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동 대기자의 파워부동산> 자연미 살리고, 편리성 높이고..실용 한옥이 뜬다

2012. 8. 10. 1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대 이상, 투자에서 거주로 눈돌리면서 점차 관심나무·황토만 쓰던 전통한옥에 석고·철물 등 결합 내구성 높여고유의 멋 지키며 수납장 등 현대적 요소 잘 가미해야

자연과 소통하는 주택. 차경과 장경, 자경을 통해 풍경을 다스리면서 자연과 소통하는 주택. 넓은 마당이 넉넉함을 채워주고 대청마루의 시원함이 심호흡을 절로 나오게 하는 집. '한옥'이 인기다. 부동산 시장이 불황과 한계 수요에 달하면서 투자 중심의 내 집 마련 패턴이 거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40여년 이상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에 싫증을 느끼면서 우리 고유 정서에 걸맞은 전통주택 거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도 큰 이유다. 실제로 갤럽이 최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성남 분당구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옥 잠재 수요 및 특성 조사자료를 보면, 한옥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수요층의 요구 역시 매우 구체적이다.

이들은 기와지붕, 대청마루와 툇마루, 서까래 및 대들보, 격자무늬가 필수적으로 들어간 실용 한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한옥 창문이 주는 맞통풍의 시원함, 대청마루가 주는 개방감, 친환경 소재로 인한 정신적 건강 등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따라서 이 같은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되 난방을 비롯해 보안, 유지 보수, 고액 시공비 등의 단점만 개선된다면 실용 한옥을 선택하겠다는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옥 선택 기준으로는 입지, 가격, 주택 규모 등 3가지 요건을 꼽았는데, 입지의 경우 40대 수요층은 서울 강남 기준 40분 이내 거리인 판교 용인 동탄 등을 선호했으며, 50대 이상 수요층의 경우 1시간 거리 내로 넓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평택 오산 안성 천안권까지도 한옥 수요 존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가격은 40대의 경우 6억~7억원대, 50대는 이보다 적은 4억~6억원대를 원해, 노후세대일수록 저렴한 한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노후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규모 면에서는 40대의 경우 자녀 등을 고려해 30~40평형대를 원한 반면, 50대 이상은 20~30평형대를 선호, 노후세대일수록 단출한 한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치와 대패를 손에 든 기술자 여럿이 지붕이나 기둥, 문틀 등을 짜맞추는 등 실용한옥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청마루 등 내부 공간, 정통 살리되 현대화 필요

=한옥의 특장점과 자연미를 최대한 살리되 현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통한옥의 경우 자연 재료인 나무와 황토만을 주재료로 사용했으나 통나무 뒤틀림 현상으로 인한 각종 하자 및 관리의 어려움이 생겨나고 벽체의 황토 마감 등으로 먼지 발생ㆍ균열 등이 발생하게 된다. 기둥과 보, 서까래 등을 원목으로 시공하되 접합은 전통방법보다 접합 철물 등으로 끼어맞춰 연결 부위의 하자 개선이 필요하다.

나머지 목재는 일반 목재보다 구조용 집성재(공학 목재)를 활용, 구조의 신뢰성을 높이고 조립식 시공에 따른 공사비 절감, 하자 방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 공학 목재는 충해와 함수율, 창조적 설계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벽체의 경우 단열과 냉난방, 교체 등을 고려해 석고보드ㆍ인슐레이션ㆍ합판 등을 결합해 사용하는 게 양호하다.

풍경 요소인 창문은 시스템 창호로 실외를 시공하고, 내부 창은 목재 창호를 설치하는 게 좋다. 화장실은 UBR 등 일체형을 사용하는 게 하자가 적고 이용에 편리하다. 내부 방은 3개, 욕실 2개를 기본형으로 하되 다락방, 붙박이 수납장 등은 필수다. 대청마루 밑이나 방 밑을 지하방으로 꾸미고 수납공간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실내 창고도 필요하다. 아파트와 똑같은 내부 공간을 만들어야 활용도가 높고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

▶담장 등 외부 공간, 자연미 살리는 게 포인트

=외부 공간의 주요소는 대문과 담장, 마당과 조경, 주차, 편익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대문은 경계 표시 기능을 살리되 한옥의 특징인 개방감을 살려야 한다. 울타리는 나무를 밀식해 수벽을 치거나 돌담ㆍ펜스 등을 이용하는 게 좋다. 가장 돋보이는 마당은 마사토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여기에 돌과 잔디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텃밭과 정원, 원두막, 연못 등도 경관 요소로 가미하는 게 효과적이다. 주차 공간은 이웃과 지상 공동 주차장을 만드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개별 주차장은 마당이 줄어들고 지하는 별도로 건축비가 추가되는 단점이 있다. 한옥의 단점인 보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CCTV, 비상벨, 동체 감지 시스템, 2중창 등 별도의 시설을 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한옥 집단화를 통해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여기에서 보완 및 유지 보수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피트니스센터 등 공용시설도 가능하다. 장독대는 장식용으로 필요하며, 외부 창고, 빨래 건조공간 등도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조경은 유실수와 화초류를 주재료로 사용하되 부차적인 요소로 많이 치장하지 않는 게 좋다. 한옥의 단조로움에서 얻어지는 고요함과 개방감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붕은 팔작지붕 형식이 고풍스러운 모습을 살릴 수 있다. 습식보다 건식을 활용하는 게 하자 등에서 유리하며 멋진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공법ㆍ부자재 개선 노력 활발, 실험 주택 인기

=전통한옥의 분위기를 살리고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2000년대 들어 본격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양주 옥정에 지어진 현대 한옥 실험 주택이다. 피데스하우징이 한옥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구조ㆍ자재ㆍ공법 등을 개선해서 올해 초 선뵌 실용 한옥으로, 내방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뛰어놀 수 있는 마당, 정서를 살릴 수 있는 장독대와 텃밭,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사색의 대청마루 등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공학 목재와 시스템 창호, 건식 기와, 현대적 벽체 등을 활용함으로써 전통한옥의 불편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기둥과 보의 연결에 접합 철물을 사용, 재래적 공법에서 오는 공기와 비용, 하자 등의 문제를 해소했다.

아파트와 같은 한옥을 실현한 것이다. 피데스하우징의 실험 한옥은 3.3㎡당 1200만원대를 넘어가는 건축비를 대폭 낮춰 85㎡ 기준 750만원대로 시공됐다. 향후 건축비는 구조체의 모듈화, 현장 조립식화 등의 실현 여부에 따라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삶보다는 정적인 생활과 여유로움을 즐기려는 주택 수요층의 변화는 이 같은 실용 한옥의 붐을 더욱 앞당길 전망이다.

ch100@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