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일고에는 '교복교실'이 있다

2013. 1. 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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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2년째 교복 물려주기 전통 지켜

학부모 부담 덜고 선후배 정 쌓아

경북 안동시 경일고등학교에 가면 본관 1층 현관 옆 빈 교실에 교복을 모아놓은 '교복교실'이 눈에 띈다. 다음달 졸업할 3학년생 180여명이 후배들에게 기증한 교복이 걸려 있다. 깨끗하게 세탁한 동복 118벌과 하복 81벌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일고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12년째 졸업하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 쪽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해 11월 중순 교복교실을 마련해, 신입생이나 1~2학년생들이 틈나는 대로 들러 옷을 골라 가도록 했다. 올해 들어서만 동복과 하복을 합쳐 30여벌이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경일고에 입학하는 진선교(16)군은 "친구 2명과 함께 교복교실을 찾아가 동복과 조끼, 하복 1벌씩을 골랐다. 옷이 깨끗하고 몸에 맞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진군은 "옷값을 돈으로 치면 40만원을 웃도는데,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준 것 같아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몸집이 커진 1~2학년생들은 작아진 교복을 교복교실에 걸어두고 선배들의 큰 옷으로 바꿔 간다. 3학년생들은 교복 주머니에 후배들에게 남기는 글귀를 적은 편지를 넣어두기도 한다.

권정건 경일고 생활지도부장 교사는 "교복을 물려받거나 바꿔 갈 때 전혀 돈을 받지 않는다. 교복 물려주기는 학생들에게 근검절약 정신을 심어주고, 선후배들 사이에 정이 두터워지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강인순(58) 경일고 교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일부 저소득층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복 물려주기를 해왔지만 4~5년 전부터 전교생으로 확대했다. 지금은 전교생의 80%가량이 교복을 물려주고 물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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