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담배 연기 사라질까..대학 내 '흡연구역' 지정 바람
-고려대 '흡연부스' 설치…서강대ㆍ중앙대 흡연구역 지정-학생 사회 중심돼 캠퍼스 흡연 문화 개선 나서
[헤럴드경제 = 박수진 기자]대학 캠퍼스 내 자욱했던 담배 연기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으로 캠퍼스 곳곳에 흡연구역을 설치 및 지정하는 대학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면서 흡연자의 이른바 '끽연권'을 존중하는 방안인 셈이다. 흡연구역 지정 움직임은 학교가 아닌 학생 사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고려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캠퍼스 내에 흡연부스를 설치한다. 현재 민간 흡연부스 제작업체 '스모킹 부스'를 사업대상자로 선정해 본격적인 설치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흡연부스는 가로 3m, 세로 4m의 크기로 약 8~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내부에는 공기 청정기, 담배연기집진기, 에어콘 등 정화시설까지 갖출 예정이다. 한 대당 약 2000만~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10월 중으로 흡연부스 두대가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 앞과 과학도서관 뒤에 설치된다.
황순영 고려대 총학생회 집행위원장은 "흡연부스를 앞으로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교내 흡연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지난 달 24일부터 학생회관 화단, 정문 쉼터 등 교내 23곳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했다. 간접 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흡연구역을 지정해달라는 총학생회의 요청을 학교 측이 받아들인 것. 서강대는 흡연구역 지정으로 금연 장소에서 흡연하는 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대도 서울캠퍼스 내 중앙도서관 인근 등 총 11곳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지만 다른 공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을 중심으로 흡연구역으로 선정했다.현재 흡연구역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구역 구분선을 그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봉민 중앙대 총학생회장은 "흡연구역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할 수는 없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배려하는 일인 만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흡연자들도 '흡연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반기는 눈치다. 김진성(28ㆍ고려대4)씨는 "흡연자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흡연부스 두대로는 부족하다. 캠퍼스 곳곳에 이런 시설을 늘려 흡연자의 시설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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