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60억 계돈 먹튀 사건

2013. 2.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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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수가 상상초월이야! 억소리 나! 어떻게 번 돈인데.." - 시장 상인

경기도 성남의 한 전통시장, 두 팔을 걷어붙인 수십 명의 상인들이 시장회관으로 우르르 모여들었다. 상인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고성을 내지르는가하면,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최소 10년, 길게는 30여년의 세월동안 피땀 흘려 번 돈을 한 순간에 잃었다. 그 돈이 자그마치 60억 원! 확인된 피해자만 해도 무려 50여 명에 이르렀다.

설 대목을 앞둔 지난 1월 22일, 계주였던 김씨가 60억 원의 곗돈을 들고 바람처럼 사라졌기 때문.

한 평생 모은 돈을 잃은 시장 상인들은 오늘도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지만, 계주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장이 처음 생겨난 후부터 중국집을 운영해 왔다는 김씨는 상인들에게 가족이자 친구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열 개가 넘는 모임을 만들 정도로 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동안 김씨를 봐온 상인들은 그녀의 수법이 오래 전부터 준비된 것 같다고 했다. 사람들에게 이자를 더 챙겨주는 것처럼 속여 거의 모든 계원들에게 마지막 순서를 줬고, 누군가 눈치를 채려고 하면,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거하게 한턱을 쏘기도 했다.

결국 그녀가 물 쓰듯 쓴 돈 역시도 상인들의 계돈이었는데.. 게다가 상인들에게 돈까지 종종 빌렸다는 김씨. 그때마다 '이웃의 정'이란 이유로 차용증을 남기지 않아 증거조차 없는 상황이다. 60억 원의 거액을 손에 쥐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해온 범행. 사람들은 왜 단 한 번도 계주를 의심하지 않았을까?

김씨의 범행은 한 공간에서 오랜 세월 함께 고생해온 상인들이었기에 가능했다. 상인들은 가족보다 자신들을 더 챙겨준 그녀에게 의심의 여지없이 돈 뿐만 아니라, 금붙이까지 맡겼다. 김씨는 범행 전 날, 금은방에 들러 8천 여 만원에 달하는 금붙이를 모두 팔아 넘겼다.

그런데, 이곳 시장에서 상인들의 쌈짓돈을 털어간 <계돈사기>가 이번뿐만이 아니라고 했다. 지금으로부터 10개월 전, 떡집을 하던 또 다른 계주가 30억을 꿀꺽하고 도망간 사건이 있었다는데.. 그때, 열일을 제쳐두고 계주를 쫓던 사람이 바로 이번 사건의 주범인 김씨라고 했다. 어제의 피해자였던 김씨는 왜 오늘의 가해자가 되어 버린 것일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억'소리 나는 사기 기술로 '믿음'을 맡겼던 시장 상인들을 울게 한 계주, 수많은 상인들을 홀린 그 기막힌 수법에 대해 파헤쳐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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