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단풍의 비밀 공부하고 신나는 낙엽놀이 해봐요

2012. 11. 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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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높고 푸른 하늘, 알록달록 물든 단풍 아래 수북이 쌓인 낙엽 카펫 위를 마냥 걷고만 싶은 계절, 가을이에요. 요즘 산이나 들로 단풍 구경하는 사람으로 북적거린다는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동아일보 10월 24일자 A16면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단풍길에 대한 기사가 실렸네요. 그래서 오늘은 가을이 되면 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지를 알아보고, 재미있는 가을 놀이를 소개할 거예요. 자, 그럼 멋진 가을 여행, 떠나 볼까요?

○ 알록달록 단풍의 신비

식물의 잎은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내는 공장이에요. 잎의 엽록체에서는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과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섭취하고, 햇빛을 이용해 양분인 녹말과 깨끗한 산소를 만들어내죠. 이 과정을 광합성이라고 해요.

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엽록체에 있는 엽록소라는 초록색 색소 때문입니다. 물론 잎에 초록색 색소만 있는 건 아니에요. 빨간색, 노란색, 갈색 색소도 있죠. 봄이나 여름에는 다른 색소보다 엽록소가 많아 잎이 초록색으로 보여요.

엽록소는 추위에 약합니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파괴돼 점점 사라지는 이유입니다. 그럼 나뭇잎 속에 남은 다른 색소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을 '단풍 든다'고 말하는 거예요.

나무마다 다른 색깔의 단풍이 들죠? 잎에 들어 있는 색소의 종류와 양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느티나무와 은행나무에서는 카로티노이드라는 노란색 색소가 드러납니다. 갈색 단풍은 타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드러나면서 생깁니다. 단풍나무, 벚나무는 광합성에서 만들어진 당이 분해돼 안토시아닌이라는 붉은색 색소가 만들어지면서 붉은색으로 물들죠.

단풍은 기온이 낮아져 생기는 현상이니 기온에 따라 단풍 드는 속도가 다릅니다. 당연히 온도가 낮은 곳에서부터 단풍이 들죠. 그래서 꽃 피는 시기와 반대로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단풍이 내려갑니다. 도로변의 은행나무를 보면 어떤 것은 노란데, 어떤 것은 아직 초록색이잖아요? 장소마다 햇빛이 드는 정도가 달라 기온의 차이가 생기니까요.

○ 낙엽은 살아남기 위한 나무의 선택

식물의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은 줄기로 올라갑니다. 나무의 몸속을 청소하고, 촉촉하게 적셔줍니다. 또 세포를 탱탱하게 만들고 광합성을 통해 잎에서 양분을 만들도록 도와줍니다. 그런 다음에는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으로 빠져나와 공기 속으로 날아가죠. 이렇게 기공을 통해 물이 증발하는 현상을 '증산작용'이라고 해요.

날씨가 추워지면 세포의 활동이 약해집니다. 결국 식물은 뿌리에서 물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또 햇빛이 약해져 광합성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추운 겨울까지 잎을 달고 있으면 양분을 못 만들면서 증산작용으로 물만 빼앗깁니다.

그래서 나무는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잎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어요. 가을이 되면 잎과 가지를 연결하는 잎자루 끝에 '떨겨'를 만들고 물과 양분이 지나가는 길을 막아 잎자루가 가지에서 떨어지게 하는 거죠.

낙엽은 땅 위와 땅 밑에 사는 동물에게는 겨울 내내 따뜻한 이불이 되어 줍니다. 낙엽이 폭신하게 쌓인 곳을 살짝 들춰 보세요. 달팽이 쥐며느리 지렁이뿐만 아니라 여러 곤충의 알이나 애벌레를 볼 수 있어요. 물론 자신의 뿌리가 얼지 않고 겨울을 나도록 덮어주는 이불도 되죠.

또 낙엽은 흙 속 자연 미생물에 의해 잘게 분해돼 부엽토(腐葉土)가 됩니다. 지난해 쌓인 낙엽을 들춰보면 부들부들하고 촉촉하며 풋풋한 흙냄새가 납니다. 이게 부엽토예요. 나무가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최상급의 퇴비가 됩니다.

가을은 많은 식물이 열매를 맺는 계절이기도 해요. 열매가 중요한 건 그 안에 씨가 들어 있기 때문이죠. 식물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씨를 남기고 퍼뜨려요.

○ 가을 놀이하러 숲 탐험 떠나요

집 근처나 공원, 산으로 나가 단풍을 구경하고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기 놀이를 해 보세요. 어느 나무가 단풍이 들었는지, 햇빛을 받는 정도에 따라 단풍 든 정도가 정말 다른지 관찰해 보세요. 은행나무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해 가는 모습은 참 신기해요.

예쁜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꽂아 두세요. 잘 말린 다음 코팅해서 예쁜 책갈피를 만들거나 낙엽으로 연상되는 여러 가지 모양을 꾸민 다음 나뭇가지로 액자틀을 만들면 멋진 가을 액자가 됩니다. 도토리나 밤, 솔방울을 이용해 귀여운 인형 만들기를 할 수도 있고요. 또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곳을 들춰서 어떤 생물이 사는지 관찰해 보세요.

서울의 '북서울 꿈의 숲'에 가면 토요일마다 '서울 창포원 숲 탐험대'와 '꿈의 런닝맨' 등 재미있는 가을 놀이를 할 수 있어요. 남산공원에서는 일요일마다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가을 열매와 곤충, 수변식물을 관찰하는 '장충 교과서 자연학습'이 열려요. 또 '길동 생태공원'은 가을 숲에 둥지를 튼 철새를 찾아보는 '조류관찰 교실'과 '초록 생태 학교'를 마련했습니다.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예약하면 돼요.

경기 용인시 한택식물원에서는 11일까지 '가을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국화를 비롯해 다양한 가을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 열매와 씨앗 찾기, 단풍 모아 가을 액자 만들기 등 '가을 숲 오감체험여행'도 할 수 있어요.

또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인천수목원, 서울 동대문구 홍릉수목원 같은 지역 수목원과 전국의 자연휴양림은 숲 해설가의 생태 교육을 준비했습니다. 가을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재미있는 놀이와 공부까지, 일석삼조의 멋진 가을 탐험이 될 거예요.

고희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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