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예감] '야왕'은 '청춘의 덫' 역버전..권상우, 심은하될까

송승은 2013. 1. 14. 09: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송승은 기자] SBS 새 월화극 '야왕'(野王)이 14일 야심차게 첫 포문을 연다. 드라마 부진의 고리를 끊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한다는 복수와 사랑이란 극단의 감정으로 얽힌 인물의 심리전, 그 부딪힘이 관전 포인트다.

24회로 기획된 '야왕'은 이희명 작가와 조영광 PD가 랑데부한 작품이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까지 된 여자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의 사랑과 배신, 욕망을 그렸다. 여러 연령대를 공감시키고 싶다는 권상우의 바람처럼 처절한 사랑 전쟁이 시청률 전쟁에서 훈풍을 맞을지 짚어봤다.

◆ 기대요인

수애표 영부인, 권상우표 눈물연기

'야왕'은 수애와 권상우의 애증이 극을 이끄는 축이다. '천일의 약속' 이후 1년여 만에 안방에 복귀한 수애는 야망을 앞세우며 가난을 벗고자 잘못된 선택을 거듭하는 주다해를 연기한다. 젊은 영부인 역이라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수애는 젊은 영부인을 소화하기 위해 의상과 헤어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야망을 좇게 된 이유와 성공 뒤 공허함을 리얼하게 연기하고자 노력한단 말에서 기대감도 동반 상승된다. 권상우도 수애를 두고 최고의 캐스팅이라 반겼다.

권상우는 2년여 만에 시청자 앞에 선다. 사랑하는 주다해에게 버림받자 처절하게 복수하는 하류 역을 맡았다. 그는 '대물' 이후 대중에게 잊혀진 느낌이 들어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촬영한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안정감 줄 수 있는 배우로 서고 싶다"는 전투적 다짐이 새롭다. 복수심 가득한 하류의 심리와 권상우 눈물연기가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청춘의 덫' 역버전 이희명 작가의 반전

구본근 드라마제작본부장은 TV리포트에 '야왕'은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청춘의 덫'을 뒤집은 버전이라고 말했다. '청춘의 덫'이 남자에게 버림당한 여자의 복수극이라면 '야왕'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무참히 짓밟힌 남자의 복수극이다. 드라마는 시대상을 드러내는 만큼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야왕'은 박인권 화백의 '대물' 시리즈 3화에 해당하는 '야왕전'을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조영광 PD는 "복수와 퍼스트레이디 설정만 같을 뿐 원작과는 전혀 다르다"고 예고했다. '미스터Q' '토마토' '옥탑방 왕세자' 등을 집필한 이희명 작가의 대본이 관건이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작가인 만큼 색다른 반전의 기대로 가슴이 뛴다.

정윤호 김성령 등 원작에 없는 캐릭터 향연

'야왕'은 만화와 별개로 각색된 부분이 많다.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고 기존의 등장인물도 변형됐다. 정윤호는 백학그룹의 장남 백도훈을 연기한다. 굴곡 없는 삶을 살다 우연히 주다해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하류에 대한 과한 질투심과 다해를 향한 집착으로 점점 허물어지는 인물이다.

2012 화제작 '추적자 THE CHASER'로 재조명된 김성령과 고준희의 연기변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성령은 백도훈의 누나 도경 역을 맡았다. 도훈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날카로운 가시를 세운다. 하지만 하류를 만나면서 여자로 사랑받고 싶은 감정에 빠진다.

고준희는 불의를 보면 못 참고 할 말 다하는 석수정 역으로 극에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추적자' 기세를 몰아 주인공 사이에서 어떤 매력으로 캐릭터와 동화될지 시청자는 벌써부터 즐겁다. 그 외에도 이덕화 차화연 성지루 등 연기파 배우들의 조미료 역할이 극의 중량감을 높일 예정이다.

◆ 우려요인

신선한 설정, 시청자 공감을 사라

사랑과 복수는 진부하지만 배제될 수 없는 소재다. 젊은 영부인을 다뤘던 한국 드라마는 그간 없었다. 이 같은 설정은 신선함을 줄 수도 있지만 위험도 따른다.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대중의 외면을 받지 않으려면 짜임새 있는 구성과 스토리를 갖춘 완성도 높은 대본이 요구된다. 시청자가 원하고 궁금해서 TV앞으로 이끄는 탄탄한 스토리의 힘이 필요하다.

구본근 본부장은 어떤 드라마든 공감을 얻지 못하면 시청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주인공들은 소리 질러가며 치열하게 극적 갈등 수위를 높인다. 근데 그들이 왜 싸우는지, 또 누구 편에 설지 판단이 안되면 공감을 못 얻은 것이다"라며 스토리의 실종은 실패한 드라마의 표본이라고 했다.

'마의' '학교 2013' 고공행진 잡아라

'야왕'의 경쟁작은 MBC '마의'와 KBS2 '학교 2013'이다. 두 작품은 각각 29회, 11회까지 방영돼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상태다. 후발주자인 만큼 불리한 여건이다.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거듭했던 '드라마의 제왕' 후속이라 더 버거운 건 사실이다. 월화극 시청률 최하위라는 기존 성적표를 새로 쓰려면 습관적 시청자 마음을 움직일 과감한 한방이 절실하다.

권상우는 선전중인 '마의'와 '학교 2013'을 언급하며 조심스레 당부했다. "사극 시청률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어린 친구들은 치고 올라오니 싱숭생숭하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 솔직히 자신 있다. 첫 회 시청률만 보고 성급히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려가 기우가 될지 탄식이 될지 판단은 한 템포 쉬었다 하자.

사진=TV리포트 DB, SBS

송승은 기자 sse@tvreport.co.kr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