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서 발견한 앙증맞은 미니 도서관

2012. 9.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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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12 독서의 해'를 맞아 독서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움직임도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서 언제 언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현재 구립도서관 91곳에서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라는 이름으로 도서관별로 책을 한 권씩 선정해 주민들에게 읽기를 권장하고 있다. 또 올해 처음으로 '북카페' 사업을 시작, 현재 12개를 조성 중이다.

기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 송파구 역시 이런 시책에 발맞춰 다양한 독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정의 캐치프레이즈 역시 '책 읽는 송파'로 정했을 정도이다.

'하루 20분, 1달 2권!'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아 서울시도 어느 때보다 다양한 독서 시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석촌호수 공원 속의 책장

송파구청 지하 1층에는 북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북리펀드'를 통해 받은 책 5,000권이 구비돼 있어 구청을 찾은 시민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빌려 읽고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

북리펀드는 주민들이 구매한 후 책장에 방치하고 있는 도서를 구청에 기부하는 행사로 매월 첫째주 수요일에 북카페에서 실시하고 있다.

자신이 본 책들을 다른 주민들도 함께 볼 수 있고, 발간 2년 내의 신간도서를 기증할 때에는 구청에서 책값의 50%를 돌려주니 일석이조. 송파구는 이런 식으로 현재까지 총 10,000권을 기부 받았다.

송파구청 지하 1층 북카페. 이곳에선 매월 첫?주 수요일 북리펀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좌측 하단 작은 사진은 북카페를 담당하고 있는 오정필 송파구청 총무팀 주무관.

송파구청 북카페에서 역사책을 읽고 있던 홍석혁(72·신천동)씨는 "아이들이 왔다갔다해서 소란스러운 것을 빼고는 환경도 좋고 일반 도서관보다도 가까워서 일주일에 한두 번 씩은 꼭 여기로 책을 읽으러 온다."며 "1년에 30~50권정도 읽는데 특히 역사책이나 소설책을 주로 읽는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은 구내에 있는 작은 도서관들과 네트워크를 확립, 대출과 반납을 일반 도서관이 아닌 작은 도서관에서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도서관 상호대차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송파구 북카페에 책을 자주 읽으러 오신다는 홍석혁 씨는

환경도 좋고 일반 도서관보다도 가까워서 일주일에 한두 번 씩은 꼭 들른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송파구 내 버스정류소 2곳(KT송파지사, 잠실 롯데월드)에는 버스를 기다리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송파구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해 '버스정류장 두 줄 책장'을 설치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해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시집, 에세이류를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도 비치돼 있다. 앞으로 책을 새로 추가·교체하며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용하지 않는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해 만든 버스정류장 '두 줄 책장'

'책 읽는 송파'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됐따. 염문열 송파구청 정보통신과 주무관은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 부서에서 조금씩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두루누리'라는 창의동아리를 통해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송파도서관의 좌석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등 앱을 통해 공공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른 작은 도서관들에 대한 정보 제공용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성북구청에서도 '책 읽는 성북, 하나 되는 성북'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도서관 건립과 독서운동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도서관 4곳을 추가 건립할 예정이며, 독서토론, 독후감 대회, 북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도 펼치고 있다.

성북구청에도 성북구청 12층, 정인교회, 보문동, 성북정보도서관 북카페 총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성북구청 북카페에서 만난 이재복(58·용두동)씨는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북카페에 가져와 읽는데 일주일에 3~4번 30분씩 다녀간다."며 "탁 트인 데다 간섭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며 쾌적한 책읽기 장소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성북구청 북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이재복(58·용두동)씨는 "탁 트인 데다 간섭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며 쾌적한 책읽기 장소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관내 도서관들간의 상호대차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멀다는 이유로 도서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들을 위해 홈페이지 및 모바일 도서관을 이용한 타관도서 대출요청도 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이용자들은 신청한 가까운 지역의 도서관에서 익일 책 배달 전담반에 의해 책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서비스를 다른 구청으로도 확대해 이용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용산구청의 북카페는 조금 더 색달랐다. 용산구 종합행정타운 10층에 위치한 북카페는 전망부터가 남달랐다. 공간은 일반북카페와 어린이북카페 두 개로 나위어져 있고, 어린이 북카페의 경우 그림책을 비치해둬 7세 이하의 미취학 아동과 보호자 동반이 가능해 부모님과 편안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곳 북카페를 자주 찾는 이윤희(서울삼광초 3)양은 "책을 구입하기보다는 주로 도서관이나 북카페에 와서 자주 빌려 읽는 편"이라며 "집에서 가까운 곳에 북카페가 있어서 여름방학 내내 독서에 푹 빠져 보냈다."고 말했다.

용산구 종합행정타운의 전망 좋은 10층에 위치한 북카페 청마루

용산구청에서는 이 밖에도 '한 도시 한 책 읽기'를 준비 중이다. 9월~10월 사이에 책 1권을 선정해 토론과 독후감, 책읽기 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영유아 가정에 책꾸러미를 선물로 주는 '북스타트'도 진행한다.

또 7월~12월까지 용산구립 청파도서관에서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어린이 독서프로그램과 중·고등학생들이 책을 읽고 고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표미영 용산구청 문화체육과 주무관은 "관내에 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보완해 올해 초 서빙고동과 보광동 2곳에 북카페를 설치했다."며 "작은도서관도 북카페 형식으로 만든 곳이 있지만, 교회나 개인 소유여서 유기적인 연결은 안 되는 편인데, 이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부모님과 7세 이하의 영유아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어린이 북카페 키즈존

국가적인 차원에서 책 읽는 문화 조성을 위한 다채로운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 노력들은 취재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감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조성된 독서문화는 평생교육의 기회를 늘리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정책적 고민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국민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2012년 독서의 해,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그동안 손에서 놓았던 책을 다시 한 번 들어보길 권하다. 가까운 도서관 및 지자체 홈페이지만 접속해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안내가 잘 돼 있으니 꼭 한 번 들려보기를 권장한다.

☞ 문화체육관광부 '2012 독서의 해' 관련 프로그램

정책기자 정혜윤(고등학생) hyeyunj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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