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덕호 영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이사장

이용호기자 2012. 9. 10.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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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역사서 발간으로 한의학 역사 바로세워야"
한약부문 따로 연구는 최초
원본 오류로 잘못 인용많아
연구토대로 테라피단지 적용

역사로 본 한의학 총서를 시리즈로 발간 중인 김덕호(59) 영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이사장이 '삼국유사에서 살펴본 한약'을 내달 중 발간한다. 지난 3월 '삼국사기에서 살펴 본 한약(박상표 공저)'을 펴낸 지 반년 만이다.

'삼국사기'에서는 문헌에 나타난 300여가지의 한약관련 용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해석해 새로운 시각의 한의학 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나올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 나오는 한약재가 주로 교역이나 공물, 의약관청 등에서 공식적으로 쓰인 것이라면, 유사에는 상징적이고 추상적으로 이용한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재를 털어 한약역사총서 발간 사업을 추진중인 그를 만나 주된 사업 내용과 의미 등을 들어 보았다.

_한약역사총서 발간사업은 무엇인가.

"2004년부터 시작했고, 2020년까지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 50여 종류에 나타난 한약재를 분석한 한약역사서 40∼50권을 차례로 발간할 계획이다. 역사서에 한약부문을 따로 발췌해 연구한 책은 처음으로, 한의학계는 물론 역사학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본은 국사편찬위원회 자료를 바탕으로 해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약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_발간 계기는.

"한의학 논문에서 한약 유래나 역사를 인용할 때 원본 오류의 잘못을 모르고 베끼기가 이어져 오류가 계속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걸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 마침 보건복지부에서 약을 담당하는 후배인 박상표 과장을 만나 의기투합했다. 한약총서가 마무리되면 후세 한의학 전공자들의 논문 재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국가적으로 한방산업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_'삼국유사에서 살펴본 한약'의 특징이 있다면.

"삼국유사가 야사이다 보니 서민층에서 주로 쓰이고 상징적으로 불리는 약재 이름이 많았다. 머루, 뽕나무 열매, 쑥, 쇠비름 외에도 다수의 구황식품이 시술돼 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먹었다는 마늘이 실제로는 달래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한자 해석 오류에다 마늘의 효능 효과를 잘못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역사학적으로 상당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마늘과 달래는 항암 등 여러 면에서 같은 효능을 보이지만, 마늘은 비위계통의 소화불량 등에, 달래는 심혈관순환계질환에 더 큰 효능을 보인다. 당시 마늘은 양념으로, 달래는 채소처럼 먹던 음식이다. 따라서 단군신화에서 곰이 먹은 것은 마늘이기 보다 달래였을 가능성이 높다."

_삼국시대 때 귀하게 쓰인 약재를 든다면.

"나당연합을 전후해 신라에서 당나라에 헌납한 약재로는 인삼과 우황이 많았다. 우황도 인삼 못지 않은 특산품으로 인정받은 이유가 우리나라의 일소가 특별히 품질이 좋은 우황을 만들어 낸 것인지, 아니면 우황을 만드는 소가 중국에는 없었던 것인지 확실치 않다. 인삼은 재배 기록이 따로 없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산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_지난 본에 발간한 '삼국사기'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

"의과대학 등이 있는 대학과 유관기관에 책을 보냈는데, 역사학계에서도 요청이 들어왔다. 예산 때문에 수요 만큼 발간하지 못했다."

_향후 계획은.

"우선 역사총서를 계속 발간하고 그 연구결과를 소백산 일대에 조성 중인 백두대간 테라피단지에도 적용하고 싶다. 테라피단지가 치유의 숲인 만큼 한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살펴 본 결과 신라시대 주요 약재 공급처가 소백산맥에 걸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영주시립병원이 위치한 소백산을 위주로 한 약재연구서를 낼 생각도 갖고 있다."

● 약력

경희대 한의학과 및 동 대학원 한의학 박사학위 취득경희대 한의학과대학 외래교수의료법인 일맥의료재단 이사장사회복지법인 장수마을 이사장(재)동양의학연구원 이사장민주평통 자문회의 자문위원서울 강동구 자원봉사 연합회 회장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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