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연계·의사소통 능력 강화.. 사고력 키우도록 확 바뀌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2012. 8. 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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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중등 수학 교과서 살펴보니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새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신규 검인정 교과서 도입은 전 과목에 걸쳐 이뤄지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은 그중에서도 특히 수학 교과서 변화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올 1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내놓은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의 반영 비중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학 수학 전문가' 2인(천태선 서울 천일중 교사〈EBS 중등 수학 강사〉, 황선희 서울 혜원여중 교사〈전국수학교사모임 출판국 부국장〉)과 함께 최근 예비 심사를 통과한 중등 수학 교과서를 미리 살펴봤다.

◇학습량 20% 감축… 익힘책은 교과서 속으로

황선희 교사는 "새 교과서의 최대 특징은 학생들이 수업 중 스스로 이해하고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해 총학습량을 20%가량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교과서 내용 중 △집합 △십진법과 이진법 △누적도수 △삼각형의 결정조건 △원과 직선의 위치 관계 △두 원의 위치 관계 △근삿값 △명제와 증명 △닮음의 중심과 위치 △원과 비례에 관한 성질 등은 새 교과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7 개정 교육과정 당시부터 사용해 온 수학 익힘책을 없애는 대신 교과서 한 권에 익힘책 역할까지 녹여낸 점도 눈에 띈다. 천태선 교사는 "출판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중단원 연습문제와 대단원 문제가 수준(상·중·하)별로 제공되고 있으며, 일부 교과서는 뒷부분에 부록 형태의 단원별 문제를 추가로 제공해 익힘책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교과서가 이전 교과서보다 커지고 두꺼워진 건 그 때문이다.

황 교사는 "새 교과서가 익힘책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삭제된 기존 분량 역시 실생활 연계(혹은 타 교과 융합) 내용으로 대체돼 학습량 감축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학습자 입장에서 분량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형' 강화로 학생 참여 비중 커져

'스토리텔링형 수학'은 사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조금씩 도입됐던 개념이다. 일부 단원 도입 부분이나 마무리 단계에 주로 쓰여 학습의 실마리가 되는 생활 속 소재를 제공, 학습자의 수학적 흥미를 유발하는 도구로 사용돼 왔다.

개정 교과서에선 스토리텔링형 수학 개념이 한층 확장, 강화된다. 거의 대부분의 단원에 사용돼 학습자의 동기 유발과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용도로 쓰이는 것. 천 교사는 "수학적 의미나 역사적 맥락 등의 단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 열기' '생각 연결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하나의 단원이 이야기처럼 흘러가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황 교사는 개정 교과서가 '소통 능력 강화'를 시도했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새 교과서는 한 단원을 마무리할 때마다 △수학으로 의사소통하기 △모둠 활동 △문제 만들기 △창의사고력 키움터 등의 코너를 제시, 학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도 만들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하려면 자신의 논리를 친구에게 설명하는 능력, 또한 상대방의 의견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소통 능력이 필수이므로 수학적 창의력은 물론, 인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학과 타 교과 통합한 '스팀(STEAM)' 형태 각광

개정 수학 교과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스팀(STEAM)'이다. 스팀은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 등 다양한 교과목과 수학(Math)을 결합, 통합적·입체적 시각과 실생활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 개정 교과서는 스팀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교과별 소단원 학습목표에 과학·기술·공학·예술 관련 소재를 사용하거나 △아이콘을 활용, 각 소재가 어떤 영역과 연결돼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문제 제시 방법도 달라졌다. 타 교과 관련 문제는 '스포츠+수학' '역사+수학' 등으로 구분하고, 창의·인성과 연관된 문제는 '창의·인성' '추론' '의사소통' 등으로 표시하는 게 대표적 예다.

천 교사는 "개정 수학 교과서는 기호와 숫자 일색이었던 기존 수학 교과서에서 탈피해 수학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 문제 해결력을 신장하는 데 적합한 실생활 응용 사례·문제·과제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황 교사는 "개정 교과서는 단순히 수학적 지식을 배우고 기억해 문제를 푸는 '결과'보다 학습자가 문제 속에서 해결 근거를 직접 찾아 해결하는 '과정'을 중시한다"며 "수학을 배우는 이유를 떠올리게 해준다는 점에서 개정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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