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인생 2막, 어떤 역할을 맡아 열연할 것인가

박소란 시니어조선 선임기자 2012. 10. 31. 09: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nd CAREER | "그동안 해온 일에 대한 경험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전혀 다른 제2의 직업을 물색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취미나 적성을 고려해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관련 정보를 부지런히 탐색해본다면 분명 길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년은 일반적으로 55세. 일본과 대다수 유럽 국가가 65세 이상이니 약 10년 이상 앞선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정년 이후의 삶을 위한 어떤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지 않는다. 은퇴, 그리고는 끝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다음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기존의 경력을 살리려 여기저기 기업체의 문을 두드려보지만 곧장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마련. 결국 퇴직금을 털어 창업을 해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한 창업이 녹록할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해법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운영국 정종보 국장은 말한다. "20~30년 동안 해온 일에 대한 경험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전혀 다른 제2의 직업을 물색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취미나 적성을 고려해 도움이 될만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관련 정보를 부지런히 탐색해본다면 분명 길은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키워드로 제시한 것은 다름 아닌 '취미'다. 지금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평소 자신의 취미를 살려 직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것. 서울노인복지센터 종로고령자취업알선센터 윤형준 팀장은 말한다. "취미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번쯤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시니어 세대는 그런 기회를 박탈당하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때 번쩍하고 뇌리를 스치는 하나의 아이템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난감한 일이다. 내 취미 중에 생업으로 삼을 만한 게 대체 뭐란 말인가. "그러니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취미라고 하면 대부분 독서나 등산을 꼽는데 그보다 풍요로운 경험이필요하죠. 멀리 여행을 간다거나 전시나 공연을 관람한다거나 하는 생활이 결국 중요한 의미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윤 팀장은 진로적성검사나 MBTI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교육학자 데이비드 보차드 역시 저서 <은퇴의 기술>에서 유사한 주장을 펼친 적이 있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것으로 그가 거론한 것은 '새로운 인생을 위한 테마 발굴'.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보차드는 바라는 미래를 그려보기, 머릿속 그림을 글로 표현하기, 열정이 무엇인지 아는 즉시 그 열정을 선언하기, 원하는 삶을 살고 바라는 모습이 되기 위해 인생 지도 만들기 등을 단계별로 실천하며 자신의 테마, 즉 핵심 주제를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테마를 찾았다면 그 다음은 직진이다. 원하는 직종이 어떤 업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해, 그것을 충족해나가면 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정종보 국장은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이 원하는 직무 능력을 조사하고, 해당 능력을 갖춘 인재를 파악하는 체계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기업마다 혹은 업종마다 각기 다른 요구 사항을 맞춤형으로 교육할 수 있는 직무 교육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전한다.

끝으로, 우리가 상기해야 할 점은 바로 '일의 의미'. 평균수명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퇴 이후의 삶은 이전의 삶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윤형준 팀장은 말한다. "은퇴 전의 일자리는 생계를 유지하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취미나 놀이는 아니죠. 하지만 은퇴 후의 시니어들에게는 그 이상입니다. 일은 일 자체이자, 취미이자, 놀이이자, 봉사이자, 소통의 매개입니다." 그러니 부디 일하는 즐거움을 오래오래 만끽하자.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열정이 있다면 지금 당장 Go, Go!

>> Check

| 정부에서 이런 일자리까지?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이 모두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의 고령자 일자리 사업은 크게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 시장형, 인력 파견형, 고령자 친화 기업, 시니어인턴십, 시니어 직능 클럽의 8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을 제외한 사업은 공공 영역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다.

