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해산물, 지금이 제철" 경남 환상 먹거리를 찾아라!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2012. 11. 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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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불식(不時不食-제철이 아닌 것은 먹지 않는다)'은 중국의 성인 공자가 행한 식습관이다. 이처럼 제철음식은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어느새 찬바람이 불고, 첫눈까지 내렸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산지의 음식들이 사라질 때면 바다는 그 어느 곳보다 풍부한 음식을 내놓는다.

청정해역이라 불리는 경상남도 통영은 이맘때가 가장 먹을 것이 많은 시기이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물론 대하, 개불 등의 각종 해산물이 항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장사꾼의 말처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다' 가을보다 풍성한 겨울을 맛보기 위해 경남으로 떠났다.

제철음식이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시장으로 가면 된다. 통영시 서호동에 있는 '서호시장'은 인심 좋은 상인들과 제철을 맞은 해산물들이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좌판에는 싱싱한 생선들이 펄떡이며 힘을 과시하고, 멍게와 개불 등은 알록달록한 색을 뽐내며 활력을 주고 있다.

어떤 해산물이 맛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 한 어르신이 "멍하게 보면 아나? 이것저것 다 먹어봐야 알지. 저쪽의 '다찌'집 가면 싹 다 먹을 수 있어."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사투리로 말하는 어르신에게 왠지 모를 믿음이 갔다.

▶상다리 휘어지는 제철 해산물 한 상, 다찌

'다찌'는 어원은 확실치 않으나 '다 있다'의 줄임말 혹은 일본의 '다찌노미(선술집)'와 '다찌바(서서 먹는 곳)' 등에서 유래됐다는 설들이 있다. 이는 각종 제철 해산물을 한 상 차려주고(술 3병) 술을 더 주문할 때마다 다른 메뉴를 추가로 주는 요리다.

상차림은 가게 주인이 그날 장을 본 재료로 차리는데, 날씨나 계절에 따라 메뉴가 바뀐다. 때문에 '가장 좋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본메뉴를 시키니 넓은 상 위는 해산물로 넘쳐났다. 접시 위에 쌓인 굴이며, 싱싱한 회 등은 마음마저 푸짐하게 만들었다. '맛있는 요리에 인심은 덤'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요리에는 한마디 더 추가해야 되지 싶다. 푸짐한 해산물도 덤이다.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이 나온다고 해서 막 담겨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접시 하나하나 깔끔하게 요리해 정갈한 맛을 더했다. 각각의 요리는 바다 사람의 넉넉한 정을 느끼기 충분했다.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다찌의 장점은 각종 해산물만 상에 올라온다는 것이다. 개불은 오도독 씹히다가 단맛이 느껴졌고 방어와 수미는 육질이 단단해 씹을 때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다찌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수찬 씨는 "오늘 오징어가 없어서 산낙지로 대신 내왔슴더. 오늘은 고마 이걸로 잡수이소."라고 기분 좋게 말했다.

▶'향'으로 먹는 '통영 굴'

이날 맛본 굴, 방어, 참소라, 개불, 관자 등의 음식은 흠잡을 때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통영 굴은 이제껏 맛본 굴 중 최고의 맛을 자랑했다. 생굴, 석화 구이, 굴전, 굴 튀김 등 다양하게 맛보는 통영의 굴은 입속에 바다를 선물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굴은 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양식은 자연산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굴은 다르다. 양식이라도 특별한 약을 쓰거나 사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청정해역에 씨를 뿌리는 것이 고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굴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양식과 자연산을 따지지 말고, 최대한 빨리 싱싱한 굴을 먹는 것이 좋다.

이곳의 굴은 맛도 맛이지만 '향'이 좋다. 시원하게 목을 넘어가는 생굴과 그 뒤에 느껴지는 쌉싸름하고 단 굴의 향이 여운을 주기 충분하다. 석화 구이로 먹었을 때는 탱탱한 식감이 배가되고, 전으로 먹었을 때는 기름, 달걀과 어울리는 굴의 고소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순식간에 굴전 접시가 동나자 주인장은 "서울 양반들이 이제야 제대로 된 굴 맛을 아셨나 보네"라며 "굴 못 먹는 사람도 통영 굴은 먹고 또 찾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밖에도 남해바다에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철을 맞았다. 경남 고성의 대하를 비롯해 마산의 아구찜까지. 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길목에서 경상남도의 바다는 풍성하기만 하다.

▶ 추운겨울에는 국물 요리로 딱, 대하와 아귀

고성의 대하는 일반적으로 가을을 제철로 알고 있지만 9월부터 11월까지, 늦게는 12월까지도 즐길 수 있다. 생으로 먹었을 때는 달콤하고 싱싱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소금구이로 먹을 때는 깨물면 톡 하고 터지면서 새우 특유의 고소함을 맛볼 수 있다. 대하가 부족하고 더 시키기에는 가격이 부담된다면 대하 칼국수를 먹는 것도 방법. 따끈한 국물과 시원한 대하 맛이 추운 날씨에 얼린 속을 훈훈하게 달래준다.

겨울철 아귀도 별미 중의 별미다. 몸에 열을 내고 잃은 입맛을 돋우기에 아귀찜만 한 요리도 없다. 경상남도에는 창원이 마산 아귀찜으로 유명하다. 마산 아귀찜은 말린 아귀를 쓴다는 점이 특징인데 아삭한 콩나물과 꼬독꼬독하게 씹히는 아구의 매콤한 만남이 술 안주로도 제격이다.

시원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아귀탕도 추천한다. 콩나물과 파, 쑥갓 등을 넣어 끓인 아귀탕은 숙취해소와 피부미용에도 좋고 맛까지 훌륭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귀탕은 비릿할 만도 하지만 그렇지 않고 콩나물과 어우러져 시원한 맛을 준다. 국물도 기름기 없이 깔끔해 밥 한 공기를 말아 먹어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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