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Outro]쫄쫄이 운동복 '컴프레션웨어' 유행 왜?
[동아일보]
컴프레션웨어는 근육의 잔떨림을 잡아줘 골프채나 야구 배트의 스윙이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 언더아머 제공 |
요즘 스포츠 중계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 운동복이다. 사이클이나 철인3종 경기는 물론이고 야구나 골프 선수들도 쫄쫄이 옷을 많이 입고 나온다. 도대체 선수들은 왜 그런 옷을 입는 걸까.
두 번째 피부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전문용어로는 '컴프레션웨어(Compression Wear)'라고 부른다. 컴프레션웨어는 기능성 옷의 꽃이라고 불린다. 간단해 보이지만 수많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땀을 빨리 흡수해 건조시키고 근육의 움직임을 잡아줘 부상을 막으며 몸의 파워를 높여주기도 한다.
최초의 컴프레션웨어는 1996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대학 시절 메릴랜드대 미식축구 선수였던 케빈 프랭크는 땀에 젖어 무거워지는 데다 몸에도 끈끈하게 달라붙는 운동셔츠에 불만이 많았다. 그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운동선수에게 적합한 기능성 의류 개발에 들어갔다. 할머니 집 지하에 회사를 차리고 뉴욕의 원단시장과 봉제공장들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탄력이 있어 몸에 밀착되는 새로운 스포츠웨어가 탄생했다. 새로운 옷은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다는 뜻에서 '두 번째 피부(Second Skin)'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유의 밀착성 덕에 몸에서 나오는 땀을 바로바로 말려버릴 수 있어 선수들의 체온과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 그가 만든 회사 '언더 아머'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조 원에 이른다.
피로물질 줄여 지구력 높여
그런데 케빈 프랭크의 새 스포츠웨어에는 '부가적인 기능'도 많았다. 선수들의 운동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이다. 그에 따라 기존의 세계적인 스포츠웨어 기업들도 컴프레션웨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각 회사가 독자적인 기술 영역을 구축하고 해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컴프레션웨어의 운동능력 향상은 신축성 있는 원단이 근육을 적당한 압력으로 잡아주는 데서 온다. 옷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 근육은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다. 또 적당한 압력이 가해지면 혈관이 적절하게 수축돼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고 결과적으로 젖산 같은 피로물질이 줄어든다. 따라서 운동 시 힘이 덜 들고 지구력이 높아진다.
아디다스의 경우 자사의 컴프레션웨어 '테크핏'을 착용하면 파워가 평균 5.5% 증가하고 수직 점프력이 4.0% 향상된다는 과학 실험 결과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브랜드에서 원단이 근육을 압박하는 동시에 테이핑 처리된 부분이 뼈와 근육의 보조 역할을 하게 하는 제품들을 만들어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제품들은 팔꿈치나 무릎에 쓰는 보호대와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다. 보호대는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아 부상을 막아준다.
컴프레션웨어를 고를 때는 자신의 몸을 적절한 압력으로 감싸주고, 여러 번 세탁해도 느슨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컴프레션웨어에 쓰이는 원사(原絲)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효성의 한 관계자는 "원사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원단으로 짰느냐에 따라서도 제품의 기능과 수명이 천차만별이다"라고 말했다. 맨살과 직접 닿는 옷이니 재봉선 처리가 잘된 것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몸에 착 달라붙으니 '몸짱'이 아니면 입지 못하겠다고? 그런 스타일이 부담스럽다면 헐렁한 셔츠나 반바지를 함께 입으면 간단히 고민이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처음엔 답답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몇 번 입다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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