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제친 3D 가공..스틸플라워, 매출 3천억 눈앞
[머니투데이 유현정기자][김포에 국내 최초로 철판 3D곡가공 양산 체제 구축]
#. 지난 5~8월 93일간 개최된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관은 바다에서 보면 따개비, 육지에서 보면 향유고래를 닮았다.
유선형의 독특한 곡선을 품은 건축물은 조만간 서울 도심 속으로도 들어온다.
내년 개관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3차원(3D)의 굴곡진 설계를 그대로 살린 건축 솜씨로 세계 유수 건축가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딱딱하고 두꺼운 철판을 종잇장처럼 구부리는 건 쉽지 않은 고도의 기술이다. .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업체만 가진 기술이었는데 국내 중견기업이 이를 국산화해냈다. 사람의 손보다 정밀하면서도 양산이 가능한 `3D곡가공'기술을 개발, 여수엑스포 주제관과 서울 DDP에 공급한 스틸플라워의 경기도 김포 공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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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진 스틸플라워 연구소장이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인 3D 곡가공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지붕용 건축외장재로 사용되는 모듈 모습. |
◇ 1600억원 시장, 국내 업체로는 독보적 기술
=스틸플라워가 개발한 3D 곡가공 기술은 곡면으로 이뤄진 외장 판넬을 값비싼 금형제작 없이 성형할 수 있도록 개발된 '다점 성형 기술'이다.
철판을 사이에 두고 아래, 위 각각 1200개가 달린 센서가 탑재된 얇은 기둥이 계산된 각도에 따라 압력을 가하며 철판에 곡선을 부여하는 원리다.
스틸플라워는 애초에 대우조선해양과 둥그런 배 앞머리를 만들기 위한 국책과제로 이 설비를 개발했다. 그러나 대형선박 제조를 위한 양산은 초기 투자비가 너무 커 중소기업에겐 무리였다. 이에 사업 리스크가 낮은 건축용 시장으로 선회했다.
김 소장은 "2년동안 생산설비를 개발하고 관련기술에 대한 4건의 특허를 등록해서 기술적 우의를 확보하고 양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로 설비 개발에 40~50억원이 들었다.
2010년 10월 건축용 곡가공 생산라인을 완공한 이후 DDP 외판 곡면 1만㎡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 신규사업에 투자하자마자 27억원 가량의 매출성과를 올렸고 이후 여수엑스포 주제관을 비롯해 국내외 공항, 신규 건축물 등 주문이 잇따랐다.
김 소장은 "생산라인을 보러 온 건설회사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며 "시공원가를 낮추면서 기존에는 (기술 한계로) 시도하지 못했던 곡선 설계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자재 손실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김 소장은 "3D곡가공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인 보잉사는 곡판 생산 시 자재 손실률이 200% 정도인 반면 우리는 30% 정도 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자재를 양 옆에서 잡고 있는 '클램프'를 회전할 수 있도록 해 철판이 가공 과정에서 잘려나가지 않도록 한 것이 비결이다. 김 소장은 현재 기계 개선을 통해 손실률을 10% 더 줄이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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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플라워 3D곡가공 생산라인 중 타공설비 모습(사진 왼쪽)과 3D곡가공 기술 이전 사용되던 목재 거푸집의 모습(우측). 김국진 스틸플라워 연구소장은 "과거에는 목재 거푸집을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쓴 뒤 버리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또 만들어 쓰는 일을 반복했지만 이제는 공정화를 통해 한 설비로 수천장의 철판을 각각 다른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스틸플라워가 연내까지 최종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만 18건에 달한다.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이나 인도에서 추진 중인 자유의 여신상보다 4배가 높은 256m 청동상 등 세계적인 프로젝트 수주도 협의 중에 있다.
김 소장은 "아직 신규사업 진출 초기단계로 건축 외장재와 조만간 진출 예정인 요트 등 분야에서만 16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포공장에 있는 생산설비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양산 라인인 탓에 시장규모 확대는 곧 스틸플라워의 매출 성장과도 연계된다. 중장기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조선, 고속철도, 항공까지 치면 잠재 시장규모가 7000억원정도로 추산된다.
이에 시장 확대를 위해 더 크고 두꺼운 철판과 듀랄루민, 대리석 같은 특수 소재도 3D로 가공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사업이지만 수익률이 높은 게 강점이다. 박준석 스틸플라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원자재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 사급 계약의 경우 임가공만 하기 때문에 매출액이 거의 수익으로 잡힌다"며 "설비제작에 들어간 초기 투자금은 이미 거둬들였다"고 설명했다.
스틸플라워의 주력사업은 특수 후육관 생산으로 에너지용 강재를 토탈, 로열더치 셸, 엑손모빌 등 세계적인 오일메이저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282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800~3000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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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현정기자 jas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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