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바람 가르며 가을 속으로 달린다

2012. 9.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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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문경 철로자전거

하늘이 드높다. 바람도 맑다. 청량한 그 바람을 가르며 가을 속으로 달려보자.

경북 문경은 다양한 체험코스가 기다리는 여행지, 가을을 직접 느끼기에 좋은 코스도 많다. 문경새재 황톳길을 거니는 것도 좋고, 불정산 휴양림과 짚라인, 사격, 드라마촬영장 체험도 요즘 날씨에 어울린다. 이 보다 더 신나는 건 철로자전거 달리기다. 문경의 명물인 철로자전거는 석탄을 나르던 기차가 멈추자 그 철로 위를 탄차가 아닌 자전거가 달리는 것. 문경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국내 제2의 탄전이었던 문경에는 1955년 점촌-가은 간 철도가, 1969년에는 불정-문경 간 연장선이 개통돼 석탄 수송을 도맡았다. 그러나 호황을 누리던 광산업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문경탄전의 탄광들이 차례로 폐광됐고, 석탄을 싣고 달렸던 열차도 산업철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며 폐선이 되고 말았다.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던 인적 끊긴 그 철로 위로 이제 탄차가 아닌 자전거가 달린다.

철로자전거는 진남역에서 불정역 방향으로 2km(왕복 4km), 불정역에서 주평역 방향으로 1.8km(왕복 3.6km), 가은선에서 진남역 방향으로 2km(왕복 4km)가 운행중이다.

철로 주변 풍경은 경북 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때로는 강을 끼고, 때로는 터널을 통과하는 등 달리는 내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불정역 코스는 문경탄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불정역사와 열차펜션이 있고, 터널, 건널목, 다리 등 아기자기한 코스를 달리게 된다.

불정역은 독특한 멋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석조단층 스레트 지붕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역사 하부는 화강석으로 설치하고, 상부의 외벽은 인근 영강에서 채취한 강자갈인 오석을 이용해 멋스럽게 꾸미고 있다. 맞이방과 역무실은 높이 솟은 삼각형의 박공면을 두고 측면에 대합실이 있는, 그야말로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간이역의 모습이다.

1955년 세워진 불정역은 1993년 영업을 중단할 때까지 40여 년간 석탄수송과 여객업무를 맡아 오면서 광원과 가족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최근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불정역의 또 다른 명소는 '테마펜션열차'이다. 무궁화호 객차를 펜션으로 꾸민 것인데, 주말이면 방이 없을 만큼 인기다. 각 객차엔 수원행, 서울행 같은 행선지명이 붙어 있다.

철로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고 달리기 시작하면 주변 풍경이 휙휙 뒤로 지나가며 드넓은 자연 속으로 자신이 스며드는 듯하다. 테마펜션열차가 뒤로 지나가고, 철로 주변 야생화와 나무들, 찻길과 맑은 물줄기도 페달을 밟는 속도만큼 빠르게 뒤로 밀려난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눈을 감고 그 자연 속에 온몸을 내맡기는 이들도 있다.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페달에서 발을 뗀다. 앞자전거와 추돌하지 않기 위해 브레이크를 잡는다. 철로자전거는 철로를 달리는 바퀴와 레일이탈방지용 보조바퀴를 포함해 총 8개의 바퀴가 움직인다. 탑승인원은 4명이다. 어른 2명이 양쪽에 앉아 페달을 밟고, 가운데 자리에 아이들을 앉힐 수 있다.

투명한 햇살 아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운전자들의 입에선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바람이고 싶어, 강물이고 싶어~"

*맛집진남교반 주변에 민물매운탕집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진남교반 아래 위치한 진남매운탕( 054-552-7777)은 2대를 이어 손맛을 자랑하는 전통의 맛집. 메기매운탕이 유명하다.

*찾아가는 요령서울TG → 신갈JC → 영동고속도로 → 여주JC → 중부내륙고속도로 → 문경새재IC에서 나온다. 3번 국도(점촌, 안동, 상주 방향)를 타고 이화령을 넘어 문경읍과 진남휴게소를 지나면 불정주유소, 불정역이 나온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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