극장이나 편의점 같은 민간 기업에서 인턴십을 거치거나(시니어 인턴십), 농어촌과 학교 등지에서 단기간 파견직을 수행(인력파견형)하는가 하면 10~15명이 모여 두부·된장 등을 제조하는 벤처기업을 만들 수도 있다(시장형). 또 동일한 직장 퇴직자들이 퇴직 전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 기회를 확대(시니어 직능 클럽)하기도 한다. 이들 일자리와 관련, 정부는 초기 단계에는 재정적 지원을 하되 이후에는 자생적 성장을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사업운영국의 정종보 국장은 말한다. "관심을 가지면 일자리 정보는 굉장히 많습니다. 스스로 부지런히 찾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지역 내 가까운 노인복지관이나 시니어클럽 등을 방문해 반드시 이력서를 등록해 놓으세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 Info

| 은퇴준비학교-앙코르 스쿨 개설

"직장생활을 위해 16년을 투자한 당신은 은퇴 후 30년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셨나요?"직장생활을 위해 16년이라는 긴 시간을 학교에 투자합니다. 하지만 은퇴 후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 교육법인 조선에듀케이션과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기업 시니어파트너즈는 베이비붐 세대의 집단 은퇴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발맞춰 은퇴준비학교-앙코르 스쿨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습니다.

기존의 은퇴 준비 교육이 재무 교육 일변도였던 데 반해 은퇴준비학교-앙코르 스쿨은 노후에 필요한 재무 및 비재무적인 교육과정을 조화롭게 구성했습니다. 특별히 본 교육과정은최근 5년간 실시한 시니어 트렌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기획해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준비했고, 시니어 전문 포털사이트와 연계해 커뮤니티와 멘토 기반이 완비되어 교육 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후속 관리가 가능합니다. 은퇴 후 30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싶은 개인 및 임직원, 고객관리가 필요한 기업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교육

명칭

: 은퇴준비학교-앙코르 스쿨

교육

목표

: 자가진단, Action Plan을 통해 나에게 맞는 맞춤형 은퇴 체계적 준비

교육

분량

: 총 40시간 분량(Full Version, 맞춤형으로 변형 가능)

강사

구성

: 은퇴 후 성공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최고경영자, 박사 출신의 전문 지식인으로 구성

교육

시설

: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53-35번지 여송빌딩 4층 조선교육문화센터(기업 연수 시설로도 활용 가능)

운영

기관

: 조선에듀케이션, 시니어파트너즈

커리큘럼

: 총 8개 과목, 재무 및 비재무 분야의 콘텐츠로 구성

문의

: 조선교육문화센터(1661-7833, www.yourstage.com/encoreschool)

>> Writer's Pick20~30년간 직장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제2의 직업 역시 반드시 그 연장선상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대신 본인의 취향과 적성을 존중해보는 건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자. 남들이 생각지 못한 아주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될 수도 있다.

1. 케어기버

자신이 지닌 자질을 더욱 의미있는 일로 발전시키고 싶다면 케어기버(Caregiver)만한 게 없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집에서 소일거리를 돕거나 병원에 동행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기버는 실버산업이 활성화된 미국과 일본에서는 대표적인 인기 직종. 국내 역시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케어기버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 지식을 쌓고 실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최대 시니어 케어 전문 기업 홈인스테드시니어케어의 한국 법인인 홈인스테드코리아( www.homeinstead.co.kr)에서는 일정한 규정을 거쳐 케어기버를 채용하고 전문 교육까지 책임진다. 비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입사 시 특별한 학력이나 자격증은 필요치 않다. 입사 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 케어의 전문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 노인과의 대화법, 활동 계획 수립 및 진행, 노인성 질환의 증상과 개선 방법, 안전 수칙 등의 단계별 교육을 받으며 케어기버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것. 단순히 정해진 시간을 채우면 수료하는 방식이 아니라 활동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한 홈인스테드코리아의 케어기버는 자신이 원하는 근무 분야나 시간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한편, 정부에서 운영하는 '노-노 케어' 사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노-노 케어'는 건강한 고령자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찾아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일이다.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자체나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등을 통해 취업 신청을 하면 된다.

