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에 우는 하우스푸어

김상훈기자 2012. 7. 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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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대출이자 부담에 세입자 외면 전세도 어려워

집을 가지고도 빚 때문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house poor)' 계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추락하고 대출금 상환 압박을 겪는 데 이어 이번에는 '대출을 낀 집'인 탓에 전세 놓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이 많은 집은 주변 시세보다 헐값에 전세를 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11일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전세가격이 3억2,0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5단지 74㎡(이하 전용면적)는 최근 2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집값 하락으로 아파트 가격 대비 대출금 비중이 높아진 아파트를 세입자들이 기피하다 보니 수천만원씩 전세가격을 떨어뜨린 물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이 지역 B공인 관계자는 "최근에 4억원 넘는 대출을 낀 74㎡형이 2억6,500만원에 전세계약을 했다"며 "수리 여부나 층수에 따라 보통 1,000만~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기는 하나 대출이 많은 집은 5,000만원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칫 과도한 대출을 안은 집은 집값이 떨어지고 경매에라도 넘어가면 보증금을 떼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이 같은 물건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다.

4억2,000만원의 대출을 끼고 개포주공5단지 74㎡를 보유한 이모(55)씨는 "최근 세입자가 이사한다고 해서 집을 내놓았지만 대출금액을 확인하고는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집값 하락폭이 큰 강남 일대에는 대출 여부에 따라 전셋값이 1억원 넘게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1ㆍ4분기 대치동 은마 76㎡ 9층 아파트가 4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같은 주택형 10층은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2ㆍ4분기에도 최고 3억4,000만원(4층), 최저 2억2,000만원(5층)으로 실거래가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반포동 주공1단지 106㎡ 역시 4월 5억2,000만원(4층)에 거래됐지만 6월에는 4억원(5층)까지 내려갔다. 잠실동 주공5단지 110㎡도 1ㆍ4분기 거래물량의 전세가 격차가 1억원 이상 됐다.

업계에서는 같은 단지 내 동일 평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대출을 많이 받은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라는 점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세입자로서는 반길 일이지만 악성 전세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하우스푸어들은 전세가격 차액만큼 추가로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이는 가계대출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집을 포기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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