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캄보디아·라오스 거래소에 글로벌투자자 북적 왜?

2012. 10. 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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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 성장할때 7~10%씩 성장..누가 투자 안하겠나" IR 대성황

◆ 프런티어마켓을 가다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캄보디아 증권거래소는 최근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템플턴과 블랙스톤이 연초에 다녀간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의 고액자산가들이 팀을 짜 현지 거래소를 방문하겠다고 연락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를 찾는 자산가들은 증시와 상장기업을 둘러본 뒤 현지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민광훈 캄보디아 거래소 부이사장은 "증시가 열린 이후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정보수집 차원에서 꾸준히 시장을 탐방하러 온다"며 "100억원대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한국 투자자들도 '이제 한국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캄보디아 부동산과 주식을 둘러보고 간다"고 말했다.

한국에 사업체를 둔 중소기업 사장 권정열 씨(50ㆍ남ㆍ가명)는 3개월 전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했다가 증권 계좌를 만들어 한화로 2억여 원을 투자했다. 그는 "더이상 국내 증시에는 과거의 '삼성전자'처럼 오래 묻어두면 크게 오를 것 같은 주식을 찾기 힘들다"며 "이제 막 생긴 시장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속된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채권 등 안정형 금융상품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변방 시장(frontier market)'에 관심을 가지는 시장개척자(frontier)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브릭스와 비견될 정도로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이자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반도의 프런티어 마켓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000달러로 한국의 1960년 수준이지만 50년 전 한국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실제 3~4년 전만 해도 캄보디아 여행 필수 준비물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구걸하러 몰려드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나눠 줄 막대사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공항을 나서면 열대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젊은 남성들이 가판을 차리고 다양한 회사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칩을 흔들며 호객행위를 한다. 이 나라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인구는 340만명, 특히 이 중 프놈펜에 거주하는 인구 140만명은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라오스의 작은 도시 비엔티안에서는 점심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려면 최소 30분 전부터 길을 나서야 한다. 종횡으로 늘어선 오토바이 행렬이 자동차와 행인의 길을 방해하는 동남아시아의 전형적인 풍경과 달리 라오스의 좁은 도로 위에는 도요타와 렉서스, 현대ㆍ기아차, 볼보 등 수입 브랜드의 자동차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들의 성장세를 좇으려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UBS는 태국에서 기관투자가들을 초청해 LVMC(라오스ㆍ베트남ㆍ미얀마ㆍ캄보디아) 기업IR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KKR, 핌코, 라자드자산운용,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JP모건, BNP파리바 등 주요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도 최근 발길을 신흥시장에서 이들 국가를 포함한 프런티어 마켓으로 돌렸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GDP 성장률이 2%인 데 비해 라오스, 캄보디아 등의 성장률은 7~10%에 달해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라오스 기업인 코라오 주식을 추가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20년간 베트남 증시와 부동산에 투자해온 인도차이나캐피털은 최근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까지 투자범위를 늘렸다. 이 회사의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인 피터 라이더는 "좋은 기회를 얻으려면 초반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런티어 마켓의 강점은 주식시장 성장과 함께 국가의 경제발전과 기업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를 눈치 챈 해외 금융투자사들은 속속 캄보디아와 라오스 거래소, 현지 진출 증권사를 방문하고 있다.

■ < 용어설명 >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s) : 신흥시장 중에서도 경제규모와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으로 아직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국가들을 말한다. 신흥시장보다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위험요소도 큰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국가들을 지칭한다.

[프놈펜ㆍ비엔티안 =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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