2. 도슨트

풍부한 예술적 감각을 지녔다면 도슨트(Docent)를 추천한다.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 및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관람객의 미술적 이해를 돕는 전문 안내인이다. 때문에 미술에 대한 지식과 안목은 필수. 특히 도슨트로서 활동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소양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작품 이해 및 해석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한 각 미술관에서는 상시적으로 도슨트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seoul.go.kr)의 경우 1년에 한 차례 도슨트 양성 강좌를 진행한다. 미술이론, 미술사, 작품분석방법론 등이 주요 커리큘럼으로, 교육은 일주일에 1회씩 3개월간 이뤄진다. 수료 후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도슨트로 활동할 수도 있다. 희망자에 한해 필기시험 및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를 실시, 우수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부분의 도슨트는 자원봉사 형태로 일한다. 그러나 소정의 자원봉사 활동비가 지급되며, 미술관 내 각종 전시 및 행사에 두루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3. 인형극단원

직접 무대에 올라 의미있는 공연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시니어로 구성된 특별한 인형극단이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www.taiwha.or.kr)에서는 2010년부터 유괴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한 시니어 인형극단 '새싹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60세 이상 시니어 10여 명으로 구성된 새싹사업단은 한 달에 두 번 강남구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해 직접 만든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선보이며 유괴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배우로서의 끼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새싹사업단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고령자 일자리 사업의 일환. 강남구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같은 형태의 인형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노인복지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참고로, 단원은 보통 1년 단위로 모집한다.

4. 숲 해설가

숲 속의 나무 길을 거닐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 자연주의자라면 자연의 언어를 전하는 숲 해설가가 제격이다. 숲 해설가의 주 업무는 휴양림을 찾은 시민들에게 숲의 생태와 동식물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는 것. 자원봉사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관련 기관을 통해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숲 해설가가 되려면 산림청이 인증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현재 한국숲해설가협회( www.foresto.org) 등 관련 기관 및 대학에서 숲 해설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숲해설가협회의 숲 해설가 양성 인증 교육의 경우, 5개월 동안 일주일에 3회씩 수업이 이뤄진다. 주요 커리큘럼은 산림과 생태계, 산림환경교육론, 산림환경교육방법 등이다. 산림청 인증 교육 시간(140시간)에 숲 해설가로서 현장 활동에 필요한 교육 시간(46시간)을 더해 총 186시간을 모두 충족하면 숲 해설가 자격이 주어진다. 최근 바뀐 법령대로라면 시험을 거쳐 공인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5. 바리스타

멋의 상징인 커피를 능숙하게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바리스타(Barista)는 로망에 가까운 직업이다. 대학의 관련 학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선 아카데미나 학원을 찾아 관련 강좌를 수강하는 게 정석이다. 커피학개론에서부터 커피 추출 및 로스팅, 서비스, 식품 위생 등 전반을 두루 배울 수 있다.

현재 국가에서 공인하는 바리스타 자격증은 없다. 민간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 3개 정도 있는데, 기관마다 규정이나 평가 방식은 거의 유사하다. 한국커피협회( www.kces.or.kr)의 바리스타 1·2급 자격증 시험의 경우, 한 해에 필기와 실기 평가가 각각 5회씩 진행된다. 6개월에서 1년가량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후 도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꼭 학원을 다녀야 응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커피에 조예가 깊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취업에 필수는 아니지만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6. 주례

결혼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젊은이들을 축복하고 격려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값진 것이다. 더욱이 여기에 자신의 지난 삶의 경륜이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은퇴 후 많은 이들이 주례에 도전하는 이유다. 주례 전문인이 되고자 한다면 단지 과거의 화려한 이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웨딩업계에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두는 게 도움이 된다.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아 혼례지도사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주례전문인협회( www.jures.or.kr)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한 방법. 한국주례전문인협회에서는 전문자격과정을 운영한다. 매년 1~2차례 수강생을 모집하고, 서류전형에 통과된 지원자에 한해 4일간의 교육과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목소리 톤이나 옷매무새 등 이미지 메이킹 방법에서부터 젊은 부부들의 변화된 인식에 이르기까지 주례에 필요한 내용을 두루 배우게 된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 혼례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할 수 있는 요건이 주어지며 필기 및 실기시험을 통해 합격 여부가 판가름 난다. 합격률은 대략 30~40% 정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이들은 협회 소속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를 원하면 웨딩홀과 직접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7. 티소믈리에

차(茶)의 깊은 풍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티소믈리에(Tea Sommelier)에 도전해보자. 티소믈리에란 티 테이스팅(Tea Tasting) 훈련을 거친 전문가를 지칭한다.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차를 추천해주거나, 고객이 요청한 차에 대한 특징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차의 종류와 맛을 알아야 하며, 맛·향·특징·산지 등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각계에서 티소믈리에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티소믈리에를 양성하는 공인 자격증 제도는 없다. 다만 양성 기관에서 그에 맞는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국내 대표 티소믈리에 양성 기관으로는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www.teasommelier.kr)이 있다.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은 매주 2회씩 4개월간 진행되며, 차의 정의와 테이스팅의 기본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백차·녹차·우롱차·보이차·허브차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차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한다.

