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놓인 60대 하우스 푸어의 탈출구는?

문혜원 기자 2012. 7. 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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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재테크 속풀이/ 하우스푸어의 탈출구 찾기

[[머니위크 커버]재테크 속풀이/ 하우스푸어의 탈출구 찾기]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60대 김모씨. 최근 그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씨는 이 지역 아파트값이 앞으로 오를 거란 지인의 말만 믿고 지난 2004년 40평대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은 금액은 2억6000만원. 실제로 집을 산 후 5억원대였던 집값은 크게 올라 7억~8억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김씨에게는 대출빚만 남았다. 올해 그 대출금은 더 늘어났다. 매달 내야 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제2금융권에서 6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김씨가 매달 지불하고 있는 대출이자비용은 140만원. 이자비용과 부부의 생활비를 포함하면 매달 지출비용이 300만원에 달한다. 60대인 그에게 수입은 소일거리로 100만원을 버는 것과 매달 국민연금으로 받는 60만원이 전부다.

김씨는 "아파트를 어떻게든 팔아서 대출금을 갚고 싶지만 현재 이 지역은 매매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전세로 돌려서 대출금을 일부 갚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순간에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김씨.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예고된 불행이었다고 말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서비스사업단 팀장을 만나 김씨의 하우스푸어 탈출 전략을 들어봤다.

사진_머니투데이

◆전세 아닌 매도만이 출구

"아파트 시세 대비 대출금액이 너무 과하네요. 이대로 가다가는 곧 파산하게 될 겁니다. 다른 방법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매도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 대출비율은 집값의 30~40% 수준이다. 김씨 부부도 1억5000만~2억원이 적정 대출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대출비중이 65%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박합수 팀장은 "김씨 부부는 하우스푸어의 전형이면서도 특히 좋지 않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런 진단을 내리게 된 것은 김씨 부부가 부채는 많으면서도 이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60대인 김씨 부부가 앞으로 수입을 더 늘릴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현재 수입인 100만원마저 끊길 확률이 더 높다.

문제는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비용만 해도 1년에 1600만원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김씨 부부가 6000만원의 빚을 추가로 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더욱 키운 꼴이 됐다. 특히 지금까지는 대출 상환을 연장해 오면서 이자만 갚았지만 대출 상환시기가 돌아오면 속수무책이 된다.

박 팀장은 "6000만원 역시 3년 안에 고갈 될 것"이라며 "파산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아파트 매도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 지역에 거래가 없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가 매도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리려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현 시세를 감안했을 때 전세는 약 2억5000만원이다. 하지만 박 팀장은 "전세는 대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 팀장은 "빚을 갚고 나면 전세를 구하기 위해 또 빚을 지거나 전세가 아니라면 월세 부담이 생긴다"며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빚은 갚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이 지역의 시세가 평당 1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시세에서 1000만~2000만원을 깎더라도 집을 파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팀장은 "현재는 거래가 없지만 올 가을 이사철을 타깃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기존 3.25%에서 0.25%포인트 낮춘 수준이지만 대출자의 심리적인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팀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까지 단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대출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운사이징 후 전세 갈아타기

박합수 팀장은 부채를 갚고 난 후 집을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 Sizing)과 전세 갈아타기 전략으로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박 팀장은 자금이 시급하다고 해서 헐값에 넘기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집을 판 이후 김씨 부부가 다시 얻어야 하는 전세비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 시세로 집을 판다고 가정했을 때 김씨 부부가 쥘 수 있는 돈은 1억8000만원 정도. 여기서 1000만~2000만원은 더 적은 돈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1억8000만원으로 김씨 부부가 얻을 전세는 수원시 영통지역의 20평대 아파트 정도에 불과하다. 40평대에 살다가 절반으로 작아진 집에 살려면 우울증이나 폐소공포증같은 심리적인 위축도 올 수 있다.

박 팀장의 조언은 아파트에만 국한하지 말고 다세대 빌라나 단독주택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세대 빌라가 아파트보다 싸기 때문에 조금 더 넓은 평수에 들어갈 수 있고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월 지출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문제

김씨 부부에게는 지금까지 2차례의 매도 기회가 있었다. 김씨는 "2008년만 해도 5억5000만원에 팔 수 있었는데 이 시기를 놓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는 거의 거래가 없는 상황.

김씨 부부의 사례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대다수 하우스푸어는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집을 팔아서 대출금을 갚고 싶지만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아예 마른 것이다. 박 팀장은 이러한 부동산 거래 위축의 원인이 정부의 정책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민간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오히려 민간주택시장을 움츠러들게 했다는 것이다.

민간 참여 보금자리주택이 나오게 된 것은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려는 취지였다. 박 팀장은 "이 대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수요자를 대기수요자로 만들었다"며 "민간보금자리를 더 늘릴 게 아니라 실수요자를 매물시장으로 유도해서 침체된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김씨 부부의 자산 현황

순자산 1억8000만원

 부채 3억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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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5억원

→조정 : 아파트 매도 후 1억8000만원으로 전세 갈아타기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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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문혜원기자 gi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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