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14년이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아닌가요"

이태수 2012. 7. 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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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회 맞은 '세상에 이런 일이' MC 임성훈·박소현

700회 맞은 '세상에 이런 일이' MC 임성훈·박소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프로그램 제목을 잘 정한 것 같습니다. 세상만사가 모두 '세상에 이런 일이'잖아요. MC 둘이서 14년 동안 진행한 것도 그러고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죠."(임성훈)

"지난 699회 시청률이 17% 가까이 나왔는데, 신기합니다. 14년간 경쟁사에서 그 시간에 비슷한 프로그램도 해보고, 다른 프로그램도 붙여봤지만 다 안됐어요. 그야말로 기적이죠."(박소현)

SBS TV '세상에 이런 일이'의 두 MC 방송인 임성훈과 박소현은 지난 세월을 가리켜 연방 '기적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5월 21일 첫 방송 이래 두 MC는 장장 14년 2개월을 프로그램과 함께했다. 20대에 '세상에 이런 일이' 진행을 맡은 박소현이 벌써 불혹을 넘겼다는 말을 듣고서야 세월의 깊이가 가늠이 갔다.

지난 17일 오후 목동 SBS 사옥에서 이들을 만났다. '세상에 이런 일이' 녹화를 갓 마치고 자리한 이들은 벌써 제작진과 다음 방송분 아이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임성훈은 "스튜디오에서 주어진 대본만 보고 하는 게 아니다. 편집이 끝나 있는 상황이더라도 MC로서 PD와 아이템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받는다. 종종 제작진이 의견을 물어볼 때가 있다"며 "제작진이 바뀔 동안 MC는 그대로니까, 우릴 신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 두 자리 수를 찍기 어려운 세상에 아직도 평균 시청률 15%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감이다. 역시 작명이 중요하다"고 웃고서, "경쟁 프로그램 PD·MC가 우리보고 난공불락의 요새라 한다"고 뿌듯해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14년간 3천538건에 이르는 사연을 소개했다. 시청자 제보 건수로 따지면 무려 9만 2천300여 건에 달한다.

1999년 목에 쇠줄 걸린 개 '누렁이'와 2004년 성형 수술의 부작용으로 얼굴 전체가 부어버린 '선풍기 아줌마'의 이야기는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인상깊은 사연을 묻는 말에는 뜻밖의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너무 많아서 저희가 기억을 못 할 정도죠. 3천500개쯤 되면 케이블 TV에서 재방송할 때 저런 것을 방송했었나 싶을 때도 많아요."(임성훈)

'세상에 이런 일이'는 방송 초반 독특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횟수를 거듭하면서 인간적인 깊이를 더해갔다고 두 MC는 입을 모아 강조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선을 지키는 것, 따뜻한 사람 냄새를 덤덤하게 전달하는 것. 프로그램이 14년 동안 추구해 온 가치다.

박소현은 "자극적이고 트렌디한 프로그램으로 바꾸려 했다면 MC도 교체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고 '원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담백하게 14년 동안 진행했다. 트렌드와 상관없이 클래식 느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극적이지 않아도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장수의 비결을 꼽았다.

임성훈도 "방송 초반에는 희한한 사람이나 동물을 주로 찾아다녔다"며 "한국에 그런 신기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걱정했다. 한 6개월 갈 줄 알았다"고 말하고 웃었다.

이어 "그저 평면적으로 신기하기만 한 사람은 깊이가 없다. 사람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진한 '인간 냄새'를 전해보고자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가 지닌 또 다른 강점은 피드백. 프로그램이 장수하다 보니 5년, 10년이 지난 출연자의 뒷얘기를 조명할 수 있다.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단명하는 숱한 프로그램들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기획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가 좋은 점은 TV 프로그램인데도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7년 전 출연자의 뒷얘기를 보여준다든가, 미니시리즈 드라마처럼 할아버지·아버지·손자까지 10년씩 취재가 가능해요. 다른 프로그램에서 흉내 낼 수 없는 장면입니다."(박소현)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상파와 케이블 TV 곳곳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신선한 소재와 감각적인 편집으로 무장한 '도전자들'을 이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임성훈은 "우리는 원조·정통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휘둘리지 않는다"며 "자극적인 프로그램은 그 순간의 자극으로 끝날 뿐이다. 우리는 출연자의 내면세계를 여과 없이 전달해 따뜻한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14년 2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 온 임성훈·박소현 두 MC는 마치 '전원일기'의 최불암·김혜자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프로그램의 '얼굴'이다. 박소현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대학생이던 임성훈의 아들이 어느새 방송국 PD가 돼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방송 초반에는 자신의 실수도 용납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나이 탓인지 마음가짐이 좀 너그러워졌습니다. 프로그램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 해요. 그러니까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웃음)"(임성훈)

"아이템을 10개 잡으면 그 중 7개는 날아가요. 드라마처럼 연출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한 번 직접 해보셔야 알 거에요."(박소현)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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