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산행 | 일본 다이센] "겨울이면 언제나 눈꽃 만발하죠"

글·김기환 기자 2013. 1. 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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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작은 '후지산'

↑ [월간산]다이센 정상 부근의 등산로. 작은 관목에 눈이 붙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일본은 화산으로 형성된 산지가 많아 우리나라에서 느끼기 어려운 색다른 산행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어디를 가나 온천을 즐길 수 있고 음식이 정갈해 비교적 입에 잘 맞는 편이다. 게다가 겨울이면 많은 눈이 내린다. 특히 동해와 접해 있는 해안의 적설량이 엄청나 스키장이 잘 발달해 있다. 하지만 몇 미터씩 쌓이는 많은 눈 때문에 산행은 쉽지 않다.

일본 돗토리현의 다이센(大山·1,729m)은 겨울철 일반 등산객의 산행이 가능한 곳 가운데 하나다. 적설량이 3m가 넘지만 늘 정상으로 이어진 산길은 통행이 가능하도록 관리되고 있다. 겨울 산의 즐거움인 화려한 눈꽃과 심설을 만끽할 수 있는 인기 산행지다. 접근성도 좋아 항공과 선박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단체의 경우 비용이 저렴한 선박을 선호한다. 오후에 동해항에서 배를 타면 다음날 오전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다이센의 풍광은 일본 내에서도 명품으로 꼽는 곳이다.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이 가능하고 북쪽으로 보이는 산줄기의 풍광도 탁월하다. 일본의 100명산에 드는 것은 물론, NHK에서 선정한 '일본 명봉 랭킹'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봉우리다. 다이센은 남쪽의 목장지대에서 보면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과 모양이 닮아 '호키후지'(伯耆富士)라고도 불린다. 또한 울창한 숲과 화산지대의 날카로움까지 간직해 인기를 끌 만한 조건을 골고루 갖췄다.

고도 높아지며 설화 만발

겨울 다이센을 보기 위해 DBS크루즈훼리를 타고 동해를 건넜다. 다이센 산행은 다이센지(大山寺) 입구에서 시작한다. 국제선 여객기가 내리는 요나고(米子) 공항이나 여객선이 닿는 사카이미나토항에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장소다. 차를 타고 탐방객 안내소 도착하니 빗방울이 싸락눈으로 변했다. 고도가 높아지며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 [월간산]1 다이센의 너도밤나무 숲에 눈꽃이 만발했다. 2 겨울철 다이센을 오르면 언제나 설화를 만날 수 있다. 3 지면을 보호하기 위해 널빤지로 길을 만들어뒀다.

이곳에서 시작된 등산로를 타고 미센(山·1,709m)까지 오를 수 있다. 사실 미센은 다이센의 최고봉은 아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켄가미네(が峰·1,729m)인데, 미센에서 이어지는 능선길이 붕괴되고 사고가 자주 발생해 출입이 금지됐다. 가을철 일시적으로 개방되기도 하지만 길이 험해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산길 초입의 여관촌을 지나 짙은 삼나무 숲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계단을 통과해 잠시 고도를 높이면 1합목에 도착한다. 일본은 정상까지의 산길을 소요시간에 따라 총 10개 구간으로 나눠 합목이라는 단위로 표시한다. 이렇게 하나씩 합목 표기점을 통과해 오르면 어느덧 정상에 도착한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돗토리현에 비가 오는 날이면 다이센에는 어김없이 눈이 내린다. 삼나무 숲을 빠져나가면 이곳의 자랑인 너도밤나무 숲이 시작된다.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너도밤나무 숲으로 나무의 굵기가 예사롭지 않다. 굵은 나뭇가지에 하얗게 눈이 쌓이며 설화가 만발했다.

설화 숲을 통과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비탈길을 통과해 6합목에 이르면 쉼터에 닿는다. 이곳에는 두 사람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작은 대피소가 있다. 날씨가 좋으면 다이센 특유의 장쾌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눈이 쏟아지니 시야가 전혀 터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 [월간산]고도가 높아지며 주변의 모습이 점차 겨울로 변하고 있다.

