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SBS 드라마 실속없는 흉년 '신품' '추적자' 겨우 체면치레

송승은 2012. 12. 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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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송승은 기자] 2012 임진년 SBS에서는 '샐러리맨 초한지' '유령' '옥탑방 왕세자' 등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다. 드라마 풍년을 겪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드라마국 사령탑 구본근 센터장은 사견이라며 올해 최고 드라마로 '신사의 품격'과 '추적자 THE CHASER' 를 꼽았다. 올 한해 총평에 대해서는 "시청률이 안 나와 괴롭다"며 말을 흐렸다. 기대만큼 논란도 많았던 SBS 드라마를 살펴봤다.

◆ '샐러리맨 초한지' '추적자' 우려 씻고 성공적 결실

올해 SBS에서 방영된 월화 특별기획 시청률 성적은 '샐러리맨 초한지'(장영철 정경순 극본, 유인식 연출)와 '추적자'(박경수 극본, 조남국 연출)가 가장 우수했다.

'샐러리맨 초한지'는 1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해 3월 13일 종영됐다. 최종회 시청률은 21.7%(AGB닐슨, 전국기준). '자이언트' 제작진과 이범수 정겨운 정려원 홍수현 이덕화 등이 합세했다.

중국의 고전 '초한지'에서 캐릭터를 빌려와 대한민국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담았다. 코믹 첩보, 액션, 서스펜스, 스릴러, 로맨스를 골고루 녹여냈다.

5월 28일 첫 전파를 탄 '추적자'의 주된 플롯은 부조리한 현실과 권력암투에서 비롯된 딸의 희생에 대한 아버지의 복수다.

진부한 소재가 공감을 일으킨 이유는 복수가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속사포같이 빠른 전개와 반전의 연속이었다. 7월 17일 최종회는 22.6%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방영 전 뜨거웠던 관심과는 달리 아쉬움을 남긴 작품은 '패션왕'(이선미 김기호 극본, 이명우 연출)과 '신의'(송지나 극본, 김종학 연출)다.

유아인 신세경 이제훈 유리 주연의 '패션왕'은 3월 19일부터 5월 22일까지 방영됐다. 동대문시장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데 실패했다. 9.6%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8월 13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방영된 이민호 김희선 주연의 '신의'는 10.1%를 기록, 두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하며 퇴장했다. 김희선이 결혼 후 선택한 첫 작품인 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제작비나 시간적 제약으로 새로운 의학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던 초반 기획의도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했다.

'신의' 후속으로 11월 5일 첫 방송된 '드라마의 제왕'(장항준 이지효 극본, 홍성창 연출)은 배우 김명민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명민 효과를 노렸지만 시청률은 한자리대에 머물고 있다.

◆ 화제작 '옥탑방 왕세자' '유령' SBS 체면 유지

수목 특별기획으로 방영돼 그나마 체면을 지켜준 드라마는 '옥탑방 왕세자'(이희명 극본, 신윤섭 안길호 연출)와 '유령'(김은희 극본, 김형식 박신우 연출)이다.

'옥탑방 왕세자'는 3월 21일 첫 전파를 탔다. 박유천 한지민 이태성 정유미 등이 출연했으며, 5월 24일 최종회 시청률은 14.8%다. 왕세자가 세자빈을 잃고 300년의 시간을 초월, 21세기 서울로 날아와 전생에서 못다한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이 기둥 줄거리다.

5월 30일부터 8월 9일까지 방영된 '유령'은 범죄 수사물 신드롬을 일으켰던 '싸인'의 시즌2라 할 만큼 세련된 연출과 영상미, 탄탄한 스토리,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문직 드라마라는 현수막을 내걸고는 러브스토리만 난무하던 작품과는 달리 '유령'은 철저하게 사이버 수사대원들의 삶을 진중하고도 세밀하게 다뤄 명품드라마로 각광받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12.2%다.

올해 수목드라마의 첫 스타트는 '부탁해요 캡틴'(이재연 극본, 주동민 연출) 이다. 3월 8일 8.5% 시청률로 종영됐다.

1월 4일 첫 방송된 후부터 쏟아지는 혹평에 내내 몸살을 앓았다. 여성 파일럿 성장기를 통해 찡한 감동을 전하겠다는 제작진의 처음 의도와 달리 항공 드라마란 실체는 실종되고 시청률에 급급해 파일럿 성장과정이나 항공 에피소드의 재미도 반감됐다.

'아름다운 그대에게'(이영철 극본, 전기상 연출) 는 8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방영됐다. 설리 민호 이현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남장미소녀가 남자 체고로 위장전학 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생존기를 다뤘다. 5.2% 시청률로 종지부를 찍었다.

후속으로 10월 10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대풍수'(박상희 남선년 극본, 이용석 연출) 는 지성 지진희 김소연 이윤지 등 화려한 캐스팅과 달리 저조한 시청률 행진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출연료 미지급 논란으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풍수'는 국운이 쇠한 고려 말 권력 주변의 도사들이 난세 영웅인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팩션 사극. '뿌리깊은 나무'를 이을 명품 사극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회당 3억 원이 넘는 높은 제작비와 캐스팅 문제로 당초 50부작이 36부작으로 최종 편성됐다.

◆ '신사의 품격' 장동건 코믹연기 제대로 먹혔다

주말 특별기획 '신사의 품격'(김은숙 극본, 신우철 연출) 은 SBS의 자존심을 세워준 작품이다. 젠틀맨이 되고 싶은 네 남자와 그들을 사랑하는 네 여자의 일상을 코믹하게 스케치한 로맨틱 드라마다.

장동건의 '도진앓이'와 어록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인기를 증명하듯 5월 26일 14.1%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곧 20%를 돌파, 동시간 1위를 탈환했다. 8월 12일 최종회 시청률은 23.5%를 기록했다.

시청률에 비해 연기자들의 열연이 더욱 돋보인 작품도 있었다. '내일이 오면'은 지난해 10월 29일 시작해 4월 22일까지 방영됐다. 최종회 시청률은 17.7%다. 김정수 작가의 기존 작품에서 보듯 인간에 대한 접근과 따뜻한 정서를 한 여자의 삶을 통해 녹여냈다.

3월 17일 첫 방송된 '바보엄마'는 5월 20일 11.5% 시청률로 20회 종착역에 안착했다. 최문정의 동명소설을 모티브로 박계옥 작가가 집필했으며 지적으론 부족하나 주는 것 밖에 모르는 바보엄마의 사랑을 표현했다.

삼대에 걸친 세 여자의 갈등을 사랑과 용서로 풀어가는 화해의 과정을 그렸다. 하희라 김현주 신현준 등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기 어려울 만큼 출중해 각자 캐릭터에 힘을 실었고 작품의 완성도도 한 단계 성큼 올려놓았다.

8월 18일 전파를 탄 '다섯 손가락'(김순옥 극본, 최영훈 연출)은 비극적인 과거의 젊은이들이 불행과 상처를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뤄간다는 줄거리다.

채시라와 차화연이 '다섯 손가락'을 용케 지탱했다. 끝없는 악행과 진부한 복수극으로 막장이란 불명예를 두 배우의 명품 연기가 구원했다. 11월 25일 최종회는 11.4% 시청률을 기록했다.

문근영 박시후 소이현 등이 출연하는 '청담동 앨리스'(김지운 김진희 극본, 조수원 연출)는 12월 1일 첫 방송됐다. 한자리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애초 수준 높은 대중 드라마를 내놓겠다는 약속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되묻고 싶다.

사진=SBS

송승은 기자 ss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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