 장관은 "이미 인사청문회 때 밝혔지만,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의 고유사업이 아니다"며 "드림허브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정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공공기관 재정운용을 감독하고 있는 재정부 관계자도 "공공기관인 코레일의 드림허브 지분이 50%가 넘어 드림허브가 공기업이 될 경우에는 재정부에서 개입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법적으로 재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레일이 국가 철도기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만일의 경우 코레일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되면 회사채 발행은 물론, 열차 역사 등 코레일 자산이 채권은행들의 '담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장관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미 투입된 1조 원가량의 투자금뿐 아니라 국민연금 등이 투자한 자금도 모두 날려 버릴 경우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상황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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