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이력서는 달라야 한다

2012. 11. 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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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는 여자들의 커리어를 무 자르듯 잘라버린다. 어린이집도 베이비시터도 믿을 수 없다 보니 내 아이를 위해 커리어를 희생하는 엄마들. 다시금 직장에 다니고 싶어도 한 번 경력이 단절되고 나면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줌마는 미혼보다 훨씬 현명하며 경험치가 높은 인재다. 아줌마답기에 더 잘할 수 있고 아줌마답기에 처녀보다 유리하다. 고정관념을 깨는 아줌마의 재취업 전략!

◆ 아줌마의 이력서

① 문방구표 이력서는 NO

문방구나 할인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력서는 정식 직원보다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준비가 미흡하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 이력서에는 기본 인적사항 이외의 특별 사항을 쓰기가 애매하다. 가급적이면 인터넷으로 '지원서'나 '입사지원서' 양식을 검색해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양식은 사실 좀 과하고, 회사에 따라서는 못 보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 워드나 아래한글 양식을 쓰는 것이 좋으며, 2가지 버전을 만들어두면 편리하다.

② 제목이 상큼하면 첫 출발이 산뜻하다

인사 담당자들이 이력서에서 가장 처음 보는 부분이 바로 '이력서', '입사지원서'라는 제목이다. 이 제목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조금 다른 표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장점이나 지원 분야와 연관된 장점을 포함한 메인 카피를 생각해볼 것. 물론 지원 분야는 이력서 상단 부분에 반드시 표기해둬야 혼선이 오지 않는다.

③ 사진도 취업 준비 자세를 대변한다

아이를 키우며 집에 있다 보면 왠지 증명사진과는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그대로 쓰는 건 좋지 않다. 특히 사진 속 얼굴과 현재의 얼굴이 많이 달라진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평상복 사진, 즉석 사진, 배경이 있는 사진은 아무리 잘 나왔어도 쓰지 않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 가급적 직장인 느낌이 나는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촬영하고, 사진관에서 과도한 포토샵을 하지 않도록 미리 얘기해둔다. 인사 담당자는 이력서에 첨부한 사진에서도 성실성과 준비성을 본다.

④ 괜찮은 아르바이트는 '경력사항'에 적어라

경력사항은 정식 회사, 즉 고용보험 가입 기준으로 기술하는 것이 원칙! 하지만 장기 아르바이트의 경우 경력사항에 기재해도 무방하다. 나중에 경력을 계산할 때 빠지게 된다 하더라도 서류심사 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다. 또 이 칸에 소속 직위나 회사 이름만 적지 말고 당신이 수행했던 업무 내용을 간략하게라도 적는다.

⑤ '기타 활동' 사항의 전략적인 활용

경력 단절 여성들은 정식 회사 근무 경험은 없지만 아르바이트, 공부, 블로그 등의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일반 이력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항목이 없는 경우가 많다. 공백 기간을 조금 더 전략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별도의 칸을 따로 만들어 핵심적인 활동 내용을 정리하면 조금 더 전문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이 지원 분야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 오히려 사족일 수도 있다.

⑥ '가족사항'에서 '걱정'을 미리 차단한다

경력 단절 여성들은 '가족사항'을 남다르게 활용해야 한다. 간략한 가족 소개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육아나 가사 대한 역할 분담이나 전담을 누가 한다는 표현을 명확하게 적어두어야 한다. '비고'란을 활용하자. 사실 회사에서 기혼 여성을 꺼리는 것은 육아나 가정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이력서에 제시해주면 효과 만점!(물론 취직하기 전 실제로 가족들과 합의를 봐야 한다. 거짓말로 썼다가 취직이 취소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왕 뻔뻔해지는 거 더욱 과감해지세요. 채용 공고가 나온 기업에만 지원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별적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충실하게 준비한 후 다양한 기업에 먼저 이메일로 지원해보는 것이 새로운 일자리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방법입니다."

◆ 아줌마의 자기소개서

① 아가씨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경력 단절 여성들은 대부분 재취업 시 소극적인 면을 보이고, 스스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미혼 여성보다 기혼 여성의 장점이 많다! 특히 성실성, 인내심, 책임감과 주인의식 등은 엄마가 되는 순간 갖게 되는 장점이다. 이런 장점들이 선행되고 있으니 열등감보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자.

② 아줌마의 '경험'은 특별하다

막연한 자신감은 금방 들통 난다. 자신이 잘한다는 증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당신이 잘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그리고 '기존 경험이 앞으로 직무에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궤변은 피할 것. 당신의 장점을 먼저 결론으로 제시한 후 그 장점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와 경험을 반드시 함께 써 나가는 방식이 좋다. 단순히 '사교성이 좋다'가 아니라, '애 낳으러 들어갈 때도 옆 침대 산모와 친구 먹었다'고 써라. 경험이 흥미롭고 특별하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지원자 10명 중 당신만 기혼이라면 당신의 경험치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그걸 찾아내는 것이 아줌마 자기소개서의 관건이다. 단, 봉사활동 사항은 조심하자. 대졸 신입사원이라면 모를까, 기혼 여성의 봉사활동은 너무나 '바빠 보인다'.

