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다리 부러지는 시골밥상에 어르신 손맛은 덤!
[전북 완주]
쌈밥, 단호박찜, 버섯강정, 손두부...
이름만 들아도 입안에 군친이 도는 시골 음식들을, 시골에서 직접 키운 친환경 농산물로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있다. 여기에 외할머니 정성어린 손맛을 그대로 살린 베테랑 어르신 쉐프들의 손맛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새참수레'가 그곳. 이곳은 일반 음식점과 달리 65세 이상 지역 농민과 어르신들이 쉐프로 변신해 직접 가꿔 만든 친환경 농산물로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새참수레'는 보건복지부 '고령자 친화형 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억 2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노인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완주군의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완주시니어클럽이 친환경농법 공동농장을 운영하며, 노인 인력을 파견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두부, 청국장, 김부각 등 50여 개의 음식을 만들어 이곳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새참수레'는 65세 이상 지역 농민과 어르신들이 쉐프로 변신해 직접 가꿔 만든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는 음식점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영업시간은 점심은 오전 11시 30분~2시, 저녁은 오후 6시 30분~8시까지다.
'새참수레'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완주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로컬 푸드와 슬로푸드 개념을 노인 일자리와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로컬 푸드 1번지'라 불리는 전북 완주군은 영농규모가 작고, 나이가 많은 고령 농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들의 연간 소득은 500만 원~1000만 원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편에 속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완주군 농민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마땅히 판매할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대규모 농가와는 달리 소규모로 운영되다보니 재료비와 인건비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은 물론, 저렴한 수입산 농산물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도 현저히 밀린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완주군은 지난해부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 밥상 꾸러미 사업'과 '로컬 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며 소규모 농가에 활력을 주고 있다. 김정은 완주시니어클럽 실장은 "친환경 영농사업단의 유통판로를 고민하다 3년 전부터 농산물을 활용해 밑반찬과 도시락 사업을 하며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어르신들의 욕구를 반영,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업그레이드시킨 아이템이 바로 '새참수레'"라고 설명했다.

'새참수레'는 보건복지부의 '고령자 친화형 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억 2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완주군의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완주시니어클럽이 그동안 친환경농법 공동농장을 운영하며, 노인 인력을 파견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두부, 청국장, 김부각 등 50여 가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점심 영업이 시작하기 3시간 전,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지난 11월에 문을 연 이곳은 65세 이상 어르신 9명이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눠 일하고 있다. 주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5명의 어르신 쉐프가 정갈한 앞치마와 모자를 두르고 분주한 손놀림으로 음식 만들기에 바빴다. 금방 뜯어온 싱싱한 채소를 찬물에 씻어내면, 한쪽에서는 먹기 좋은 모양으로 자르고 볶고, 5명이 한 몸이 된 것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여 개가 넘는 메뉴를 50인분씩 준비하려면 '스피드가 생명'이라고 강조하는 오민자(65)어르신은 30년 넘게 각종 레스토랑에서 주방장을 역임했다. 그는 베테랑답게 멸치 육수를 우려내는 동시에 단호박을 솥에 안치더니 신참 어르신이 만든 월남쌈에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했다. 삶은 나물에 양념을 묻히는 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차려진 밥상 한가득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들로 가득하다. 쌈밥, 단호박찜, 버섯강정, 각종 제철 나물, 직접 만든 손두부, 장아찌류 등 종류도 20여 개나 된다. 어르신들의 정성어린 손맛이 묻어나는 음식 맛 또한 일품이다.

이곳은 65세 이상 어르신 9명이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눠 일하고 있다. 새참수레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평균 나이는 70대로, 자신이 만든 음식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환한 미소를 띄고 있다.
손맛의 비결을 묻자, 오민자 쉐프는 "직접 키운 친환경 농산물이라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맛이 난다."며 갓 뜯어온 겉절이 배추를 한입 베어 물었다. "이렇게 그냥 먹어도 고소한데, 50년 넘게 음식을 만든 어르신들의 손맛과 정성이 담겨 있어 맛있지 않을 수 가 없지."라며 웃는다.
옆에서 분주하게 무쌈말이와 김밥을 말던 박균례(76) 쉐프는 "노인들은 집에 가만히 있으면 아픈 곳 투성이"라며 "이 나이 먹어서도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같이 연구하고, 손자·손녀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선보이며 꾸준히 다양한 메뉴를 배울 수 있어 즐겁다. 하루하루가 신이 난다."고 어깨를 들썩이며 이야기했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직장을 가져본다는 소은례(72) 쉐프는 평생을 소작농으로 살며 시장에 나가 노점 장사를 했다. 이처럼 쉐프들은 나이가 먹고 힘에 부쳐 농사일에 손을 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하루 4시간만 나와서 일하고, 오후에는 다른 업무를 볼 수 있어 좋다."며 "짧은 시간에 서로 협동해서 20개가 넘는 음식을 만들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새참수레는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로 쌈밥, 단 호박찜, 버섯강정, 각종 제철 나물, 직접 만든 손 두부, 장아찌류 등 20여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다.
"평생 누구 엄마라고만 불리다가 내 이름을 불러주니까 그렇게 설렐 수가 없지요." 하정순(70)씨는 "우리 가족 말고는 내 음식을 맛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직장 생활도 처음이고,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해줄 때면 뿌듯하다. 모든 것이 새롭고 일하는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총 2층짜리 건물인 새참수레의 1층에는 60좌석을 갖췄고, 2층 연회장에는 120좌석이 마련돼있다. 규모가 꽤 큰 편인데도 식사시간이면 몰려드는 손님들로 어느새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 이 날도 점심시간이 되자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어르신들의 손맛을 보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테이블은 어느새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완주군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선혜(42)씨는 "예전에 어르신들이 만든 새참 도시락을 6개월 정도 이용했다."며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땅히 점심을 해결할 곳을 찾지 못했는데, 어르신들이 만든 도시락을 이용해보고는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해 계속 이용하고 있다. 어릴 적 외할머니가 해주신 손맛 그대로라서 더욱 감동이다."라고 말했다.

새참수레를 찾은 손님들이 옛 추억에 빠져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릴 적 먹던 외할머니의 손맛을 잊지 못한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참수레 외에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레스토랑 '아하라'도 이곳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완주군 고산면 지역경제 순환센터 내에 문을 연 건강식 농가 레스토랑 '아하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컬 푸드로 정갈한 채식 밥상을 차려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완주군의 표고버섯을 비롯해 경천의 대추, 봉동의 생강, 고산의 마늘, 화산의 양파 등 완주군에서도 우수한 식재료를 선별해 밥상에 내놓음으로써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한편,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에서도 오는 12월 14일 녹두를 테마로 한 맛깔스런 어머니 밥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완주군청 관계자는 "'새참수레'나 '아하라'는 지역농민과 어르신들이 소득향상과 일자리 창출이란 1차적 목적 외에도 믿을 수 있는 농산물과 정성으로 도시민에게 건강을 선물하자는 공익적 의미가 담겨진 곳"이라며 "앞으로 농업을 관광 상품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기자 박기태(대학생) sosrncnf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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