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화폐,국채도 못 믿는 시대..금은을 보자

김동하 기자 2012. 10. 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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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때 마다 주목받는 金.. 명목화폐 대체할 대안으로 각광

[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위기때 마다 주목받는 金… 명목화폐 대체할 대안으로 각광]

"인류 역사상 발생한 수많은 경제적 재난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금을 보유한 사람들은 살아남는다." 마이클 J 코어세스가 저서 '금투자 입문서'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글로벌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금과 은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 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은 온스당 1777.9달러, 은은 34.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5년 전인 2007년 10월1일 금 747.2달러, 은 13.8달러 등에 비해 각각 138%, 153% 상승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를 중심으로 한 유럽 재정위기에 금융상품이 침체에 빠졌으나 금과 은 등 '상품'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추세는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주요국의 잇단 양적완화 조치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부동산·주식시장의 모멘텀과 수익률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양적완화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든,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후 디플레이션이 찾아오든 금과 은에 대한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금과 은은 동반 하락하다 가장 먼저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위기와 양극화를 타고 오른다"

=금과 은은 인류 역사상 근본적인 가치를 유지한 거의 유일한 유형자산으로 꼽힌다.

'부자아빠의 금은투자'의 저자 마이클 맬로니는 금과 은이 달러나 유로와 같은 통화(currency)가 아니라 그 자체로 돈(money)의 가치를 지닌 유일한 화폐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과 은이 금융제도에 속하지 않는 유일한 금융자산으로, 재산세나 보유세에서도 자유롭고 경제격변과 전쟁, 테러리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치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거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금과 은은 달러화나 유로화 등 명목화폐를 대체할 대안화폐로 각광받았다. 리먼브더러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이 불거질 때마다 금과 은의 시세가 급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 나타나는 게 양극화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시장이 불안한 시기엔 크고 안전한 국가, 기업, 자산에 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국가나 기업, 자산 모두 양극화가 심화됐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같은 일부 대기업이 사상 최고 실적행진을 이어간 사이 여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부진했다. 당국이 시중 유동성을 늘리면 대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줄어들어 수익구조도 개선된다.

상품과 원자재 등에서도 온도차가 커진다. 시장이 불안하고 투자자의 불안도 커질수록 금과 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게 단적인 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달러화나 유로화 대신 금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한국은행도 금 편입비중이 1%에 못미치지만 이를 높이고 있다.

◇빛나는 금, 투자하고 싶어도…

=금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에서 직접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세금과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부가가치세 10%, 관세 3%, 소득세 등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 금을 녹일 때 손실 1.5% 정도와 세공비 등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에선 대부분 귀금속이 아닌 '투자용' 금을 사고파는 데 부가세를 면제해준다. 하지만 세금과 수수료 부담 등으로 국내에서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금 거래가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암시장을 통한 밀수, 불법 상속·증여, 비자금 등 음성적 거래가 종종 적발된다.

개인들은 해외거래소를 통해 금선물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증거금 '장벽'이 높다. 금 시세가 온스당 1800달러에 육박하는데 증거금을 많게는 50% 가까이 내야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거래시스템도 미비하다. 한국거래소(KRX)에는 금선물 거래시장만 있을 뿐 현물 거래시장은 없다. 당초 정부는 연내 금현물 시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진척되지 못했다.

금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시세를 추종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금 관련 ETF에는 'KODEX 골드선물 ETF' '타이거 금은선물' '코덱스 은선물' 등이 있다. 이들 ETF는 증권사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활용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고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다.

금ETF는 해외 금지수의 시세를 99% 가까이 추종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ETF 역시 수수료를 내고 해외 '지수'를 추종할 뿐 현물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마이클 맬로니는 해외 금·은지수나 시세 자체도 언제든 투기세력에 의해 조종되거나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금은 '현물'이 가장 유망한 투자수단이라는 주장이다.

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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