③ 절박하게 굴지 말자

'뽑아만 주신다면', '집안 사정 때문에 무조건 취업해야 합니다' 같은 표현은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을 남긴다. 굽실댄다고 서류가 통과되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말줄임표(…)는 자기소개서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부호다. 부모님 이야기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독이다. 나이가 서른이 넘고 가정까지 있는 사람이 성장 과정에 부모님을 언급하는 것도 문제다. 사람이 불쌍하다고 뽑아주는 인사 담당자는 세상에 없다. 차라리 시크하게 자신을 과시하는 자기소개서가 훨씬 남달라 보인다.

④ 변명하지 않는 것이 전략이다

많은 여성이 결혼 후 육아 등의 공백 기간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느라 자기소개서의 상당한 분량을 낭비한다. 이런 내용은 오히려 당신의 공백 기간이 더욱 커 보이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변명들은 과감히 자기소개서에서 생략할 것. 어차피 면접 때 질문이 나올 테니 그때 답변하는 것이 좋다.

⑤ 모성애는 리더십이다

아이가 있다면 누구나 갖게 되는 '모성애'. 이것은 당신에게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기업이 뽑고자 하는'리더십 있는 인재'가 바로 당신이다. 당신은 상대의 역량을 믿고 끌어주며, 다른 구성원을 잘 배려할 줄 알고 리더 경험이 있다. 왜? 아이를 키워봤고, 학부모들을 접해봤으니까. 앞장서서 끌고 나가는 솔선수범형 리더인지 멤버들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배려형 리더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자기소개서에서 어필하자.

◆ 아줌마의 면접

① 상견례 자리라고 생각해라

요즘은 근무 환경, 기업 규모에 따라 근무 복장이 유동적이다 보니 편안한 복장으로 면접에 임하는 기혼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상황의 상견례라는 생각으로 격식을 갖춰야 한다. 비즈니스 우먼의 느낌이 나는 기본적인 정장이면 충분하다. 또 상견례 자리에서 과하게 성격을 보여주거나 너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는 없다. 적당한 정장, 적당한 예의, 적당한 답변이 정답이다. 수년 전의 상견례 자리를 떠올려보자.

② 나이가 어려도 상사로 대접해라

면접관이나 상사가 당신의 동년배이거나 나이가 적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실 새로 들어오는 직원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상황은 상사가 더 불편하게 느끼는 문제다. 그러니 '나이는 상관없다', '경력과 경험이 많은 선배들을 잘 모시겠다'는 마음가짐을 어필할 것. 또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당신이 먼저 다가가는 노력,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상대방의 불편을 해소시켜야 한다.

③ 결론부터 얘기하고 부연 설명해라

특히 기혼 여성들은 자기 얘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다가 면접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모든 면접 질문은 명확한 결론을 요구한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고 부연 설명하는 구성을 취하면 스스로 말하면서 생각할 시간도 벌 수 있고, 자칫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중도에 답변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명확한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답변하면 보다 강한 인상, 자신감 넘치는 인상을 남긴다.

④ 아줌마 특유의 뻔뻔함을 보여라

면접 자리라고 다를 것 없다. 예의는 차리되 위트를 겸비한 답변은 딱딱한 면접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면접이라고 벌벌 떨거나 눈도 못 맞추는 모습은 결코 아줌마답지 않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게 '아줌마' 아니던가? 나와 가족을 위해서라면 처녀들은 결코 못 따라올 아줌마의 사교성을 보여주자.

◆ 아줌마다운 깐깐함을 보여줘라

'묻지 마 지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 시간과 역량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그 회사와의 인연을 만들자.

●사장님의 자서전이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잡지에 애독자 엽서 쓰듯 사장님에게 자필 편지를 띄워라.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분야라면 공장이나 매장을 반드시 방문하고 분석적인 후기를 써둘 것.

●같은 업계의 경쟁사들과 비교하고 그 결과물을 블로그 등에 올려 공개해라.

●요즘 활동적인 엄마들은 블로그를 활발하게 운영한다. 스크랩만 하지 말고 세세한 평가를 올리는 등 노력해서 A급은 아니더라도 B급 파워 블로거가 되면 금상첨화.

●아줌마, 즉 소비자의 동향을 내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내가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걸 강조해라.

진행:최진주 기자 | 도움말:윤호상(인사PR연구소 소장, www.insa-team.com) | 참고 서적: < 뽑히는 자기소개서 >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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