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유산',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억상실증

김윤겸 기자 2013. 1. 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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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윤겸의 블로우업] 국내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단연 기억상실증일 것이다. 매년 쏟아지는 수십편의 드라마에서는 의례히 기억상실증은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지난해의 경우 '신들의 만찬' '해운대 연인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에서 기억상실증이 활용됐다. 새해 들어서도 드라마속 인물들의 기억상실증 '과다 발생' 현상은 지속된다.

6일 방송된 MBC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 2회에서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려다 사고를 당한 민채원(유진 분)이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기억상실증은 두가지 모티브(motive)를 제공한다. 등장인물 간의 극적인 관계설정과 기억을 찾는 과정을 통한 일종의 서스펜스다. 다시 말해 서로 이질적인 위치와 환경에 있던 인물들을 엮어주는 역할을 하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당사자가 기억을 찾아가면서 얽힌 이야기 구조나 인물관계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백년의 유산'에서 민채원의 기억상실증은 이세윤(이정진 분)과의 만남과 향후 일어날 정서적 유대감을 엮어주는 장치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채원이 철규(최원영 분)와의 이혼과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얽힌 실타래 역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드라마 소재가 다양화 됐음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재들은 여전하다. 고부갈등과 불륜 등의 소재는 여전히 여러 패턴으로 변주돼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억상실증 역시 지난 2002년 제작돼 한류드라마의 효시로 꼽히는 '겨울연가'나 현재의 드라마에서도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천편일률적인 소재는 물론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소재이기 때문은 분명하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 같은 소재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우선 소재 발굴에 소극적인 드라마 작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드라마 속의 세상은 때때로 실제 현실을 왜곡하는 형태로도 부닥치게 된다. 처가 식구들이 드라마 속 고부갈등을 보고 결혼을 반대했다는 개그맨 정준하의 에피소드는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백년의 유산'은 3대째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엄팽달(신구 분)의 집안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드라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회 방송에서는 채원의 이혼을 둘러싼 고부갈등과 정신병원 감금 사건 등 다소 자극적인 소재로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나이 차 많이 나는 커플, 부인과 사별 후에도 처가살이를 하는 중년의 사랑, 백수남편과 억척 부인의 이혼 등 흥미요소를 이끌어갈 다양한 소재가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굳이 뻔한 소재인 기억상실증과 고부갈등을 앞세워 등장인물을 시작부터 극한상황으로 내몰아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티브이데일리 김윤겸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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