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가볼만한곳③]묘기부리는 돼지, 경기 이천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봄이 태동하는 3월, 한국관광공사가 '아기자기 작은 박물관 여행'을 테마로 3월에 가볼 만한 5곳을 추천했다.

영월 조선 민화 박물관(강원 영월), 포항 로보 라이프 뮤지엄(경북 포항), 이천 돼지 박물관(경기 이천), 진천 종 박물관(충북 진천), 순천 뿌리 깊은 나무 박물관(전남 순천) 등이다.

◇돼지들의 묘기도 감상하고 체험도 하는, 이천 돼지박물관 (경기도 이천시 율면 임오산로 372번길)

돼지꿈을 바라고, 삼겹살부터 껍데기까지 없어서 못 먹으면서 정작 '돼지'하면 '먹을 것만 밝힌다', '미련하다', '지저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켜주는 곳이 있다.

2011년 11월 경기 이천시에 아시아 최초로 들어선 '돼지 박물관'이다. 아쉽게 세계 최초는 독일이 차지했다. 돼지 인공수정사 이종영 촌장이 설립한 이곳은 돼지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는 체험 교육 농장이자 문화 공간이다.

전시실에는 18개국에서 모은 돼지를 주제로 한 인형과 미술품 5000여점이 진열돼 있다. 전시물 중에는 이제는 아련한 추억 속에 남아있는 빨간 플라스틱 돼지 저금통도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가정마다 하나씩 있던 추억의 물건이다.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꾸역꾸역 먹인 뒤 가득해지면 들고 은행에 가서 배를 가를 때 동전이며, 지폐가 쏟아지던 쾌감이 떠오른다.

교육장에서는 돼지의 한살이를 관찰할 수 있다. 의외로 깔끔하다. 이 촌장은 "돼지는 자라는 환경이 널찍하면 잠자는 곳, 먹는 곳, 배설하는 곳을 구분할 줄 아는 가축"이라며 "정육점이나 고깃집에서 주문할 때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 행복한 돼지를 달라고 해야 사육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돼지 공연장에서는 40분간 돼지들이 '미니 쇼'를 펼친다. 미니 돼지 '해피'는 방석에 예쁘게 앉기도 하고, 공을 물어와 정리함에 넣기도 한다. 수퇘지 '카리스마'는 장애물 경기, 볼링 핀을 한 번에 쓰러뜨리는 스트라이크 묘기도 선보인다. '꿀순이'는 여러 장애물을 용케 피하면서 골대에 골을 넣는다. '미스 진'은 가방 속에 들어갔다가 탈출하는 날렵함을 자랑한다. 관람객들은 '돼지가 이렇게 똑똑한 줄 몰랐다'는 반응 일색이지만 사실 돼지의 IQ는 75~85나 된다. 교육관과 기념품 판매점 중간의 나무 데크에서 20여마리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가슴에 품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번에는 소시지 만들기 체험이다. 소시지의 역사를 배운 뒤 직접 만들어 본다. 그 다음 구내식당에서 수제 소시지와 돼지 바비큐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돼지에게 한껏 애정을 키운 뒤라 미안할 수도 있지만 식용 동물의 엄연한 현실을 깨닫고 동물복지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래도 미안하다면 '돼지 세밀화 그리기'를 통해 돼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다시 키워보자.

올 봄에는 박물관 마당에 30여개 텐트 사이트를 갖춘 오토캠핑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돼지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031-641-7540

도자 전시관, 도자 전문 미술관, 테마 파크 등으로 이뤄진 관고동의 이천 세라피아, 온천 워터파크인 모가면의 이천 테르메덴, 백사면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의 산수유 마을 등도 연계해 가볼만 하다.

◆가는 길

버스= 동서울-이천, 고속버스 20분 간격 운행, 1시간 소요, 동서울-이천 장호원, 직행버스 20∼30분 간격 운행, 1시간30분 소요, 이천-장호원 직행버스 하루 약33회 운행, 50분 소요. 장호원 초등학교-월포4리, 25-5번 버스 이용. 돼지박물관까지 도보로 약 1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용= 중부고속도로→일죽 IC→장호원 방면 좌회전→설성교차로→333번 지방도→고당교→월포4리 표지석→돼지박물관

이천시청 문화관광과 031-644-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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