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 폐지하면 주택 시장 살아나고 가계 부채 줄어들 수 있어"

유하룡 기자 2012. 7. 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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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928만명이 부동산 관련 산업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이대로 방치하면 결국엔 밑바닥 서민경제 기반이 붕괴할지도 모릅니다."

국내 중견 주택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충재 회장(금강주택 대표·사진)은 현재 주택시장을 '마비' 상태라고 표현했다. 실제 올해 서울·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작년보다 40%나 줄었다. 그는 "정부가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알맹이가 없다 보니 시장이 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침체로 서민층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많은데.

"요즘 '하우스푸어(house poor·집 가진 거지라는 뜻)'들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기존 대출을 연장할 때 대출금 일부를 갚아야 하는 사람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빚을 갚으려고 신용대출을 받는다. 심지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기도 한다. 결국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금융당국은 DTI 규제 완화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DTI 규제는 은행권 자금수요를 제2금융권 등 고금리 수요로 전환해 가계 부채의 부실화를 가중시킨다. 우리나라 가계대출 911조원 중 주택대출은 4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연체율도 0.43%다. 신용대출 같은 가계대출 연체율(1.21%)보다 위험도가 낮다. DTI 규제를 폐지하면 가계 부채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

―왜 그런가.

"DTI 규제를 폐지하면 주택거래가 늘어난다. 거래가 활성화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제3금융권 대출 수요를 제1금융권으로 이전할 수 있다. 집이 팔려야 대출원리금 상환도 가능하지 않나. 지금이라도 주택시장이 경제 원리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DTI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주택거래가 위축된 데는 취득세 감면이 끝난 것도 원인이다. 특히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와 다(多)주택자가 취득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대형 주택 거래가 거의 끊어졌다. 취득세 감면은 위축된 주택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유인책이라고 본다. 현재 한시적인 감면 기한도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다."

―양도소득세는 어떤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는 집값이 급등하던 시절에 나왔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간주해 도입한 것이다. 지금처럼 거래가 부진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과도한 규제 아닌가.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지금 전세난이 심각하다. 다주택자는 서민에게 민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익적 기능을 가진 존재라고 봐야 한다. 미분양 주택 구입자에게는 양도세 감면 혜택도 필요하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미분양 주택을 사서 전ㆍ월세로 놓으면 전세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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