교육 후에는 전문 티소믈리에로, 혹은 차 관련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웰빙과 힐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이니 만큼 차 전문가의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 Intewview

| 시니어 바리스타 강준 씨"'맥심'밖에 모르던 제가 바리스타가 됐어요""출근하는 날이면 집에서부터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일하는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지요." 강준(65) 씨는 '삼가연정'의 베테랑 바리스타다.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운영하는 북카페 삼가연정은 2009년부터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지원해온 고령자 기업. 강 씨는 이곳의 창업 멤버로 3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20년 가까이 근무하던 호텔에서 퇴직한 후 극적으로 바리스타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은퇴 후 2~3년간은 쉬면서 공부나 운동, 봉사로 시간을 보냈어요. 워낙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러다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알게 됐고, 취업을 해보자 싶어 이력서를 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바리스타가 됐어요." 여러 차례 면접을 거쳐 삼가연정 기획에 참여, 창업·취업 교육을 받은 강 씨는 일주일에 2~3일을 삼가연정에서 일하며 실무를 익혔다. 현직 바리스타 매니저에게 커피를 만드는 방법 등을 주로 배웠다.

"마키아토니 헤이즐넛이니, 커피 종류가 워낙 많잖아요. '맥심'밖에 모르던 저로선 어찌나 혼란스럽던지요. 커피에 조예가 깊지도 못했기 때문에 정보를 외우고 기억하는 게 힘들었어요." 공부도 어렵거니와 일하는 6시간 동안 거의 서 있다시피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적잖은 부담이 됐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1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상황은 달라졌다. 실력은 그야말로 일취월장했고, 강 씨는 어느덧 '선수'가 돼가고 있었다. "일이 익숙해지니 즐거웠지요. 여기가 '내 카페'라는 생각이 드니 손님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도전해서 일궈낸 성취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요. 그만큼 힘들게 익혔기 때문이겠지요."

일하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는 강 씨. 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다. "단골손님 중 작가가 한 분 계세요. 어느 날 그분이 오셔서는 문예지에 실린 본인의 소설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읽어보니 작품 배경이 이곳 삼가연정이에요. 아주 반갑고 고마웠지요. 시니어들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라 더욱 의미 있었는데, 해피엔딩이 아니라 조금은 안타까웠어요(웃음)."

이런 그녀에게 남편과 두 자녀는 든든한 후원자. 하지만 처음 그녀가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다고 했을 때 남편은 심하게 반대했다고. "예순이 넘어서 무얼 새로 배우겠다고 그러냐며, 맘에 들어 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배움이란 건 원래 끝이 없고, 더욱이 지금은 제2의 직업이 필수인 시대잖아요. 남편을 설득했죠. 지금은 남편도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해요. 집에서 맛있는 커피도 만들어주고 하니까요."강 씨는 누누이 강조한다. 비록 잘알지 못하는 분야라 하더라도 도전해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란 없다고. 그리고 힘들게 얻은 만큼 성취감은 배로 높단다. "저는 운이 좋았어요. 기회를 잡았고 또 노력했지요. 도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해도 성공할 자신이 생겼어요."

그녀는 시니어들이 은퇴 후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일은 필수라고 말한다. "'일거사득' 아닌가요? 특별한 기술을 익힐 수 있어 좋고, 자녀들에게 용돈 부담을 주지 않아 좋지요. 또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지키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것, 그 역시 행복한 일이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오래 바리스타로 남고 싶다는 강 씨. 다행히 그녀는 지금 매우 건강하다. 별다른 지병은 없냐고 묻자, 그녀는 쑥스러운 듯 망설이다 "감기…"라고 작게 속삭인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