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 혼인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 함에 대한 모든 것

월간웨딩 2013. 1. 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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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프뉴스/월간웨딩21 편집팀]

예부터 함은 신랑 댁에서 신부 댁에 혼인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를 담아 보내는 선물이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준비하는 추세에 따라 함의 규모와 주고받는 절차가 옛날과는 다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여전히 선물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함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의미와 준비 과정, 주고받는 절차에 대해 살펴보자.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이경자 공예 작가의 작품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입사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앞 표면 장식운 순금선, 순은선으로 오복 문양, 불로초문, 곡옥문, 연주문 등을 전통 기법으로 입사하여 복을 기원하였고, 자물쇠는 은 바탕에 금과 은으로 장생을 뜻하는 귀갑문을 입사하였다.

뒷면에는 백동 경첩과와문을은 입사했고, 큰 함의 옆면은 은 꽃 장식에 활형 동주물 손잡이로 장식해 고가구에서 느낄 수 있는 미감을 표현했다.

고대의함은 아끼는 물건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사랑과 소중함을 표현하는 증표이자 혼인할 것을 약속하는 풍습이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주자가례가 전해지면서부터 신부댁에 혼인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의표시가 더욱 강조되었다. 음과 양이 교차하는 시간이 되면 청사초롱을 든 함진아비의 일행이 마을어귀에 들어서면서 잔치가 시작됐다.

마을사람들은 한데 모여 함을 파네 못 파네 하면서 벌이는 함진아비의 익살을 구경했다. 함진아비를 달래신부의 집에 간신히 도착하면 함진아비는 부정한 것을 없앤다는 의미로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깨고 대문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간다.

함이 들어오는 날 신부의 집에서는 병풍을 쳐 차단된 공간을 만들고 붉은 보자기를 깐 소반 위에 정화수와 찹쌀과 팥을 섞어 찐 봉치떡을 시루째 얹어놓는다. 그리고 집 안에 들어온 함진아비를 정중히 맞아 서로 맞절을 하고 함을 받아 떡시루 위에 얹어놓는다.

함에서 혼서지를 꺼내 보고함은 신부 일행이 기다리는 방으로 들여보낸다. 함을 받는 데 쓰인 봉치 떡은 신부의 밥그릇으로 잘라 신부에게 가장 먼저 먹이는데, 이는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풍습이다.

이렇게 함을 팔고 받으며 마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잔치를 즐겼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함을 전하는 관례가 간소화되어 구경하기가 쉽지 않고 잘 모르는 이웃에게 피해를 줄까봐 떠들썩한함들이 잔치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신 신랑이 혼자 함을 가져가 가족들과 조촐하게 모여 결혼을 축하하는 행사로 대신하고 있다.

함을 들이는 날에 '함값'을 주고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옛날에는 함진아비와 일행의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음식을 대접하고 함값을 주었는데, 요즘처럼 신랑이 직접함을 지고 가는 경우에도 함값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함값을 주고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비용은 대게 30만~50만 원이 적정하다.

함이 들어오는 날 신부는 한복을 입는데 결혼식용 한복이 아닌 별도의 한복을 입으며 노랑저고리와 분홍 치마, 색동저고리와 다홍치마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단정한 예복으로 대신하는 추세다. 함을 보내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기 한 달 전에서 일주일 사이로 정하되 주말 저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전통 방식의 함

전통 방식의 함은 깨끗한 한지가 깔린 바닥의 네 귀퉁이와 중앙에 오방주머니가 놓여 있고, 신부에게 주는 예물인 거울과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로 청홍보자기에 기러기 한 쌍을 싸서 넣었다.

그리고 신부에게 주는 청홍 옷감인 채단을 넣고 마지막으로 함 속의 물건 중 가장 중요한 혼서지를 넣었다. 혼서지는 신랑의 아버지가 신부의 아버지에게 써 보내는 편지로 귀한 따님을 곱게 키워서 부족한 자식과 짝을 지어주는 것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 함은 오동나무함이 가장 좋지만 비싸고 귀하기 때문에 은행나무함이나지함, 나전칠기함을 주로 이용했다.

오방주머니

오방주머니는 고유의 상서로운 5가지 색으로 노란 콩은 중앙에, 팥은 북쪽, 향나무는 남쪽, 찹쌀은 서쪽, 목화씨는 동쪽에 넣는다. 붉은 주머니에는 잡귀를 쫓는 팥을 넣고, 파란색 주머니에는 부부가 인내하며 백년해로하라는 뜻에서 찹쌀을 넣는다.

노란주머니에는 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노란 콩, 분홍색 주머니에는 자손 번식을 의미하는 목화씨, 연두색 주머니에는 신부의 절개와 순결을 상징하는 향나무 깎은 것을 넣는다.

청홍 채단

채단은 신부에게 주는 청홍 옷감을 뜻한다. 청색 옷감은 홍색 종이에 싸서 청실로, 홍색 옷감은 청색 종이에 싸서 홍실로 묶는다. 이때 쓰이는 명주실은 한번에풀수있는동심결로 묶어야 하며 매듭은 짓지 않는다.

혼서

혼서는귀한딸을 아들의 배필로 허락해주어 감사드린다는 뜻을 담은 편지로, 집안의 가장 높은 남자 어른이나 신랑의 아버지가 쓴다. 혼서지는 깨끗하고 두꺼운 한지를 아홉 번 접은 뒤붓으로 정성껏 쓴 다음 봉투에 넣어 네 귀퉁이가 금박으로 장식된 검은색 겹 보자기로 싸되 검은색이 밖으로 나오게 포장한다.

이는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데 귀밑머리 푼 본처만이 시아버지에게 직접 받을 수 있었다. 전통 혼례에서 '혼서지 있는 초가삼간과 혼서지 없는 고대광실의 안방'중에서 당연히 전자를 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지녔다.

거울과 기러기 한 쌍

함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부가 치장할 수 있도록 시어머니는 자신의 귀금속과 손거울 등을 함에 담았다. 또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며 암수 기러기 한 쌍을 청홍 보자기에 싸서 함에 넣기도 했다.

현대의 실용적인 함

함은 원래 혼인이 성사됨에 따라 신랑측에서 신부측에게 감사를 전하는 작은 축제의 절차다. 함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실속있게 여행 가방으로 대신해서 가져가는 것이 보통이며, 이 가방은 신혼 여행갈 때 짐을 꾸리는 데 쓰면 된다.

함에 들어가는 물품은 오방주머니와 혼서, 채단이 기본이지만 실용성을 따지는 현대에는 이를 대부분 한복집에서 준비하며 혼서지도 대필하거나 복사한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신부를 꾸밀 수 있는 것이 들어가는데 집안에 따라 다르지만 여성 정장 한 벌과 가방, 화장품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센스있는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예상금액을 주어 한도내에서 본인이 필요한 물품을 미리 구입하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함을 들일 때도 간소화되어가는 분위기에 맞춰 신랑이 혼자 함을 가지고 가서 친정 식구와 식사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결혼식에 참석할 친구들을 한 번 더 부르는 것이 미안하고, 함값은 물론함들이 이후 2차, 3차에서 발생하는 뒤풀이 비용까지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결혼식을 준비하는 요즘, 떠들썩한 함들이는 더 이상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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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신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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