대피소를 지나면 길은 더욱 가팔라지며 관목 숲 사이로 이어진다. 작은 나무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날이 좋으면 바다를 보며 산을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해발 1,580m인 8합목에 오르면 평원이 펼쳐진다. 산길 주변에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작은 나무에 하얗게 눈이 달라붙은 모습이 장관이었다.

한겨울에도 산장까지 왕복 가능

능선을 따라 널빤지를 깐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완만한 사면 한가운데 설치된 목조데크를 따라 잠시 오르면 커다란 산장이 보인다. 이 산장 바로 뒤에 미센 정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정상부의 넓은 평원은 1985년부터 민간이 주도해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헐벗은 상태로 방치되던 곳을 다이센을 아끼는 일본 사람들이 손수 가꾸며 자연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4년 전부터 이 산장 화장실의 인분을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지고 나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들의 지극한 다이센 사랑이 부러울 정도다.

하산길은 6합목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계곡의 제방으로 내려서는 길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계곡길에서 보는 다이센 북벽 '유토피아'의 날카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경사가 매우 급해 눈사태의 위험이 있다. 안전한 다이센지(大山寺) 방면의 오름길을 이용해 하산하는 것이 좋다.

↑ [월간산]다이센 오름길 주변의 거목에 핀 눈꽃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겨울철에는 산행기점에서 출발해 능선길로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산행에만 5시간가량이 소요된다. 한겨울에는 2~3m 가량 눈이 쌓이며 기온은 영하 10℃ 이하로 떨어진다. 산장까지 왕복 산행을 하려면 최소 6발짜리 산행용 아이젠과 스키고글, 스패츠, 두터운 장갑 등이 필수다.

교통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동해항에서 출발한 DBS크루즈훼리의 이스턴 드림호는 다음날 오전 9시 요나고(米子)의 사카이미나토항에 도착한다. 항구에서 산행기점인 다이센지까지 1시간가량 걸린다. 버스를 이용하면 공항에서 요나고역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다시 다이센지로 가는 버스를 갈아탄다. 문의다이센초 관광상공과(전화 0859-53-3110)

숙박

다이센 부근의 경치 좋은 곳에 우리나라의 휴양림과 비슷한 시설인 큐카무라(休暇村) 2곳이 자리하고 있다. 큐카무라는 일본의 국립·국정공원 내에 위치한 숙박시설이다.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과 온천 등의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곳으로 가격도 저렴해 인기가 있다. 다이센 산행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다이센카가미가나루(전화 0859-75-2300)는 겨울철에는 스키 리조트로도 운용된다. 큐카무라 홈페이지 www.qkamura.or.jp/kr(한국어)

주변 관광지

↑ [월간산]1 다이센 오름길 중간에 만나게 되는 작은 대피소. 한겨울에는 건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인다. 2 정상부 평원에 도착할 즈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쳤다. 3 다이센 꼭대기에 위치한 대형 산장.

다이센 스키장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의 스키장이다. 아직 한국 스키어에게 그리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다. 다이센 특유의 파우더 설질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일본인들에게 인기다. 우리나라에서 가까워 주목할 만한 스키장이다. 아직 숙박과 교통의 연계가 쉽지 않은 것이 흠이다.

미즈키 시게루 거리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만화 '게게게노 키타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동상을 세워놓은 거리로 유명하다. 사카이미나토항으로 드나들며 들를 수 있는 곳으로 항구에서 멀지 않다. 돗토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마츠에성(松江城)

이 지역을 통치한 호리오 요시하루가 1611년에 지은 성으로 400여 년 세월 동안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미적 감각이 뛰어난 천수각이 볼 만하다.(전화 0852-21-4030.) 마츠에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인 호리카와 메구리(堀川めぐり)는 성과 함께 만들어졌다. 물자의 수송과 사람들의 왕래에 이용되던 곳으로 지금은 유람선을 타고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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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등산객들이 다이센지 입구의 여관촌을 지나고 있다. 2 미즈키 시게루 거리. 3 다이센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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