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중국 샤먼, 전통가옥 '투러우' 를 만나다

2012. 10.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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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의 남동단 항도 샤먼(廈門)은 내로라하는 거대 도시는 아니나 전국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자랑한다. 1840년 중국이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하자 이듬해 광저우, 푸저우, 닝보, 상하이와 함께 개항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만과 가장 가까운 도시로 바로 코앞에 대만의 진먼(金門)도를 두고 있어 일국양제 중국통일을 주장하는 중국으로서는 초미의 관심 도시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특구이기 때문이다.

■ 청나라 때 동남아 무역으로 번창 샤먼은 진나라 때 진안(晉安)군 퉁안(同安)현, 송 이후는 취안저우(泉州)에 속했고 1387년 명대에 이곳에 성이 축조되면서 샤먼이란 이름이 생겼다.

옛날에는 '낮은 문' 을 뜻하는 '下門' 으로 쓰였는데, 이는 지리적으로 주룽(九龍)강 하구라서 붙여졌을 것이다.

또 '아모이(Amoy)' 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샤먼을 민난어(푸젠성 일대 방언)로 '에무이' 라 부르는 데 연유한다. 아모이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지만 '下門' 이라는 표기는 세련되지 못하다고 명대 초에 음이 같은 '廈門' 으로 바꿨다.

명 말~청 초 정청궁(鄭成功) 장군이 이 지역을 평정하고 아모이를 근거지로 쓰밍(思明)주라 명명하지만 곧 청나라에 점령되고, 1680년에 멸망한다. 1684년 청조는 대외 무역을 재개하고 아모이는 중국 상인에 의한 동남아 무역으로 번창하게 된다. 1860년부터는 우롱차의 적출항으로 외국에 알려졌고 1862년 영국 조계가, 1902년에는 기타 열강들을 포함한 13개국 구랑위(鼓浪嶼) 공동조계가 설치되고, 외국 상사와 회사들이 몰려왔다. 하지만 우롱차의 명성은 후에 대만과 일본에 밀려 쇠퇴했다.

■ 관광특구로 지정된 '중국의 지중해'

푸젠성 샤먼시에서 꼭 가볼 만한 곳은 '해만공원' 이다. 공원 앞은 바다지만 뒤는 호수다. 해만공원은 바다를 메워 해변공원을 조성했는데 바다와 만난 경계선에는 줄지은 배들이 한가롭다. 어업을 금지했기 때문인지 바다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관광지로 육성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해만공원의 오른편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부표식 현수교 '해창대교' 가 웅장하다. 관광특구로 지정된 샤먼시는 곳곳에서 바다와 강이 풍경을 만들어 중국의 지중해라 불린다. 다른 지방 관광객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따뜻한 기후와 편리한 도시설계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날씨는 사계절 봄날이고 도시의 소음도 적다.

샤먼시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난푸퉈사(南普陀寺)' 사찰도 놓칠 수 없다. 각각 다른 법기를 연주하는 사대천왕에 대해 현지 가이드는 사대천왕의 법기들은 ' 나라가 장성한다. 1년이 순탄하다' 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사대천왕들 가운데엔 미륵불의 미소가 온화하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고 왼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있다. 오른손의 동그라미는 '삶의 여유를 가져라', 땅을 향한 지팡이는 '짐을 내려놓아라' 라는 의미다. 난푸퉈사 근처에 위치한 샤먼대학은 마오쩌둥이 극찬해 유명해졌다. 가이드는 "캠퍼스가 웅장하고 아름다워 캠퍼스 커플들이 유난히 많다"고 했다. '부용호' 주변 벤치에서 멀리 보이는 많은 건물들이 샤먼대학 캠퍼스를 이룬다. 그 면적이 약 146만㎡ 에 달한다. 샤먼대학을 졸업할 때 졸업장 외에 결혼증명서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캠퍼스 분위기가 좋아 많은 커플들이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세계문화유산. 난칭의 목재아파트, 투러우

샤먼시에서 버스로 약 2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난칭(南情)에서는 '2008 UNESCO 세계문화유산' 으로 등재된 투러우가 반긴다. 투러우는 흙으로 외벽을 쌓고 내부는 목재로 마감한 공동주택이다. 푸젠성 현지인들이 지은 것이 아니고 이주인들의 작품이다. 푸젠성 사람들은 물가에 살 집을 마련했지만 물가는 이미 토박이들이 다 차지한 상태였다. 토박이들은 산에 투러우를 지은 이주인에게 '객가인' 이라는 명칭을 붙여주었다. 투러우 중 가장 오래된 유창루는 한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무리를 이룬 다른 투러우와 구별된다. 겉에서 보면 흙벽이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고 몸체가 기울었지만 수백 년 동안 지진 등 자연재해를 견뎌냈을 만큼 견고하다. 투러우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약 2시간을 돌아다녀도 다 볼 수가 없을 정도인데 관광버스들이 쉴 새 없이 들고 난다. 투러우 내부에서 보면 복도식 5층 아파트와 같은 느낌이다. 1층은 식당, 2층은 창고, 3층 이상은 침실이다.

난칭 투러우군에서 약 30분 떨어진 곳엔 고풍스러운 '탁샤마을' 이 사람들을 반긴다. 이곳엔 길을 만들고 물을 끌어오는 등 마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던 부자 장씨를 기리기 위한 사당이 있다. 사당 앞 하늘을 찌를 듯한 깃대들은 마을에서 공을 세우거나 장수를 한 사람들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샤먼 국제마라톤 경기가 열리는 환도로, '세계에서 바다 수평선과 가장 가까운 다리' 연무대교, 푸젠성 '10개 우수 풍경구' 의 하나로 꼽힌 관즈산, 조각가 '이주생'과 제자들의 작품을 전시한 조각박물관 등도 샤먼시에서 만날 수 있다.

중국 샤먼에 가려면 중국하문항공과 대한항공에서 운항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면 된다.

[김효설 여행작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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