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들 기부 행렬.. 전주를 녹이다
13년째 선행 '노송동 천사' 효과 .. 릴레이 기부로 확산
[세계일보]새해에도 전북 전주에는 얼굴없는 천사들이 곳곳에 나타나 훈훈한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혹한의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오전 10시쯤 전주시청 생활복지과 직원은 50대 중년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여성은 "추운 날씨에 어려운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운을 떼더니 "라면 50상자를 전주시 생활복지과로 보낼 테니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청 직원이 후원자의 이름을 묻자 그는 "오히려 이웃을 돕는 액수가 적어 부끄럽다"며 한사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쯤 라면상자가 시청에 도착했다.
지난 8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여성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고 전주시청에 보내 온 라면 50상자.전주시 제공 |
같은날 오전 11시 우아1동 주민센터에도 중년 여성이 찾아왔다. 과거 우아1동에서 살다 최근 서울로 이사했다고 자신을 밝힌 이 여성은 대뜸 성금 100만원을 내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는 "저도 힘들지만 더 힘들게 생활하는 이웃에게 써달라"는 부탁만 했다.
최근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독지가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침대를 선물했다. 이 학생이 "얼마 전 무릎 수술을 받아서 방바닥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드리고 싶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침대를 선물하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이처럼 올해는 남몰래 이웃을 도우려는 숨은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 노송동에 나타난 '얼굴없는 천사의 사랑'이 릴레이 기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이 천사는 5000만원을 노송동 주민센터에 두고 갔다. 2000년부터 무려 13년간 남몰래 낸 성금이 2억9775만720원에 달한다.
전주시 관내 익명 기부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완산구 서서학동 100만원을 비롯해 평화1동 50만원, 시청 생활복지과 연탄 900장(50만원 상당), 덕진구 생활복지과 100만원·귤 40박스, 우아1동 100만원 등 평년보다 20∼30%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곳곳에서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온정이 강추위를 녹이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10일 "새해에는 얼굴 드러내기를 꺼리는 숨은 선행이 다양한 형태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사랑이 자연스럽게 지역민들에게 기부문화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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