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2535에게..'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이재훈 2012. 8. 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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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성장의 기쁨에서는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멘토 열풍을 불고 온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은 두 번째 에세이집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펴낸 김난도 교수(49·서울대 소비자학)는 27일 "성장은 다소 흔들거리나 주춤하고 좌절하더라도 결국은 완성된 모습을 향해서 나가는 것"이라며 "인생에서 돈이나 명예, 권력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 12월 출간돼 지금까지 200만부가 팔린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그러나 이번 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5~35세 새내기 사회인을 상대한 것으로 한단계 '성장'했다. 취직, 월급, 결혼, 섹스, 가족, 결혼, 소비 등의 문제를 끼고 힘겹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건넨다.

"성장에 있어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좋아요. 인생에서 큰 좌절이나 시련을 겪으면 쉽게 자신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더라도 나중에 생각하면 오히려 더 잘 됐다고 여길 수 있는 반전들이 무수하게 많지요. 성장의 과정에서 흔들림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김 교수가 청춘 시기에는 반드시 흔들리고 아파야만 한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때는 아파하라는 것보다 멀리 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청춘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조급해하기 때문이죠. 직장, 자격증 등 20대에 모든 것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여러 사례를 들어서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했어요."

제자들의 고민에서 책이 출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나가 적응해나가는 친구들이 더 힘들어하더라고요. 애초에 계획은 농담 삼아 '결리니까 중년이다'라는 콘셉트로 책을 쓰려고 했는데 사회에 진출한 이야기가 절실하겠다는 생각에 먼저 출간하게 됐어요."

자신이 젊었을 때보다 더 엄혹해진 사회 풍토가 그런 마음을 부추겼다. "우리가 청년일 때 어른들은 젊은 세대를 위해 기성세대들이 양보해도 된다는 풍토와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엄혹해져서 그런지 젊은 세대들이 적응하는 아픔이 컸던 것 같다. 그런 어려움을 공감하고 격려해줬으면 했다."

젊은이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문제가 유예되고 연기되는 측면이라고 짚었다. "사춘기 때 겪어야 할 문제가 대학입시가 치열하다보니, 대학생 이후로 유예되고 가중된다"면서 "새내기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일자리가 없어 혹독한 경쟁을 하다 보니 대학 시기에 고민할 것을 회사에 들어와서 하게 됐다"는 것이다.

전작에 대한 부담이 클 법하다. "당연히 크다"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쓴 책이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아들을 위해 쓴 책이다. 그런데 과도한 관심을 받아서 송구하면서도 영광이다. 이번 책을 쓰면서 집중한 한 가지는 어제보다 조금 성장한 나를 발견하고자 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만족할 만한 완성도 있는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모니터링 과정을 거쳤다. 지인 30여명에게 먼저 원고를 보게 하고 반응을 들었다. 또 책의 타깃인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30대 청년 또는 직장생활 1~5년차를 중심으로 출판사가 뽑은 전국 독자모니터 530명에게 첨삭지도도 부탁했다. "책이 얼마나 팔리든 독자와 평론가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보다 제 스스로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전작보다 깊이 있고 수준 있는 것을 쓰려고 애를 썼습니다."

문학적인 측면도 강해졌다. "대학교 2학년때 학교 문학상 콩트 부문에 응모를 한 적이 있는데 떨어진 것은 물론 내 글을 겨냥한 듯 기초가 부족한 글도 많았다는 심사평으로 크게 상심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다시 글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교수가 되니 책을 쓸 일이 많아 글을 잘 써야하겠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말 단어장은 꼭 가지고 다닙니다. '가까스로' 등 평소 잘 쓰지 않는 단어를 적어 알맞게 쓰려고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중국판(因为痛,所以叫青春)이 중국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종합차트에서 17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50만부가 팔렸다. 태국,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리둥절하죠. 그런데 우리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 시대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이 책을 썼을 당시 대한민국의 불평등과 88만원 세대의 모순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저도 뼈아프게 그런 것을 느꼈거든요. 이 부분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었어요. 지금도 우리 사회의 불평등하고 구조적인 문제점이 하루 빨리 근절돼야 하지만 그런 구조적인 것을 넘어 시대에 플러스 알파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주입, 그들이 스스로 생각을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책이 다른 매체보다 탁월한 점 하나는 읽으면서 돌아보게 하는 여백 같은 것이 있다"고 여겼다. "우리가 근본적인 고민을 없애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여전히 책에 대한 믿음이 강렬하다"며 "내 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책이라는 매체의 성격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멘토라는 별칭이 부담스럽다. "그런 현명한 현자나 멘토스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를 과대평가하는 것이 싫어 대외 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사회나 정치적인 발언은 되도록 삼갔어요. 그런데 선생이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가 있더라고요. 학생들이 기대하는 측면에 대해 부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고. 그런 접점을 찾는 것이 솔직히 어렵습니다.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현명하게 처신하고 싶어요."

김 교수에게도 멘토가 있을까. "내가 가진 고민은 종류를 나눠서, 사숙을 하는 편이다. 미숙한 점이 많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고 가려고 한다."

진정한 멘토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먼저 상대방의 눈에 맞춰서 역지사지하는 것이 필요해요. 예전에는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위인전을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공감, 위로할 수 있는 멘토를 필요로 하잖아요. 일방적이고 이상적인 위인보다 내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멘토가 중요한 시점에서 역지사지가 필요한 것이죠. 멘티에게 조언하는 것 말고 다른 목적이 있으면 좋은 멘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08쪽, 1만4000원.

한편,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문학이 강점인 출판사 문학동네의 새 임프린트 오우아의 첫 책이다. 오우아는 에세이·트렌드 연구·인문서 등을 다룬다. 김 교수는 "문학적인 깊이를 내고 싶어서 내가 직접 문학동네 측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면서 "문학적인 성향으로 편집을 잘 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인문서, 에세이 등은 이 브랜드를 통해 내게 될 것 같습니다."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주간은 "트렌트 관련 책을 문학동네에서 다루는 것은 무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침 김 교수의 뜻과 맞는 것이 있어서 오우아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고 알렸다.

소비자학이 전공인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3'과 신흥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소비행태를 분석한 '트렌드 차이나'(가제)를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다. 중년을 위한 에세이집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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