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결산⑩끝]이색 화젯거리 풍성

김태규 2012. 8. 13. 02: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옛 말은 틀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는 많았다.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개최를 이끌어낸 런던. 역대 최다인 세 번째 하계 올림픽을 열며 기대를 모았던 런던올림픽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여러 화젯거리를 쏟아냈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최종 성화주자

이번 올림픽 만큼 최종 성화주자가 끝까지 베일에 쌓였던 적은 없었다. 성화에 불을 붙이고 나서야 최종 성화주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당초 성화 최종주자로 '조정 영웅' 스티브 레드그레이브(50)와 육상스타 댈리 톰슨(54),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7) 등이 거론됐지만 7명의 10대 유망주 선수들이 최종 주자로 드러났다. 모두의 예상을 깼다.

탬스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이동한 베컴은 레드그레이브에게 성화를 전달했고 이를 건네받은 레드그레이브는 주경기장 안까지 성화를 운반했다.

레드그레이브로부터 전달된 성화는 7명의 영국 스포츠 유망주 중 한 명이 들었고 경기장 한 바퀴를 돌았다. 이어 영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영웅 7명한테 건네 받은 7개의 성화에 나눠 붙였고 이들 유망주들은 주경기장 한복판으로 이동해 나팔 모양의 긴 파이프 끝에 불을 붙였다.

원의 안 쪽으로 불이 점차로 옮겨붙었고 긴 파이프가 일어나 성화 모양을 만들면서 개회식 하이라이트였던 성화 점화식은 막을 내렸다. 다소 허무했지만 그동안 올림픽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과거 영국을 대표했던 스포츠 영웅에서 미래의 스포츠 유망주에게로 계승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부터 '해리포터'의 조앤 K. 롤링까지 다수의 유명 작가를 배출한 영국답게 최종 성화 주자와 점화 방식까지 상상력으로 가득했다.

▲파란 눈에 비친 한국과 북한…그렇게 헷갈리나?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파란 눈의 영국인은 연신 체면을 구겼다. 그들 눈에 비친 한국과 북한은 하나로 보였고 잇달아 국기를 잘못 표기했다. 군소 지방대회도 아닌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 나와서는 안되는 결례를 범했다.

발단은 지난달 27일 개막 하루 전에 열렸던 북한과 콜롬비아의 여자축구 G조 조별리그 1차전이었다. 경기 전 출전선수 명단을 소개하는 전광판에 북한 선수 이름 옆에 인공기가 아닌 태극기가 걸렸다.

이에 발끈한 북한대표팀 신위건 감독은 반발의 표시로 경기를 거부해 1시간 가량 지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한국 남자 축구 조별예선 2차전이 열린 코벤트리 스타디움 주변에는 '북한(Korea DPR)-스위스(Switzerland)'가 적힌 안내판이 걸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COG)는 여전히 한국과 북한을 헷갈렸다.

2일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지연(24·익산시청)을 향해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Republic of Korea)'이 아닌 잘못된 국명(The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소개했다.

북한을 뜻하는 국명(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을 연상케 하는 명칭을 불러 김지연의 기쁨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림픽 정신' 위배한 그대여…떠나라

이번 런던올림픽은 여느 때보다 많은 국가에서 많은 선수가 참여했지만 반대로 올림픽 도중 짐을 싸 돌아가는 선수도 많았다.

정정당당한 실력을 겨루는 올림픽 무대에서 '고의패배' 혹은 '승부조작'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해당 선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됐다는 이유로 실격처리와 함께 런던을 떠났다.

한국 등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개 조 8명의 선수가 모두 실격 처리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A조의 왕샤오리-유양 조(중국)는 2일 열린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인 자국 선수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 실수를 가장해 점수를 내주는 등 무기력한 경기운영을 보이며 고의로 졌다.

한국 여자복식의 하정은-김민정 조와 인도네시아 조도 8강전에서 강팀을 만나지 않기 위해 고의패배 경기를 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나 철퇴를 맞았다.

이에 앞선 지난달 31일에는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를 일삼던 스위스 남자 축구대표팀의 미첼 모르가넬라(23·팔레르모)가 경기에 패한 뒤 자신의 SNS에 한국인을 모욕한 행위로 선수단에서 퇴출됐다.

모르가넬라는 한국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축구팀과 한국 국민을 향한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고 스위스올림픽선수단은 그의 퇴출을 결정했다.

앞서 그리스의 육상 세단뛰기 선수인 보울라 파파크리스토우가 아프리카계 이민자에 대한 조롱 때문에 퇴출된 바 있다.

▲'남녀평등' 구현…사우디 女선수 첫 출전

국가명 오기, 심판진의 결정적인 오심, 승부조작 등 구설수에 올랐던 적도 많았지만 반대로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런던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모든 참가국(203개국)의 여성 선수가 출전한 첫 대회로 기록됐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까지 여성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은 나라는 사우디와 카타르, 브루나이 등 세 나라였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카타르와 브루나이는 일찌감치 런던올림픽에 여성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결정했지만 사우디 만큼은 끝까지 여성 선수를 내보내지 않기로 해 국제사회로부터 빈축을 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9일 올림픽 출전 확정일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유도와 육상 종목에 자국 여성 선수 2명을 선수명단에 포함시켰고 마침내 금녀의 벽은 깨졌다.

사라 아타르(19)는 여자 육상 800m 예선에 출전해 2분44초95로 조 최하위인 8위를 기록했고 여자 유도 78kg이상급에 출전한 워잔 샤히르카니(16)는 32강전에서 82초 만에 한판패했다.

비록 기록은 저조했지만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이들의 도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이슬람 율법의 어려움을 뚫고 생애 첫 올림픽이자 국제대회에 나선 이들의 도전 정신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kyustar@newsis.com

<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