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전기모터 출력 초단위 체크 내부공간 좁고 디자인 좀 단조로워

2012. 8. 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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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포드 '퓨전하이브리드' 타보니

지금은 종영됐지만, 한때 <미디엄>이란 미드(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곤 했다. 영혼들과 교감할 수 있는 영매인 주인공 앨리슨이 애리조나주 검찰청에 근무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풀어가는 드라마였는데, 남편 조의 아버지 혼령이 종종 나타나 주인공에게 사건을 풀 힌트나 조언을 해주곤 했다.

생전에 자동차회사 간부였던 그 시아버지는 영혼이 돼서도 굵은 시가를 꼬나물고 며느리 앞에 나타나곤 하는 '현대판 카우보이' 캐릭터에 가까웠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앨리슨이 시아버지에게 자동차 기름값인지 연비인지에 관해 진지하게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다. 앨리슨의 말에 시아버지 영혼이 더없이 쿨한 태도로 내놓은 답변은 이랬다. "얘야, 여기는 미국이란다." 기름이 넘쳐나는 축복의 땅인데 뭐가 걱정이냐는 핀잔이었다.

한때, 큰 덩치와 넘치는 파워(또 그에 따르는 저효율)는 미국 차들의 상징이었다. 미국 영화 속 주점 앞에 즐비하게 주차된 차들은 으레 운전자만큼이나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앞에서 미국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기름값이 스멀스멀 오르더니 불과 몇 년 새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는 등 50% 이상 올랐다고 한다. 현실이 이렇게 변해가니 아무리 미국이라 한들 예전 스타일을 고집할 수는 없었으리라.

포드가 올해 초 내놓은 2012년형 '퓨전 하이브리드'는 그런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고민이 녹아 있는 듯했다. 살짝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등 세련미를 풍기는 앞면 디자인에서 그 변화의 방향이 느껴졌다면, 옛 대우자동차 르망을 떠올리게 할 만큼 고전적인 뒷면 디자인에서는 아직 떨쳐내지 못한 향수가 느껴졌다. 2500cc에 이르는 배기량을 고려하면 내부 공간은 약간 적은 편 같았고, 디자인도 단조로웠다. 전체적으로 '쌔끈함'으로 옮겨가는 중이지만 투박함을 버리지 못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계기판만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속도계 양옆으로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상황이 초 단위로 체크돼 표시됐다. 비커에 담긴 액체처럼, 실제 연료통의 단면을 떠올리게 하는 연료 게이지도 인상적이었다. 100㎞를 주행하는 데 소요된 평균 휘발유량, 현재 휘발유량으로 몇㎞까지 갈 수 있을지 등의 수치도 눈길을 끌었다. 노랑·파랑·빨강·녹색의 총천연색 계기판은 '지금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사용했는지'를 자연스레 떠올리도록 설계된 첨단기기 같은 느낌이었다.

고속도로와 국도, 시내 주행을 골고루 해본 결과 100㎞ 주행에 평균 6.8~7ℓ의 휘발유가 소요됐다. 환산하면 14~15㎞/ℓ인 셈인데, 공인연비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대신 적은 소음과 높은 파워라는 장점이 이를 상쇄했다. 연료 소비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속도는 시속 76㎞/h까지, 거리는 3.2㎞까지 달릴 수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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