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 세금 늘고, 탈세 제보 최고 10억 포상금
세법 개정으로 2013년 납부해야 하는 세금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 고소득자는 지금까지 내오던 금액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이 도입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범위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직장인에게 도움을 줬던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축소된다. 다만 저소득층 대상 비과세 재형저축은 부활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에 따라 탈세를 제보할 경우 포상금 액수가 최고 1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고소득자 세금 증가
31일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은 고소득자의 과도한 소득공제 혜택을 막기 위해 소득세 특별공제 종합한도를 1월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공제한도는 2500만원이다. 한도에 포함되는 소득공제 종류는 보험료·의료비·교육비·주택자금·비정기부금·청약저축·우리사주조합·창투조합 등 출자와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다. 주로 연소득 1억원 이상 고소득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적공제·근로소득공제·4대 보험료·연금저축·법정기부금·장애인 관련 비용 등은 한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종전대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은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하된다. 정부 안은 3000만원이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2000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연리 3%라고 가정하면 6억7000만원 이상 은행 예금이 있는 사람들이 해당한다. 그러나 근로소득 없이 금융소득만 2000만~4000만원 있는 이자 생활자는 실질적인 세 부담이 전혀 늘어나지 않는다. 금융소득에서 2000만원을 뺀 금액으로 과세표준을 산출하는데 여기에 적용되는 세율이 기존 이자소득세율 14%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연봉이 5000만원이고 금융소득이 3000만원인 경우 지금까지는 연 420만원가량 세금을 냈지만 앞으로는 100만원가량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낮아진다. 직불형카드 사용 유도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현행 20%에서 15%로 축소된다. 현금영수증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20%에서 직불형카드와 같은 30%로 오른다.
서민대상 비과세 재형저축이 다시 시행된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 금액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가 대상이다.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를 전액 면제받고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연간 600만원 한도로 낸 장기펀드에 소득공제를 신설하려던 정부 조치는 백지화됐다.
■ 탈세 제보 최고 10억원
'세파라치'로 불리는 탈세 제보자에게 주는 포상금은 최고 10억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보다 2배 증액된 것이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시민들의 탈세 제보를 많이 받겠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에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탈루·체납세액을 적극 환수해 복지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힌 것과도 관련이 있다.
당초 2012년 말 종료 예정이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기간은 1년 연장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무거운 세율(50~60%)을 적용하는 것으로, 참여정부 부동산 세제의 핵심이었다. 당초 정부 안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를 폐지하는 것이었지만 국회는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고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로 제도를 존치시키는 대신 1년 더 유예키로 했다.
정부가 폐지를 추진했던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제도는 존치하는 대신 1년 시행을 유예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할 때 장기보유 특별공제(최대 30%)를 적용한다는 내용은 폐지됐다. 단기보유 주택의 1년 내 양도세율을 50%에서 40%로, 2년 내 양도는 40%에서 기본세율(6~38%)로 하자는 '단기보유 주택 양도세 중과 완화' 역시 폐지됐다.
10억원 이상 예치된 국외 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정부 안은 신고 대상 국외 금융계좌를 기존 현금과 증권 계좌에서 채권, 파생상품, 집합투자증권 등 모든 금융자산 관련 계좌로 확대하는 방안만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어길 경우 처벌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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