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이자 못 갚아 디폴트..파산 절차 밟나

2013. 3.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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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상환에 실패..서부 이촌동 주민들 소송 준비

이자상환에 실패…서부 이촌동 주민들 소송 준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유진 기자 =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이자를 갚지 못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긴급 지원 결정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듯 보였지만 12일 자정 무렵 협상이 최종 결렬돼 이자 59억원을 상환하는 데 실패함에 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처한 것이다.

손실을 본 투자자와 서부 이촌동 주민들은 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밤샘 협상'에도 결국 디폴트 =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12일 만기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을 마감시한인 13일 오전 9시까지 갚지 못했다.

당초 코레일이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대한토지신탁(대토신)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 승소액 257억원 가운데 보유 지분(25%)에 해당하는 64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기로 해 부도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한토지신탁이 257억원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으면 일부 자금을 내줄 수 없다고 버티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코레일은 민간출자사들이 보유 지분만큼 지급보증을 해주면 257억원을 모두 찾아올 수 있는데, 부담을 지지 않아 결국 이자를 갚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코레일이 협상안의 문구를 핑계로 64억원에 대한 지급확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디폴트를 유도했다고 비난했다.

◇자금난과 1, 2대 주주간 싸움이 화 불러 = 용산개발 사업은 작년부터 1대주주인 코레일과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간 갈등이 극심해 파산이 예고됐다.

특히 양측은 자금 지원과 주도권을 놓고 대립했다.

코레일은 "공기업인 코레일만 지속적으로 자금을 대고 있다"며 "민간 출자사들도 지분만큼 자금 부담을 하지 못한다면 사업에서 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에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반환도 요구했다.

민간 출자사들은 자금을 댈 여력이 없다며 여유가 있는 최대주주 코레일이 우선 부담해 사업을 살려놔야 한다고 버텼고, 작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추진한 2천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도 번번이 실패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도 용산개발에 부담이 됐다.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30조원 규모의 용산개발 측은 지금까지 4조원의 자금밖에 끌어오지 못했다.

최종 부도 처리되면 출자사들은 자본금 1조원을 날릴 전망이다.

특히 1·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자본잠식 등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망연자실 이촌동 주민들 = 용산개발 사업이 사실상 부도가 났다는 소식을 접한 서부 이촌동 주민들은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2007년 8월 말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6년간 키웠던 보상에 대한 기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용산사업 동의자 모임인 11개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검토했던 소송 내용을 확정하는 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대위 김찬 총무는 "부도만은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황당하다"면서 "새 정부가 자리를 잡으면 용산사업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림아파트 주민 김재철씨는 "코레일과 서울시가 '밀실협정'으로 밀어붙인 통합개발에 주민들이 희생된 것"이라면서 "어쨌든 동의자로서 사업이 잘되기를 바랐는데 막막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서울시와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김 총무는 "서울시는 이촌동 주민을 용산사업에 끼워넣은 채 방치했고 코레일은 대주주로서 사업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했다"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indigo@yna.co.kr

euge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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