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대책 '도덕적 해이' 논란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정치권과 금융권의 대책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 back)'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며 정치권에서도 배드뱅크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본지 8월 27일자 1면 참조>
그러나 이 같은 하우스푸어 지원대책이 자칫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는 데다 렌트푸어 재정지원도 부족한 상태에서 빚내 집을 산 사람 지원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또 현재 제시된 하우스푸어 대책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개인문제..불안심화 예방"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9월 중 '세일 앤드 리스백 제도'를 선보인다. 이 제도는 은행이나 정부가 빚을 갚기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사준 뒤 그 집을 다시 임대해 살게 하고 수년 뒤 팔았던 가격에 다시 집을 사들이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내지 못하는 하우스푸어 고객들의 부담 경감 및 은행 연체율도 줄이기 위해 도입되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의 부동산 거래에서는 있었지만 주택에서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로 그동안 상당한 이익을 남긴 만큼 일정액을 갹출, 배드뱅크를 설립한 뒤 집주인에게 주택을 사들여 다시 임대하는 구조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하우스푸어를 위한 대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하우스푸어 대책은 자칫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논란인 것이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빚을 내 집을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인데 집값이 하락했다고 금융권이 도와준다면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하우스푸어보다 심각한 렌트푸어에 대한 지원책은 빠진 상태에서 하우스푸어 지원책만 나온다면 추후 갈등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원은 "주택소유를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본인이 실패한 투자에 대해 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가를 지적할 수 있지만 주택은 단순히 투자의 개념이 아니다"면서 "자칫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해져 그들이 집을 잃고 임대차 시장으로 나온다면 이 역시 전월세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일 앤드 리스백' 문제 첩첩
그러나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제시된 '세일 앤드 리스백' 역시 해결할 현안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세일 앤드 리스백에서는 채권매수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변제능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해줘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그 기준을 마련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함 실장은 "은행 입장에서도 적정수익률을 챙겨야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임대료는 어느 정도 선에서 책정할지도 중요할 것"으로 전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대출이자를 내지 못하고 '돈맥경화'에 걸린 대부분이 중대형 아파트"라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을 위해 월세를 선호하지만 중대형 월세의 경우 수익률이 2~3%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세로 한다면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입금액도 경매가, 감정가, 실거래가 등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중요한 데다 매입가와 임대료 등을 산정하는 데 따른 비용 투입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하지만 집값이 상승한다는 전제 하에서나 가능하지, 대부분의 하우스푸어들에게는 재매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박 수석팀장은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을 통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악성매물을 처리해주면 부동산 시장의 체력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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