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또 경기부양 찔끔..감질나는 대책
[세계일보]
정부가 또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이번엔 부동산까지 포함된 5조9000억원짜리 종합상품세트다.
지난 6월 8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투자방안을 내놓은 지 석달도 채 되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임시방편식 '찔끔대책'으론 하강하는 경기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열어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주택거래 취득세는 연말까지 50% 추가 감면해 9억원 이하 주택은 2%에서 1%로, 9억원 초과는 4%에서 2%로 인하한다. 다만,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자치단체와 협의한 후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미분양주택을 취득하면 5년 동안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한다. 또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의 공제액을 납세자의 실제 공제 수준에 근접하도록 조정해 매달 고용주(회사)가 원천징수하는 근로세액을 평균 10% 수준으로 낮췄다. 9월분 급여부터 시행된다.
자동차와 고가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율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5%포인트 인하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올해 4조6000억원, 내년 1조3000억원이 투입돼 내년까지 0.16%포인트의 경제성장 진작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수출입이 급감하고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의 기대만큼 약발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포함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전형적인 '뒷북조치'란 비판이 쏟아진다. 이명박 정부 들어 18번째 나온 '찔끔 대책'으로는 꺼져가는 부동산시장의 불씨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조정을 놓고는 '조삼모사' 논란까지 불거진다. 원천징수액이 감소한 만큼 나중에 환급액은 줄게 된다. '덜 떼고 덜 돌려받는' 방식이므로 근로자로선 하나도 득이 될 게 없다.
금융시장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정부 발표 후 되레 전거래일보다 4.88포인트나 빠진 1924.70으로 마감했다.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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