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살아있다] 장수풍뎅이

안경애 2013. 1. 2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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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밤에 활동..애완곤충으론 인기

우리 속담 중에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 등 굼벵이에 대한 것들이 많다. 굼벵이는 나무 속에 사는 사슴벌레류나 하늘소류, 땅속에 사는 풍뎅이류, 매미류 등의 애벌레를 흔히 일컫는다.

많은 종류의 굼벵이 가운데 대표선수는 장수풍뎅이 유충일 것이다. 곤충이름 중에는 `장수'란 말이 들어간 것이 많다. 아마 같은 분류군 내에서 가장 크거나 상대적으로 힘이 가장 셀 것으로 짐작해 붙였을 것이다. 장수풍뎅이, 장수하늘소, 장수말벌를 포함해 약 34종이 있다. 이 가운데 장수풍뎅이는 장수말벌처럼 피해를 끼치지 않고, 오래 전부터 동의보감 등에 효능이 기록돼 지금까지도 약전시장에 많이 판매되고 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과거에 주로 초가집 지붕 속이나 풀, 짚, 가축 배설물 따위를 썩혀서 만든 두엄 속에서 서식했다. 그러나 주택 개량으로 초가지붕이 기와나 슬레이트 등으로 바뀌고 화학비료 사용으로 퇴비를 만들지 않게 되면서 서식지가 없어지자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래서 한때 보호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산업화 시대를 맞아 시골에서도 난방에 나무나 낙엽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자 산림이 매우 우거지게 되었다. 또 낙엽이 수십 년 동안 쌓여 부식토층이 잘 발달돼 장수풍뎅이 유충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전국적으로 많아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개체가 많이 늘어나 비교적 쉽게 관찰되고 있다.

장수풍뎅이(Allomyrina dichotoma Linnaeus)는 몸길이 30∼55㎜로 변이가 크다. 몸 전체 모양은 볼록하고 약간 길쭉한 타원형이다. 색깔은 적갈색 또는 흑갈색이며 광택이 있다. 성충 암컷은 뿔이 없으나 수컷은 머리와 앞가슴등판에 뿔이 나 있는데, 머리의 뿔은 매우 길며 끝부분이 V자형으로 갈라져 있다.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서 나무를 잘 기어오를 수 있다.

성충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6∼9월에 출현한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주로 활동하다가 날이 밝기 전에 땅이나 낙엽 속에 숨어 휴식을 취한다. 참나무류가 있는 활엽수림에 서식하며 상수리나무ㆍ졸참나무와 같은 참나무류의 상처 난 곳에서 나오는 수액이나 수박 등 과일즙을 먹는다.

번데기에서 나온 성충들은 약 1주일 전후에 짝짓기를 해 10일 전후부터 20∼100개의 유백색 알을 낳는다. 약 10일 후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낙엽이 썩어 쌓인 부식질을 먹으며 3령 단계까지 성장한다. 3령 애벌레일 때 암수 구별이 가능하며, 수컷은 배 마지막 둘째 마디에 V자 모양이 있지만 암컷은 없다. 3령 애벌레 상태로 월동을 해 이듬해 6∼7월에 땅속에서 번데기 방을 만들어 약 20일이 지난 후 성충이 된다. 우리나라 전 지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한다.

최근 애완동물 시장에 애완곤충 사육 바람이 불고 있다. 애완곤충으로는 단연 장수풍뎅이가 으뜸이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애완용 곤충시장이 형성돼 현재 2조원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곤충산업 규모는 2009년 1570억 원에서 2015년 298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그중 애완용 시장은 현재 400억원대로 추정된다.

장수풍뎅이를 키우는 농민들이 1인당 약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일선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개인, 민간 연구소 등 많은 곳에서 사육한다. 약용뿐만 아니라 최근 자연생태학습이나 애완용으로 각광을 받으며 사육농가의 새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수풍뎅이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애완곤충 키트 형태로도 판매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애완곤충을 키우면서 과학공부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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