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기 전공 여배우 씨가 말랐다

2012. 7. 30. 14: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티아라 은정, 소녀시대 수영 등 캐스팅

연기 전문 20대 여배우 찾기 어려워

여배우가 돼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면 일단 아이돌 가수로 '우회상장'하는 게 낫겠다. 요즘 드라마만 보면 연기만 전공으로 하는 여배우는 점점 '씨'가 마르고 있는 반면 아이돌 가수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배우만이 눈에 띈다.

곧 방송될 신작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아이돌 가수다. 8월4일 처음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주말극 <에스비에스>(SBS)의 <다섯손가락>에는 티아라의 은정이 출연한다. <신사의 품격> 후속작인 이 드라마에서 은정은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꿈을 포기하는 비운의 주인공 홍다미 역을 맡는다. 에스비에스 수목극 <아름다운 그대에게>에는 에프엑스(f(x))의 설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설리는 남자 체육고에 위장 전학을 온 '남장 미소녀' 구재희 역을 맡는다.

소녀시대 수영은 9월5일 첫 방송을 하는 <티브이엔>(tvN)의 <제3병원>에 출연한다. 극중 수영은 사랑스러운 비올리스트 의진 역이다. 에이핑크의 정은지도 지난 24일 시작한 티브이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티아라 효민은 8월10일부터 시작되는 <문화방송>(MBC) 드라마 <천 번째 남자>의 주연을 맡았고, 씨스타의 막내 다솜도 8월13일 시작하는 <한국방송>(KBS)의 새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가제)에 캐스팅 됐다.

아이돌 가수의 여주인공 낙점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신작 드라마의 면면을 보면 이제는 대세로 굳어졌다. 김호상 한국방송 <청춘불패> 책임피디(CP)는 "문근영이나 신세경처럼 연기만 전문으로 하는 20대 초반의 여배우가 요즘에는 씨가 마르고 있다"며 "그 자리를 아이돌 가수들이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드라마에 출연 중인 아이돌 가수 출신이 아닌 20대 초반 여배우는 <각시탈>에 나오는 진세연, <신사의 품격>의 윤진이가 전부다. 이처럼 연기 전문 배우가 '씨'가 마를 정도까지 된 이유는 방송국의 탤런트 공채는 명맥이 끊긴데다 기획사에서 뽑은 연기 전공 배우들마저 설 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피디는 "우리도 탤런트 공채를 하고는 싶지만, 뽑아봐도 예전처럼 훌륭한 인재들이 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선 방송국 탤런트 공채는 합격 뒤부터 엄격한 선후배 관계 속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고, 단역으로 조금씩 성장해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단계를 밟아야 한다. 장근수 문화방송 드라마본부장은 "탤런트 공채로 10명을 뽑아도 그 중 1~2명만 살아남는 시스템이다 보니 뽑는 입장과 응모하는 입장과는 균형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2000년쯤부터는 연예 기획사를 통한 탤런트 도전이 늘었다. 단박에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낙점될 가능성 때문에 방송국 공채보다는 기획사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획사들도 "더 쉬운 길이 있다"며 지원자들을 유혹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류 열풍이 불면서 사정은 또 달라졌다. 단순히 기획사 배우보다는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를 드라마에 내세우면 방송사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획사 출신 배우보다는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한 유명 기획사 관계자는 "소녀시대 윤아가 출연한 <사랑비>의 경우 시청률은 5% 정도로 낮았지만, 방송도 시작하기 전에 국외에 선판매돼 큰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연기만 전공으로 한 배우는 20대 초반에 아이돌 가수만큼 높은 인지도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한다. 아이돌 가수는 가수 활동으로 이미 인지도를 높인 상태라 드라마의 성공을 바라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돌 쪽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연기돌(연기자+아이돌)'은 배우로 실패하더라도 돌아갈 길이 있기 때문에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나 작품성 하락 같은 문제도 지적된다. 이현직 에스비에스 책임피디는 이렇게 말했다. "확실히 요즘엔 연기를 아는 배우들이 부족해요. 겉은 화려한데 내실이 부족한 거지요. 사실 드라마에서 외모가 전부는 아닌데 말이죠. 캔디가 주인공이지 애니는 주인공이 될 수 없는데…."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문화방송, 올림픽 중계 잇단 실수에 구설수"개인정보 유출도 빠름 빠름 빠름~" 누리꾼 KT에 불만 폭발올레길 살인범, 거짓말탐지기에 '성폭행 의도' 자백"노상까고, 삥도 뜯었지만…폭력만큼은 평생 죄책감으로"[화보] 세계 최강 주몽의 후예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