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시장 박근혜號, 부동산시장 살아날까?
취득세 감면 연장 시행 시기에 관심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야당 반대' 제한적MB 야심작 보금자리주택 제도 손질 목소리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라 박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서는 박근혜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이명박 정권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서민주거복지가 가미된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 나올만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거의 나온 상황이라 파괴력있는 새로운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박근혜 당선인의 정책 방향이 시장친화적이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새로 출범할 정권은 부동산시장을 유지(연착륙)하는데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도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상 반대 등 부동산 경기에 우호적인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다.
올 연말로 끝나는 취득세 50% 감면 조치(9·10 대책)를 1년간 늘리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이다.
특히 문재인 후보도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를 공략으로 내세웠던 만큼 업계에서는 여야 이견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시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취득세 감면 조치는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는 직접적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취득세를 절반 감면하는 9·10 대책 시행이후 10월 주택거래량은 6만641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에 그쳤고, 지난달에는 7만2050건으로 8% 감소하는 등 효과를 봤다.
다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공백기가 발생, 이 기간동안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당선자인 공약했던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민간주택에 대해서는 상한제를 폐지해 다양한 품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취지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지난 9월 내놨던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대책의 경우에도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지금 수준에선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소유한 집의 지분 일부를 캠코 등 공공기관에 팔 수 있게 하는 '하우스푸어' 대책은 현실화되면 매물 압박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정부가 세입자들의 월세를 보증하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로 불리는 '렌트푸어' 대책의 경우 대출금이 많아 전세가 안 나가는 일부 주택의 경우 전세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월세와 다를 바 없는 이 제도에 대해 세입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실현이 가능하다면 대단한 공약"이라며 "하지만 월세를 내는 것과 비슷한 이 정책에 대한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기존 월세보다 얼마나 저금리로 대출해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대표작인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박근혜 정부 들어서 변화할 방향에 건설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업계는 보금자리 정책이 거래위축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하며, 임대주택을 확대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MB정부의 상징인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신정부가 들어서면 분양위주에서 임대위주로 전환되고, 이름도 바뀌는 등 어떤 형태로든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규제 완화 등 부동산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이란 견해가 많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기에는 현재 주택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 부동산 시황에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최소한 현재보다 발주 물량 증가와 아파트 가격 안정을 통한 추가적인 분양 시황 침체를 막아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새 대통령 당선자의 시장친화적인 성향이 연착륙에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부채 해소, 글로벌 경제 회복 등이 선행돼야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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